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훈의 한 손에 들린 도중기는 지금 온몸을 벌벌 떨고 겁에 질려 얼굴도 사색이 되었다.꽉 조인 탓으로 얼굴은 점점 붉어지고 호흡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한지훈! 당장 이거 놔! 난 도영 그룹 회장이야! H시에서 내 신분과 실력이 어떠한지 제대로 파악하고 행동에 옮겨! 나한테 미움을 사면 그 대가는 네 아내와 딸이 처참하게 치러야 할 거야!”옆에 조해란은 남편이 단번에 그것도 한 손에 들린 것을 보고 놀라워 마지 못했다.곧 자리에서 일어나 허겁지겁 달려가서 아등바등하며 한지훈한테 매달리며 소리쳤다.“당장 내 남편 내려놔! 어디 감히 내 남편한테 손을 댈 수 있어! 우리 도영 그룹이 어떤 회사인지 알고 이러는 거야! 너 같은 서민들이 감히 건드려서도 눈을 마주쳐서도 안 되는 존재라고! 우리한테 미움을 사게 되면 앞으로 넌 죽을 날만 기다리면서 살게 될 거야!”“시끄러워!”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온몸에 차가운 살의를 내뿜었다.그리고 주저 없이 손을 들어 조해란의 뺨을 때렸다.그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조해란은 제자리에서 몇 바퀴나 돌고 나서야 주저앉았다.한지훈이 날린 뺨에 순간 멍해졌지만 무서워지기도 했다.조해란은 이미 쓰러진 괴한들을 바라보았다.눈 뜨고 보기 흉할 정도로 죽은 모습이 기이한 사람도 있고 대부분은 팔다리가 끊어지고 피를 끊임없이 토하고 있다.한지훈은 차가운 시선으로, 도중기를 노려보며 경고했다.“도 회장님! 저도 마지노선이 있습니다! 앞으로 후회할 일들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오늘 밤의 일은 충고로 끝마치겠습니다! 도호헌은 S시 법대로 처리할 것이고 풀려난다고 하면 앞으로 바른 태도로 제대로 사과해서 제 아내의 용서를 구했으면 합니다! 이런 하찮은 수단으로 하시지 마시고 진심 어린 사과 기다리겠습니다!”말을 마치고 한지훈의 손에 힘을 풀었다.그러자 도중기는 땅에 뚝 떨어져 숨을 크게 헐떡이며 손으로 목을 어루만졌다.그리고 붉어진 얼굴에 공포가 가득 그려진 두 눈으로 한지훈을 노려보았다.그 순간에 한지훈의 몸에
차에서 내리자마자 강우연은 걱정이 역력한 얼굴로 물었다.“지훈 씨가 싸움을 잘하는 건 알겠는데, 오늘은 좀 너무했어요. 도 회장님이 일단 추궁하기라도 한다면 우린 도영 그룹에 미움을 사게 된 건데, 일단 보복이라도 하면 그땐 어떻게 해요?”강우연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로 무력함을 느꼈다.필경 강우연이 마주해 할 것은 H 시 도영 그룹의 보복이다.한지훈의 강우연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웃었다.“걱정하지 않아도 돼. 나한테 생각이 다 있어. 그리고 여긴 S 시이지 H 시가 아니잖아. 도영 그룹이 아무리 대단하다 해도 S시에서 파도를 일으키지 못할 거야.”강우연은 무언가를 더 말하고 싶었지만 덤덤하기 그지없는 한지훈의 모습을 보면서 한숨만 내쉬었다.정원으로 돌아와 고운이랑 좀 놀아주고 한지훈은 은행 카드 한 장을 꺼내서 강우연에게 건네주었다.“여기 우리 사장님이 가불해 준 월급 5000만 원 들어 있어. 내일 이 돈으로 고운이 입학 수속 밟아.”강우연은 마침 침실에서 백 선생에 관한 400억짜리 프로젝트를 보고 있었다.한지훈이 건네는 은행 카드를 보면서 강우연은 얼굴이 순간 환해지면서 흥분하기도 했다.“정말로 사장님이 2년 치 월급을 가불해 준 거예요?”한지훈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강우연은 은행 카드를 보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리고 갑자기 한지훈을 꽉 껴안으며 울먹였다.“고마워요, 지훈 씨.”한지훈은 순간 당황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하지만 두 손을 내밀어 울고 있는 강우연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고마워할 필요 없어. 고운이는 내 딸이기도 하잖아.”한참을 안고 있더니 강우연은 갑자기 한지훈의 품에서 나와 눈물을 닦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지훈 씨, 내일 지훈 씨가 나 대신 고운이 입학 시켜주면 안 돼요? 회사에 일도 많아서 난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그래, 내가 고운이 데리고 갈게.”한지훈은 망설임없이 단번에 승낙했다.다음날.아침 밥을 먹고 강우연은 급하게 출근길에 나섰다.그리고 한지훈은 고운이
