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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9화

위기에 처했던 강우연은 구명줄을 만난 기분이었다. 그는 한지훈에게 눈치를 보내며 싸늘하게 말했다.

“백영에서 우리 강운그룹을 인수하고 싶대요. 나는 안 된다고 거절했고요.”

한지훈은 고개를 돌리고 백청강에게 물었다.

“백 대표, 강운을 인수할 생각이야?”

백청강은 가까이 다가온 한지훈의 얼굴을 보고 짜증스럽게 대꾸했다.

“그래! 뭐 문제 있어? 네가 여기 책임자라도 돼?”

“그래, 맞아.”

한지훈이 말했다.

“협상은 나랑 할까?”

백청강은 묘한 웃음을 지으며 강우연을 바라봤다.

“강우연 씨, 이건 무슨 상황입니까?”

강우연은 팔짱을 끼고 소파에 앉으며 차갑게 말했다.

“남편이랑 얘기해 보세요.”

백청강도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 앉았다.

“어쩔 수 없네. 그래서 하고 싶은 얘기가 뭐야?”

한지훈은 피식 웃고는 이현철이 움직일 기미가 안 보이자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았다.

“갑자기 얘기하기가 싫어졌네.”

“지금 장난해?”

백청강이 버럭 화를 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한테 장난친 놈들이 다 어떻게 됐는지 네가 봤어야 했는데!”

한지훈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몰라. 알고 싶지도 않고. 지난번에 내가 누구를 개 패듯이 때렸던 것만 기억나. 그때도 얘기했을 텐데. 우리를 귀찮게 하지 말라고. 안 그러면 죽여버리겠다고.”

백청강이 분노에 치를 떨며 고함쳤다.

“좋아! 그렇게 나온다 그거지? 아저씨, 저 인간에게 나와 대적한 대가가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주세요!”

옆에 있던 이현철이 그제야 앞으로 나섰다. 순식간에 그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압도적인 기운이 한지훈을 덮쳤다.

이현철은 주먹이 강렬한 기를 담아 한지훈의 가슴을 향해 휘둘렀다.

백청강은 피식피식 웃으며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길래 얌전히 있었어야지!’

그는 벌써 한지훈이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애원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양천엽도 속으로 냉소를 짓고 있었다. 이현철이 어느 정도 실력인지 가늠이 되지는 않지만 백가의 가주 신변을 지키던 사람이라면 절세의 고수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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