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청강은 버럭 화를 내며 한지훈을 가리켰다.“아저씨, 당장 저 녀석의 사지를 찢어버리라니까요?”백청강은 이미 한지훈을 자신의 가장 큰 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한지훈이 살아 있는 한, 이 분을 삭힐 수 없었다.이한철은 더 이상 공격을 시전하지 않고 백청강에게 다가가서 귓속말로 말했다.“도련님, 저 자는 일반인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싸워 봐야 득 될 게 없으니 돌아가서 다시 의논하는 게 좋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백청강은 인상을 잔뜩 구겼지만 어쩔 방법이 없었다.“강우연 씨, 3일 줄 테니 잘 고민하고 답을 주길 바랄게요. 3일 뒤에 다시 오죠.”백청강은 이 말을 남기고 씩씩거리며 회의실을 나갔다.모두가 떠난 뒤, 긴장이 풀린 강우연은 소파에 털썩 주저앉아 온몸을 떨었다.한지훈은 다급히 그녀를 부축하며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당신 왜 그래?”“물 좀 줘요.”한지훈이 물컵을 건네자 그녀는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켰다.한편, 호텔로 돌아온 백청강은 눈에 보이는 물건은 죄다 집어던졌다.“왜 안 된다는 건데요! 대체 그놈이 뭐길래!”“도련님, 그자의 배경을 잘 조사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실력으로 치면 저와 대등하거나 더 강한 자예요. 어린 나이에 그 정도 실력을 가지고 오군에만 생활했을 수는 없습니다. 아마 숨겨진 세가의 후손이 수련을 하러 범부로 위장했을 수도 있어요.”백청강이 온갖 진상을 부리는 동안에도 이한철은 한치 동요도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그 대단한 가문이 누군데요! 당장 조사하세요!”백청강이 씩씩거리며 말했다.잠시 후, 그는 어딘가로 전화를 걸어 음침한 목소리로 말했다.“비영, 사람 한 명 조사해 줘. 그리고 이쪽으로 암살자 몇 명도 보내줘!”전화를 끊은 백청강의 얼굴에 잔인한 미소가 피어났다.“개 자식! 내가 이대로 포기할 것 같아? 넌 죽었어!”화가 나는 건 나는 거고 천사 같은 강우연의 얼굴만 생각하면 욕망이 불끈거렸다.‘그 여자는 내 거야! 내 거로 만들 거라고!’이한철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살인이나 다름없는 속도라고 해도 전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적어도 120마일은 되어 보인다.한지훈은 빠르게 몸을 옆으로 하여 보지도 않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렸다.펑!그중의 한 오토바이는 그대로 평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뒤로 향해 미끄러졌다.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복면 킬러도 연신 굴러가더니 피가 낭자한 모습으로 힘없이 쓰러져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푸!바람을 가로지르는 소리가 나더니 다른 오토바이에 타고 있던 킬러가 허리춤에 있던 칼을 휘두르며 빠르게 달려왔다.주저 없이 칼을 휘두르며 한지훈을 길거리에서 죽이려고 했다.그러나 한지훈이 손을 드는 순간에 침이 손가락 사이에서 쏘아 나왔다.간담이 서늘한 차가운 빛을 내며 킬러의 미간을 찌르며 침은 그대로 뒤통수로 관통해 버렸다.킬러는 상대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 알아차리기도 전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옆으로 쓰러지며 오토바이와 함께 수십 미터나 미끄러져 나갔다.노여움이 불길을 타라 훨훨 타오르는 한지훈은 먼 곳에 주차되어 있는 검은색 승합차를 바라보았다.총을 겨누며 미친 듯이 달려오고 있는 마지막 킬러까지 뚫어지게 쳐다보았다.킬러가 방아쇠를 당기자, 총구에 불꽃이 튀면서 금색의 총알이 한지훈이 심장을 향해 쏜살같이 쏘아 나갔다.두 눈에 노기가 등등한 한지훈은 총알이 다가오는 순간에 몸을 피했다.쏙!킬러는 한지훈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두려움이 밀려들었다.‘귀신이야?’