왕 주임도 미간을 찌푸리더니 “됐어! 이 선생 추측하지 마! 네가 대신하여 입학 절차를 밟아, 나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도록 할게!”라고 말했다.그리고 왕 주임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교무처를 떠났다.빌어먹을!재수 없어!아침 일찍부터 준비를 엄청 했는데 뜻밖에도 기다리고 있는 가정이 이러한 가정이라니!왕 주임은 곧 화가 폭발할 것 같았다!신아 사립 유치원에는 평범한 가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1년에 최소 20만 이상을 소비해야 다닐 수 있다.하지만 평범하다 할지라도 최소 벤츠랑 오디 같은 차는 몰고 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당나귀 같은 차를 몰고 오는 것은 또 처음 본다!이택해도 어쩔 바를 몰라 했고 안경을 올리고는 표정이 어두워졌다.한지훈은 한고운을 안고 들어오며 “왕 주임은 누구십니까?”라고 말했다.이택해는 미지근하게“당신이 한고운의 아버님 한지훈입니까?”라고 물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네, 맞습니다.”라고 말했다.이택해는 한지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이렇게 가난하고 당나귀 같은 차를 몰고 신아 사립 유치원에 오다니...”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다른 자리에 앉아있는 두 명의 선생님 그리고 한고운과 한지훈까지 다 들었다.한지훈의 표정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하지만 입학 첫날에는 한고운의 학교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선생님과 다투고 싶지 않았다.이택해도 "왕 주임이 잠시 일이 있어서 먼저 갔습니다. 제가 직접 접대할 테니 저를 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저를 따라오세요. 먼저 입학 처리를 합시다.”라고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택해를 따라 교무처로 들어갔다.들어서자마자 교무처 안이 보였는데 아주 성대하게 꾸며져 있었다!이택해는 들어서자마자 “뭘 멍하니 있어? 빨리 뜯어! 거추장스럽게!"라고 말했다.“네네네!”또 다른 남자 선생님은 서둘러 주변 현수막과 간식거리를 모두 치웠다.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손을 잡고 있는 한고운은 작은 머리를 쳐들며 억울한 표정으로 “
“한 선생, 제가 할 수 없이 한 번 더 말씀을 드리지만 우리 신아 사립 유치원 귀족학교는 학비가 진짜 비쌉니다. 당신과 아내의 월급을 합쳐도 500만이 되지 않는데 아이가 학교를 다니려면 1년에 최소 1억은 필요한데 어떻게 아이 학비를 지불하겠습니까? 아이가 앞으로 학교에 들어가는 돈을 보장할 수 있겠습니까?”이택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는 한지훈이 진심으로 걱정돼서 한 말이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이들 몸에서 돈을 얻어 낼까를 고민하고 있었다.이어 이택해는“우리 신아 사립 유치원 귀족학교에서 이 1억 학비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먹는 것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럼 얼마가 더 필요한가요?”라고 말했다.“... 2000만 원!”이택해는 “이것도 엄청 낮은 기준으로 말씀드린 것입니다.”라고 말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2000만, 너무 많지는 않네요. 제가 내일 바로 입금해 드리죠.”라고 말했다.이택해도 한숨을 쉬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그리고 이택해는 한지훈과 한고운을 데리고 교실로 향했다.이택해는 교실 문을 두드렸고 수업을 가르치고 있는 여선생님께 말했다. “소선생, 오늘 금방 입학한 학생이 있는데 선생님 반으로 안배를 받았습니다.”그 여선생의 이름은 소완이였고 흰 치마를 입고 아주 청순했다. 이목구비도 정교하고 피부가 희고 몸매가 훤칠하며 포니테일을 하고 있었다.