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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8화

스위트룸 안은 피비린내로 진동했다.

한지훈은 침대 가장자리로 가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강우연을 들어 안고 한 발짝씩 방밖으로 나갔다.

강우연은 그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았는데, 그럴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 한지훈의 넓은 가슴팍에 조용히 기대어 폭발하고 있는 그의 남성 호르몬을 느끼고 있다.

“여보, 이젠 걱정하지 마.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거야. 내가 약속할게.”

한지훈은 굳건한 눈빛으로 강우연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강우연을 안고 호텔을 나와 차를 잡고 다른 호텔로 가서 방을 새로 잡았다.

강우연은 호텔 방안에서 샤워하며 백청강이 만졌던 곳을 깨끗이 씻고 싶었다.

그렇게 샤워하고 나오니 한지훈은 뜨거운 연기가 폴폴 나는 차를 들고 다가왔다.

“여보, 이거 좀 마셔. 마시고 나면 괜찮아 질 거야.”

“네, 고마워요.”

머리카락에서 아직 뚝뚝 물이 떨어지고 있는데, 강우연은 머리를 말리지도 않고 자리 잡고 앉았다.

손에 들고 있는 차도 몇 모금만 마시더니 더는 마시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강우연은 혼이 나간 듯이 소파에 쪼그리고 앉아 바깥의 풍경을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끔찍한 일을 겪었으니, 강우연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며 한지훈도 방해하지 않았다.

“고마워요.”

조용한 방안에 부드러운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한지훈은 바삐 일어서며 웃었다.

“너만 괜찮으면 돼.”

강우연은 생기를 잃은 두 눈으로 한지훈을 흘겨보았는데, 살짝 하얗게 된 입술을 깨물며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진지하게 외쳤다.

“지훈 씨.”

“왜 그래? 어디 아파? 의사 불러올까?”

긴장한 한지훈은 연신 여러 질문이나 했다.

강우연은 고개를 저으며 한지훈의 눈을 바라보았는데, 더없이 덤덤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하나만 물어볼게요.”

한지훈은 강우연이 뭔가를 알아차린 것을 느끼며 말을 돌렸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 일단 휴식부터 하자. 회사 쪽은 내가 대신 말해 줄까?”

강우연은 아랑곳하지 않고 진지하게 물었다.

“지훈 씨 정체가 뭐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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