영문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킬러는 몸 뒤에서 한기가 느껴져 고개를 돌려보니 날카롭고 차가운 오릉군 가시가 그의 목을 관통해 버렸다.삽시간에 선혈이 뿜어져 나와 몇 미터 밖으로 쏘아 나갔다.한지훈은 숨이 멎은 킬러를 차에서 차버리고 오토바이에 번쩍 뛰어올라 속도를 높여 사라진 승합차를 쫓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무려 3명이나 되는 킬러를 일 분 안으로 해결해 버렸다.눈을 부릅뜨고 있는 가운데 눈앞에서 강우연을 납치해 갈 것으로 생각지도 못해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한지훈
길거리 중심에 한지훈을 에워싸고 있는 5대의 오토바이에는 5명의 검은색 옷을 차려입은 남성이 핸들을 돌리며 윙윙거리는 소리가 진동했다.한지훈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하늘을 뒤흔들 듯한 살기가 끓어 넘치고 있었다.헬멧을 뚫고 자기를 비웃고 있는 듯한 차가운 웃음을 보게 되었다.서로 10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거리이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이들에게는 숨 막히는 거리나 마찬가지이다.그중 두명의 킬러는 핸들을 확 돌리고 굉음을 내며 한지훈을 향해 맹렬하게 돌진해 왔는데, 품에서 날을 꺼내 휘두르며 한지훈의 머리를 자르려고 했다.이를 본 한지훈은 거의 순식간에 브레이크를 놓고 그들을 향해 핸들을 거침없이 돌렸다.두 사람이 칼을 휘두르는 찰나에 한지훈은 오토바이 앞부분을 번쩍 들어 전체를 위로 들며 날아올랐다.탕!칼은 오토바이로 내려쳐 불꽃이 사방으로 튕기는 광경이 펼쳐졌다.한지훈은 양손으로 오토바이 앞부분을 힘껏 누르며 하늘로 날아올라 옆으로 하이킥을 날리며 오른쪽에 있는 킬러를 차에서 걷어차 버렸다.그러고 나서 오토바이에 도로 앉아 차도 사람도 안정하게 착지했다.용이 꼬리를 흔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드리프트까지 선보였다.뒤쪽에 있던 세 명의 킬러 중에 두목인 남성은 한지훈의 비범한 몸놀림을 보고 입가에 음침한 미소가 떠올랐다.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순간에 품에서 총을 꺼내 한지훈의 등 뒤에 총구를 겨누며 방아쇠를 당겼다.펑!총소리에 따라 탄알은 허공을 가로지르며 한지훈의 등으로 빠르게 쏘아 갔다.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몸을 젖히자, 한지훈의 손에서 차가운 억새를 반짝이는 오릉군 가시가 등 뒤에 있는 세 사람을 향해 날아갔다.한순간에 벌어진 일이고 세 사람은 한지훈에게 오릉군 가시가 있을 줄도 모른 채 넋을 놓고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피식!그 중 두 사람은 그대로 쓰러졌다.차가운 오릉군 가시는 그들의 심장 쪽에 있는 동맥을 뚫어버려 셔츠가 피에 물들어 버렸다.두목인 남성은 재빠르게 몸을 돌려 목숨은 보전했지만 팔
‘사람한테 어떻게 저런 눈빛이 나?”무섭기 그지없는 한지훈의 눈빛에 어안이 벙벙해졌다.킬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눈빛을 마주하게 되는데,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수라와 같은 눈빛으로 블랙홀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건방진 X! 죽여버릴 거야!”두려움도 잠시 킬러는 정신을 차리고 주먹을 꽉 잡아당기며 한지훈을 향해 달려갔다.한지훈은 콧방귀를 뀌더니 망설임 없이 킬러의 주먹을 단번에 잡아버렸다.그리고 발을 번쩍 들어 킬러의 가슴팍을 향해 걷어찼다.팡!한방에 킬러는 뒤로 5미터 정도 날아가 버려 폐차에 쾅 하고 부딪혔다.우르릉!한 줄에 서 있던 폐차는 괴력에 도미노처럼 우르르 무너지고 킬러는 그 밑에 깔려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되었다.남은 네 명의 킬러는 깔린 남자를 보고 한지훈의 몸놀림에 흠칫 놀라며 저도 몰래 경계심을 품기 시작했다.한지훈은 주먹을 꽉 잡아당긴 채 끝없는 차가운 억새를 쏘아냈다.“너희들 배후가 누구야? 말해!”“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어. 근데 우리도 우리만의 규칙이 있어. 알고 싶으면 직접 와서 물어봐.”