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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사람한테 어떻게 저런 눈빛이 나?”

무섭기 그지없는 한지훈의 눈빛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킬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눈빛을 마주하게 되는데,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수라와 같은 눈빛으로 블랙홀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건방진 X! 죽여버릴 거야!”

두려움도 잠시 킬러는 정신을 차리고 주먹을 꽉 잡아당기며 한지훈을 향해 달려갔다.

한지훈은 콧방귀를 뀌더니 망설임 없이 킬러의 주먹을 단번에 잡아버렸다.

그리고 발을 번쩍 들어 킬러의 가슴팍을 향해 걷어찼다.

팡!

한방에 킬러는 뒤로 5미터 정도 날아가 버려 폐차에 쾅 하고 부딪혔다.

우르릉!

한 줄에 서 있던 폐차는 괴력에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지고 킬러는 그 밑에 깔려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되었다.

남은 네 명의 킬러는 깔린 남자를 보고 한지훈의 몸놀림에 흠칫 놀라며 저도 몰래 경계심을 품기 시작했다.

한지훈은 주먹을 꽉 잡아당긴 채 끝없는 차가운 억새를 쏘아냈다.

“너희들 배후가 누구야? 말해!”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어. 근데 우리도 우리만의 규칙이 있어. 알고 싶으면 직접 와서 물어봐.”

선글라스 남자는 깔린 킬러의 생사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한사코 한지훈만 노려보았는데, 하늘을 찌를 듯한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죽음을 선택했어. 그럼, 난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어.”

한지훈은 차갑기 그지없는 나지막한 소리로 죽음의 속삭임을 했다.

……

한편,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는 지금 한창 스위트 룸에 앉아 여유롭게 음악을 듣고 있다.

그는 침대에 누워있는 강우연을 바라보며 음흉하기 짝이 없는 눈빛을 발산했다.

남자의 정체는 바로 백청강이다.

백청강은 이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H시에 있는 모델이나 인플러스보다는 강우연과 같은 여자에게 더욱 마음이 간다.

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켜고 흥얼거리며 음탕한 웃음을 지으며 강우연의 곁으로 다가갔다.

몸을 숙이고 코끝으로 강우연의 어깨에 스치며 향기에 흠뻑 젖어 들었다.

황홀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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