그는 한고운이 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고 웃으면서 한고운을 향해 손을 흔들며 “들어오세요. 어린이 학생.”이라고 부드럽게 말했다.한고운은 한지훈을 바라보았다.한지훈은 “선생님한테로 가”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한고운은 고개를 끄덕이고 기쁜 마음으로 걸어갔다. 비록 무서웠지만 한고운은 대담하게 아이들 앞에 섰다.이택해는 애틋한 미소를 지으며 소완을 보며 “그럼 소선생님,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했다.소완은 웃으며 “저한테 맡기세요.”라고 말했다.이택해는 걱정 없이 한지훈을
“허튼소리! 허풍쟁이!”앞선 남자아이가 대뜸 소리쳤다. "네 아버지 주제에 백화점을 산다고? 거짓말하지 마! 이 거짓말쟁이야!”한고운은 급하게 "거짓말 안 했어!”라고 말했다."이 거짓말쟁이를 때려라!”그 남자아이는 소리를 지르고 손에 들고 있던 문구를 집어 한고운에게 던졌다!그리고 20여 명의 아이들도 같이 문구, 연필, 가방 등 아무 물건이나 한고운한테 던졌다.소완은 상황이 안 좋아지자 인츰 한고운을 보호하며 교실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어린 부잣집 아이들을 그녀는 건드릴 수가 없었다.한고운은 교실 밖에서 억울하여 눈물을 흘렸다.소완은 몸을 숙여 한고운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고운아 괜찮아?”라고 물었다.한고운은 입을 오므리고 울면서 말했다.“소선생님, 고운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어요. 고운이는 바보도 거짓말쟁이도 아니에요. 아빠도 아니에요...”소완은 한숨을 쉬면서 맘속으로 한지훈을 원망했다!아빠 노릇을 어떻게 했으면 평소에 이러한 거짓말로 아이를 속였던 거야?백화점을 샀다고?소완은 한지훈의 사장님이 백화점을 샀는데 자기가 샀다고 한고운한테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S시의 갑부랑 아는 사이라고?S시의 갑부 같은 인물은 그들같이 하찮은 사람이 만나고 싶다고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닌데?한고운의 가장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어떻게 애한테 이런 걸 가르칠 수 있지!소완은 급했다. 먼저 한고운 보고 밖에서 기다려라 하고 교실로 들어가 부잣집 아이들한테 엄청 많은 말을 해서 달랬다.4,5살밖에 안 되는 애들은 전부 S시의 돈이 많은 금 뭉텅이 집안의 자식들이다.만약 잘 달래지 않는다면 소완은 쫓겨나게 될 것이다.그리고 소완은 한고운을 다시 교실로 들여보내고 맨 뒷구석에 앉혔다. 왜냐하면 한고운이 늦게 와서 자리가 구석밖에 없었기 때문이다.저녁 하교 시간이 되자 소완은 박수를 치며 20여 명의 아이들에게 웃으며 말했다. "오늘 선생님께서 어린이들에게 작은 임무를 내줄거예요. 내일 학교에서 학부모 교류회를 열 거예요. 그러니
한고운은 가방을 메고 입을 오므리고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한지훈은 딸이 기분이 안 좋은 것을 알아챘고 속으로 아마 첫날이라 적응이 안 돼서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한지훈은 한고운이 메고 있던 가방을 벗어서 당나귀 같은 차에 놓았다. 막 떠나려고 하는데 벤틀리 한 대가 자신의 옆에 서더니 창문을 열고 4,5살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한고운을 비웃으며 “곰이 거짓말쟁이를 데리러 왔다 하하하!”라고 말했다.한고운은 즉시 소리쳤다!그리고 운전석에 앉아있는 30대 중반의 남자는 꽤 멋있어 보였고 한고운과 한지훈을 경멸하는 눈빛으로 보며“허허, 전동차를 타고 귀족학교에 오다니, 재밌네.”라고 말했다.말을 다하고 벤틀리의 창문은 닫히더니 떠났다.한고운은 화가 가득 차 떠나가는 벤틀리를 쳐다보며 당장이라도 울 것 같았다.한지훈은 한고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왜? 친구랑 싸웠어?”“아니!”한고운은 고집을 부리며 대답했다.한지훈은 더 이상 묻지 않았고 떠나간 벤틀리를 보고는 한고운을 데리고 집으로 갔다.집에 도착한 한고운은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저녁밥을 먹을 때가 되자 강우연은 집으로 왔다. 한고운은 그제야 방에서 나왔다. 