선글라스 남자는 깔린 킬러의 생사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였고 한사코 한지훈만 노려보았는데, 하늘을 찌를 듯한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너희들은 죽음을 선택했어. 그럼, 난 소원을 들어줄 수밖에 없어.”한지훈은 차갑기 그지없는 나지막한 소리로 죽음의 속삭임을 했다.……한편,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는 지금 한창 스위트 룸에 앉아 여유롭게 음악을 듣고 있다.그는 침대에 누워있는 강우연을 바라보며 음흉하기 짝이 없는 눈빛을 발산했다.남자의 정체는 바로 백청강이다.백청강은 이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H시에 있는 모델이나 인플러스보다는 강우연과 같은 여자에게 더욱 마음이 간다.그는 테이블 위에 놓인 와인 잔을 들어 한 모금 들이켜고 흥얼거리며 음탕한 웃음을 지으며 강우연의 곁으로 다가갔다.몸을 숙이고 코끝으로 강우연의 어깨에 스치며 향기에 흠뻑 젖어 들었다.황홀한 미소를
백청강이 지시한 일이었다.강우연에게 못된 마음을 품은 사람은 바로 백청강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백청강은 씩 웃으며 강우연의 턱을 덥석 잡고 탐욕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지금껏 이렇게 흥분해 마지못한 적이 없는 백청강이다.절세미인과 같은 얼굴에 내적으로 풍겨 나오는 기질과 분위기, 그리고 매혹적인 몸매까지 모든 것이 그의 세차게 심장을 흔들고 있다.“우연 씨, 난 갖고 싶은 거 어떻게든 손에 넣은 성격이에요. 단 한 번도 놓쳐본 적도 없어요. 우연 씨는 제가 얻고 싶은 여자고 오늘이 지나고 나면 우연 씨는 오로지 나만의 여인이 될 거예요. 백씨 가문의 귀부인으로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 수 있는데, 얼마나 좋아요. 그리고 강씨 가문도 S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로 자리 잡을 건데, 좋지 않아요?”강우연은 백청강을 확 밀치며 눈살을 찌푸리고 힘없이 말했다.“백청강! 내가 분명히 경고하는데, 여긴 H시가 아니고 백씨 가문도 아니야! 넌 지금 죄를 짓고 있는 거야!”백청강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차갑게 웃으며 양팔을 벌렸다.“죄를 짓고 있다고요? 이 방안에서 우리가 뭘 할 거 같아요? 사람들이 우리가 뭘 했는지, 알 것 같아요? 설사 안다고 해도 감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겠어요? 이미 엎지른 물인데, 어떻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강우연은 점점 두려움이 밀려오기 시작했다.만약 백청강이 마음먹고 달려든다면, 반드시 시간을 끌어 한지훈이 구하러 올 때까지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지금 강우연이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지훈뿐이다.“걱정하지 마세요. 오래오래 기억에 남게 예뻐해 줄게요. 이처럼 갖고 싶은 여자는 우연 씨가 처음이에요.”백청강은 본성을 드러내며 급하게 강우연을 향해 덮쳤다.……한편, 한지훈 쪽.“지금 네 상황이 어떤지 파악이 안 돼? 죽게 될 사람은 너야!”두 남자는 허리춤에서 권총을 꺼내 비웃으며 한지훈을 바라보았다.만약 생포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만 아니었다면, 한지훈은 이미 주검이 되었을 것이
선글라스 남자는 비로소 진정한 죽음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그는 지금껏 이토록 당황해 본 적도 없고 부들부들 손이 떨릴 정도로 무서웠던 적도 없다.아마 이번 임무는 실패로 돌아갈 것이 분명해 보였다.“너 정체가 뭐야?”선글라스 남자는 말을 뱉으면서 일어서더니 손에 들고 있는 비수를 꼭 잡아당기며 수시로 공격을 개시하려고 했다.그러자 한지훈은 차갑게 비웃으며 되물었다.“내가 누군지 네 주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건방진 X! 죽어!”선글라스 남자는 먼저 공격하기 시작했다.두 다리를 번쩍 들어 땅을 짚고 날아오르더니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 한지훈의 심장을 향해 차가운 비수를 휘두르며 찌르려고 했다.결코 실력이 만만치 않아 보였지만 한지훈에게 있어서 보잘것없는 존재나 다름이 없었다.그는 옆으로 빠르게 피하는 동시에 다리를 들어 무릎으로 선글라스 남자의 가슴팍을 세차게 부딪쳤다.찰칵!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무섭게 울렸다.선글라스 남자는 한지훈이 어떻게 공격을 피했는지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회심의 일격인 그의 공격에 죽은 이는 부지기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하지만 오늘 높은 콧대는 결국 부러지고 말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의 가슴팍은 하늘을 찌를 듯한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적어도 갈비뼈 세 대가 끊어졌을 것인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한지훈은 손을 뻗어 그의 목을 죽도록 조이며 다른 한 손으로 비수를 들도 있는 그의 손목을 잡아 스스로 가슴팍으로 칼을 꽂게 하였다.피식!선혈이 용솟음쳐 나오면서 선글라스 남자의 선글라스는 끝끝내 땅에 떨어져 두려움이 가득 그려 있는 두 눈을 드러냈다.“어디 있어?”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날…… 죽여!”목숨이 위태로운 와중에도 남자는 의리를 지키며 밝히지 않았다.그러자 한지훈은 눈썹을 들썩이며 손에 힘을 들여 가슴팍에 꽂혀 있는 비수를 비틀었다.“아!”하늘을 뒤흔들 듯한 비명에 쉬고 있던 새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마지막으로 묻는다! 어디 있어?”차갑기 그지
스카이 호텔 스위트 룸.“헤헤, 우연 씨, 제가 잘해 줄 테니, 그만 저항해요.”백청강은 강우연의 원피스에서 찢은 천을 코밑으로 가져가 냄새를 맡으며 음흉한 웃음을 드러냈다.강우연은 구석에 몸을 움츠린 채 방어용으로 스탠드를 꼭 쥐고 있다.옷이 찢어져 버려 살색이 군데군데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눈물범벅이 되어 잠긴 목소리로 히스테리를 부렸다.“꺼져! 오지 마! 오지 말라고!”“살려 주세요! 제발 살려 주세요!”강우연은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지만, 커다란 방안에는 고함과 백청강의 음탕한 웃음밖에 울리지 않았다.두 사람 외에 그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백청강이 한 발짝씩 다가오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절망의 늪으로 점점 빠져들면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지금, 이 순간 누군가가 구세주처럼 나타나 자기를 구원해 주기를 간절히 바랐다.백청강은 헤헤 웃으며 구석에 있는 강우연을 덮쳤다.그는 지금, 이 순간이 오기를 너무 오랫동안 기다렸다.마지막 순간에 강우연은 목청 놓아 외쳤다.“지훈 씨!”우르르!방안에는 갑자기 격렬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강우연은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는데, 덮쳐 왔던 백청강의 무게가 사라진 것 같아 문득 두 눈을 떴다.그러자 하늘을 찌를 듯한 노기를 지닌 용맹하기 그지없는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였다.가슴 속 가득한 분노를 지닌 한지훈은 두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기세로 한 방에 날아가 버린 백청강을 노려보고 있다.그는 지금껏 이렇게 화를 내본 적이 없다.그는 지금껏 누군가가 이토록 죽이고 싶었던 적이 없다.사람마다 마지노선이 있고 그에게는 강우연이 마지노선이다.일단 겁 없이 건드리는 자는 갈기갈기 찢어 놓아도 성에 차지 않는 법이다.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외투가 찢어지고 이너가 나온 강우연을 보고 이불로 몸을 가려주었다.그리고 어깨를 꼭 안고 나지막이 위로했다.“우연아, 나왔어. 이제 괜찮아.”강우연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몸을 가리고 있는 이불만 꼭 잡아당겼다.그리고 한지훈의 품이 가져다주