하지만 기분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밥 먹을 때 강우연은 웃으며 “고운아, 왜 기분이 안 좋아? 오늘 입학 첫날인데 친구들하고는 어떻게 지냈어?”라고 물었다.한고운은 잠자코 밥만 먹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우연은 한지훈을 보았고 한지훈은 한숨을 쉬며 “하교하고부터 쭉 이랬어요.”라고 말했다.강우연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고운이가 설마 학교에서 다른 애들한테 따돌림을 당한 건 아니겠죠?”라고 물었다.요즘 뉴스에서 학교 따돌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강우연도 걱정이 되었다."고운아,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엄마한테 말해, 알았지?" 강우연은 계속 물었다.한고운은 입을 삐죽거리며 배불리 먹었다고 말하고는 다시 자기 방으로 갔다.강우연은 한지훈을 보고는 한고운 방으로 들어갔다.한지훈은 식탁에 앉아 곰곰이
전화를 끊고 한지훈은 거실에 앉아 소리 없이 테이블 위의 음식을 보고 있었다!북양구 총사령관의 딸이 거짓말을 할 일이 뭐가 있겠나?학부모 교류회를 하다니. 서로 높은 수준을 비기다니. 그럼 어디 한번 비겨보자!이튿날 강우연은 일찍 일어나 회사에 갔다. 회사는 요즘 프로젝트가 많았고 심지어 여러 프로젝트가 갑자기 협력업체에 의해 중단되었다.그래서 그녀는 요 며칠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회사에서 야근을 해야 했다.한지훈은 문 앞에서 강우연을 배웅하고 뒤돌아 작은 마당으로 들어서자 한고운이 분홍색 작은 가방을 메고 소파에 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여전히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고운아, 가자. 아빠가 학교 데려다줄게.”한지훈은 웃으며 말했다.고운이는 머리를 숙이고 입을 오므리고는 “아빠, 학교에 가기 싫어요.”라고 말했다.한지훈은 웃으며 한고운 앞에 다가가 허리를 숙이고 “왜? 학부모 교류회 때문에 그래? 친구들한테 아빠가 쓸모없는 경호원이라고 곰이라고 놀림받을 가봐 그래?”라고 말했다.한고운은 고개를 들고 큰 두 눈을 반짝이며 한지훈을 보며 물었다.“아빠, 오늘 학부모 교류회를 하는거 어떻게 알았어요?”한지훈은 한고운의 코를 톡톡 치고 품에 안으며 “아빠는 큰 영웅이잖아. 당연히 모든 걸 알지. 가자, 아빠가 학교에 데려다줄게. 아빠가 고운이를 학교에 데려다 줄 뿐만 아니라 학부모 교류회도 참가해서 고운이를 비웃은 아이들에게 아빠가 쓸모없는 경호원 곰이 아니고 큰 영웅이라는 것을 보여줄게! 어때?”라고 말했다.한고운은 눈을 크게 뜨고 “진짜?”라고 물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당연하지. 아빠가 언제 고운이한테 거짓말한 적 있어?”라고 말했다.“응! 아빠는 큰 영웅이야! 큰 영웅!”한고운의 입가에 찬란한 미소가 번졌다.한지훈은 한고운을 껴안고는 "가자.”라고 웨쳤다.두 사람은 마당을 나왔다.이때 용일은 이미 용기 승용차를 몰고 문 앞에 멈춰 서있었다!"형님.”용일은 공손하게 차에서 내려 정장을 차려입고
이때 교무처의 왕 주임은 이택해와 소완등 여러 명의 선생님들을 데리고 학교 문 앞에서 출석을 부르며 높은 소리로 "한고운 어린이의 학부모 계십니까?”라고 웨쳤다.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왕 주임은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 소리쳤다."한고운 어린이의 학부모 계십니까?”여전히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사람들 속에서 어제 한고운을 비웃던 네다섯 살짜리 남자아이가 웃으며 "선생님 아무리 불러도 소용없어요. 그 거짓말쟁이는 감히 오지 못할 거예요!”라고 말했다."하하하! 거짓말쟁이가 감히 오지 못하다니!”"자기 아빠가 무슨 큰 영웅이라더니 결국은 곰이었네!”갑자기 많은 아이들이 비웃기 시작했다.학부모들도 아이들이 하는 말을 통해 상황을 파악했다."고작 경호원 주제에 백화점을 샀다고? 또 이 갑부랑 아는 사이라고? 웃기고 있어!”“한고운의 부모를 내가 어제 봤는데 전동차를 몰며 우 아래 입은 옷은 합쳐도 10만원도 안 되던데. 이런 가정에서 어떻게 아이를 우리가 다니는 유치원에 보내는지 모르겠어요.”그 어린 소년의 아버지는 명품 양복에 백만 달러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허리에는 벤틀리의 차 열쇠를 차고 겨드랑이에는 악어가죽 가방을 끼고 우쭐거리고 있었다.