덜컹!한지훈과 두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백청강은 순간 온몸에 전기 충격을 받은 듯했다.그는 한지훈의 눈빛에서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살의를 느끼게 되었고 잠시 정신을 잃게 하였다.펑!한지훈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일어나 발을 들어 백청강의 가슴을 꾹 밟았고 그 힘은 타일을 산산조각 낼 수 있을 정도로 컸다.“아!”백청강은 처량한 비명을 질렀고 천근이나 넘은 무게에 깔린 것만 같았다.“너…… 당장 치워! 우리 백씨 가문과 원수 사이가 되고 싶은 거야? 우리 가문에서 절대 너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백청강은 막심한 고통을 참으며 얼굴색은 어느새 자줏빛이 띠게 되었다.그는 한사코 천근과 같은 한지훈의 발을 안고 있었으나 호흡이 점점 가빠졌다.“백씨 가문과 원수 사이가 된다고 해도 상관없어. 넌 내 여자한테 감히 짐승도 못 한 짓을 하려고 했어. 난 백씨 가문을 대신해서 너 같은 짐승을 치워주려고 해.”한지훈은 차갑게 입을 열며 목소리는 더없이 무거웠다.“이번에 난 널 죽일 거야!”그의 말에 백청강은 심장이 세차게 떨렸다.한지훈의 차가운 눈빛에서 죽음의 위협을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이다.마치 손가락을 꿈틀거리는 것만으로 숨이 그대로 멈출 것만 같았다.현철 아저씨의 말을 듣지 않고 한지훈에게 덤빈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지금 당장 무릎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 굴뚝 같지만, 아무 쓸모도 없다.게다가 백씨 가문의 도련님으로 백씨 가문의 차세대 상속자로 자본가의 자존심을 잃어서는 안 되는 노릇이다.자기를 죽인다는 한지훈의 말을 결코 믿을 수 없었다.“말도 안 돼! 넌 절대 날 죽일 수 없어! 난 백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나한테 손을 댄다는 건 우리 백씨 가문에 손을 대는 것과 마찬가지야. 나한테 문제라도 생긴다면 우리 가문은 널 끝까지 쫓아가 죽이고 말 거야! 절대 그럴 실력이 없다고 의심하지 마! 네가 아무리 대단해도 네 가족, 친구, 그리고 저 여자까지 백씨 가문의 보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어?”백청강은 기댈 곳이
곧이어 하드레이의 몸에서는, 전기가 뿜어져 나오더니 다시 한번 한지훈을 덮쳐들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칼을 휘둘렀다. 이내 수많은 칼빛이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 한편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일일이 망원경까지 들고는 공중을 바라보았다. 공중에서는 두 사람에게서 나오는 눈부신 빛만 보아낼 수 있었고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는 건 알 수 있지만 전혀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낼 수 없었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은 공중에서만 수백 차례의 공격을 퍼부었다. 한지훈은 천신계를 돌파한 이래, 처음으로 누군가와 오래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이 사실로만 보아도, 하드레이는 그야말로 유럽 최강의 실력자로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맹렬하게 싸우던 두 사람의 거리는 잠시 벌어졌고, 다시 한번 공중에서 맞붙게 되는 순간 하드레이는 저도 모르게 약간 비웃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 “보아하니, 넌 내가 듣던 소문과는 달리 실력 차이가 좀 있네. 네가 고작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앞으로 이 세상에 더 이상 한지훈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아. 더욱이는 용국도 사라지게 될 거고!”방금 한바탕 싸움을 거친 하드레이는 이미 대충 실력이 파악되었다. 그가 보기에 지금의 한지훈은, 진법에 대한 이해가 아직 매우 부족했다. 전에 그가 줄곧 천신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좋은 운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행운은 영원히 한 사람만을 도와주진 않는다. 오늘, 하드레이는 한지훈에게 주어진 그 행운을 끝낼 작정이었다. “번개야!”그 순간, 하드레이는 한 손으로 검을 든 채 하늘을 가리켰다. 쾅!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와 함께, 보라색의 번개가 그의 검을 감쌌다. 이내 보라색 번개는 구름 위로 이어졌고, 한편으로는 하드레의 손에 들린 장검에 스며들게 됐다. 그 모습을 아래에서 지켜보던 영륜 사람들은 모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역시, 영륜 강자는 남달랐어! 이것이야말로 천신과 같은 위세지! 이 정도 위세 앞에서, 한지훈은 그
하드레이의 온몸에서는, 보라색 전기가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전광은 그의 몸을 거의 투명하게 비추었다.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지만, 한지훈이 여전히 고집을 피우려 하니 아예 한판 붙으려는 것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용국의 한지훈은 10여 명의 2성 현급 천신계 강자와 맞붙을 만큼 강한 실력을 가진 것에 놀랍긴 하지만 자신과도 같은 구 세대에 비하면 격차가 크다고 생각했다. 오랜 세월을 거쳐온 하드레이는, 진법의 차원에서만 봐도 한지훈과는 한두 단계의 격차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맞붙어본 적이 없었기에, 하드레이는 당연히 한지훈은 그저 우주 자기장을 소환하는 낮은 차원에만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런 수준 낮은 상대는, 아무리 천신계라 하더라도 전혀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마주한 하드레이는 일단 주먹을 날려 대항하였고, 그 와중에도 하드레이의 자신감은 넘쳤다. 순간 하늘에서는 천둥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강한 기운이 갑자기 하늘로 치솟았다. “쿵쾅쿵쾅!” 마치 영륜 상공의 하늘 전체가 폭발하는 것 같았다. 이내 한 줄기 거대한 번개가 밤하늘을 갈라버렸다. “설마 천신이 내려온 건가?”“영륜이 침몰하는 건 아니겠지?”“해일이 일어난 것 같은데, 다들 저 바닷물 좀 봐!”해변가 사람들은 밀려오는 바닷물을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 기운과 힘은 그야말로 무서웠다. 엄청난 기운에, 인간들 뿐만 아니라 숲 속 동물들까지 모두 도망쳐 나왔다. 그래도 일반 천신계 강자들은 손을 쓰더라도, 모두 어느 정도 선을 지키고 모든 기운을 완전히 밖으로 내보내진 않았으며 더욱이는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일단 어기게 되면 세계 무도 협회 사람들로부터 책임을 추궁당할 수도 있게 된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한지훈은 이미 그렇게나 많은 나라들을 휩쓸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무도 협회는 여전히 묵과하고 있었다. 이는, 세계 무도 협회가 이미
용국의 천생서문 역시 마찬가지로, 수천 년 심지어는 만 년 전의 비신까지 기록한 고서이다. 역사적으로 비교하자면, 영륜은 용국과는 전혀 비교할 수도 없었다. 용인들은 멋대로 수법을 연마하며 상황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반면, 영륜 사람들은 그에 비해 항상 조마조마하게 목숨을 지켜야 했다. 이것이 바로 용국와 영륜의 차이였다. “할아버님, 저 정말 궁금해요. 대체 왜 그렇게 한지훈을 높게 평가하는 거예요?”빌리는 여전히 납득 못한 채 물었다. 그러자 노인은 담담하게 웃으며 짧은 영화 한 편을 재생하기 시작했다. 바로 호천 창세가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이었다. 호천 창세를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과연 평범한 자일 수가 있을까? “자고로 호천 창세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한지훈을 위해 직접 모습을 드러냈어. 이건 뭘 설명하는 것 같아?”노인은 담담하게 물었다. 그러자 빌리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어쩐지 한지훈이 역외 강자들을 휩쓸 수 있었더라니, 그 뒤에는 아마도 호천 창세의 그림자가 있을 거라 믿었다. 적어도 호천 창세는 반드시 한지훈에게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너 호천 창세가 어떤 인물인지 알기는 해? 수많은 역외 강자들조차도 그를 만나면 사정하고 빌어야 해. 소문대로라면, 그는 현재 이 세상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이 소문들이 전부는 진짜가 아니더라도, 이 중에는 반드시 사실인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어!”“그리고 용족 유적 말이야, 한지훈이야말로 용족 유적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야. 설령 이번에 그가 패한다 하더라도 호천 창세는 결코 그가 하드레이의 손에 죽게 놔두지는 않을 거야!” 노인의 표정 속에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가 몇 년 동안 이 세계의 인심에 대해 터득한 바에 따르면, 호천이 한 번 모습을 드러낸 이상 반드시 두 번째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적어도 용족 유적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까진 한지훈이 죽는 걸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할아버님,
그 무렵, 영륜 타워팰리스 주위는 큰 흰빛으로 뒤덮여 있었고, 비할 데 없이 강한 기운이 고대의 나라를 수호하고 있었다. 비육의 모든 역사는 위조된 것이고, 유럽의 르네상스 역시 용국에서 유래한 수천 년의 문화 결정체이긴 하지만, 영륜이 유럽 대륙의 발원지라는 것은 전혀 부인할 수 없었다. 이곳에는 너무나도 많은 비밀이 잠재되어 있었고, 게다가 많은 오래된 전설과 일부 오래된 진법도 있었다. 하드레이가 100세 이전에 삼성 천신계에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역시 바로 이러한 오래된 비신에 의지한 것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감이 넘쳤고, 호천창세가 직접 찾아오지 않는 한 자신만의 실력으로 얼마든지 영륜을 지킬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나저나 그저 1성 천신계에 불과한 한지훈이 뜻밖에도 그렇게나 많은 세계 최고의 대국을 휩쓸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미스터리라고 생각했다. 이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 나라의 강자들이 모두 역외로 숨어들었다는 것 정도로만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으면, 일성 준 천신계가 어떻게 천하를 휩쓸 수 있을까? 이때 미육의 한 빌딩에 있던 한 젊은 남자는, 옆에 있는 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할아버님, 한지훈이 과연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생각하시나요?”그는 바로 로저스 가문의 미래 후계자 중 한 명이었다. 이 가문은 줄곧 미육의 절반이 넘는 땅을 장악하고 있었다. 하지만 제1 가문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제1 가문은, 이번에 줄을 잘못 서게 되어 한지훈에 의해 전멸되었다. 그렇기에 이제 미육에서는 로저스 가문이 빛을 발할 순간이 다가온 것이다. 과연 로저스 가문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그들이 서게 될 라인에 달려 있었다. 때로는 순간적인 선택이 노력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이 젊은 남자의 이름은 빌리였다. 비록 그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지만, 자신과 한지훈의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 차이라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