“진짜? 전동차를 몰고 왔다고? 너무 가난한 거 아니야?”“설마! 이렇게 가난한 집안의 아이가 어떻게 신아 사립 유치원에 다니겠어? 우리 아이들이랑 가난한 집에 아이를 같은 반 학생으로 삼아야 해요? 전 동의하지 않아요!”"맞아요! 우리 집도 동의하지 않아요! 우리 딸이 나중에 외국에 나가는데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쟁이 학생이랑 같이 학교를 다니겠어요? 우리 딸이 잘못 배우기라도 하면 어떡해요?”순간, 학부모들은 의견이 많아졌다."왕 주임님, 이 일은 선생님이 특별히 센경써야 합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가난한 집 아이와 함께 학교를 다니면 안 됩니다.”"맞습니다. 이런 가정이 어떻게 우리 학교에 다닐 수 있겠습니까? 퇴학시켜야 합니다!”“맞습니다! 우리도 퇴학하기를 바랍니다! 퇴학시키지 않는다면 우
곧이어 차는 노먼 시내를 벗어나, 한 오래된 장원 앞에 도착하였다. 입구에는 수백 명의 하인과 백발이 성성한 한 노인이 공손히 서 있었다. 얼핏 보아 노인의 나이는 칠순은 넘어 보였지만 여전히 늠름한 자태를 지니고 있었다. 특히나 두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을 발하기도 했다. 노인을 한 번 쓱 훑은 한지훈은, 그가 적어도 5성 용급 천왕계 강자라는 것을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한 선생님, 내리시죠!”마르스는 빠른 걸음으로 차 문 앞에 다가가 한지훈을 도와 차 문을 열어주었다. 이내 한지훈이 차에서 내리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한지훈을 향해 허리 굽혀 절을 하고는 인사하였다. “한 선생님, 안녕하세요!”뒤이어 에밀리는 빠른 걸음으로 나아가 한지훈의 팔을 잡고는 노인에게 다가가 간단한 소개를 해주었다. “한 선생님, 이분이 바로 저의 할아버지입니다.” 그러고는 노인에게도 소개해 주었다. “할아버지, 이 분이 바로 제가 방금 얘기한 한 선생님입니다!”그러자 노인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가 몸을 굽혀 인사를 했다. “한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곳까지 찾아와 주신 것만 해도 저희 가문에게 있어 매우 영광입니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노인은 직접 한지훈을 데리고 장원으로 들어섰다. 곧이어 거실에 도착한 한지훈은, 주위의 호화로운 인테리어를 보고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나 대가문다웠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에 앉고 나서야 노인은 한지훈에게 자기소개를 했다. “한 선생님, 저는 하이얼 로드라고 합니다. 사실 전부터 한 선생님의 명성에 대해 들은 적이 있습니다. 오늘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매우 영광입니다!”그 말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네? 전 방금 용국에서 오게 됐는데 어르신께서는 누구로부터 저의 얘기를 듣게 된 거죠?” 노인은 대답했다. “공해 사건 당시 에밀리도 그 배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손녀는 단지 평범한 인물일 뿐이라 한 선생님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을 겁니다!”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슈욱!”이내 또 하나의 석궁이 한지훈에게로 날려왔고, 한지훈은 바로 손을 들어 석궁을 잡아냈다. 이내 석궁을 들고는 골목 안으로 걸어갔다. “누구야!”그러자 검은 옷의 한 남자가 머리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매우 무거운 살기가 어려 있었다. 한지훈은 놀란 기색 하나 없이, 석궁을 휘두르며 차갑게 웃었다. “내가 누구인지는 너희들이 알 바 아니야. 중요한 건 너희들이 날린 석궁이 하마터면 나를 다치게 할 뻔했다는 거야. 최소한 사과는 해야 하지 않겠어?”뭐라고? 그의 말에, 검은 옷차림의 사람들은 흉악한 웃음을 짓기 시작했다. 그중 한 명이 살기 어린 웃음을 띤 채 말했다. “눈치 없는 놈아, 당장 꺼져! 우리 일을 방해하지나 말고. 괜히 건드렸다가는 너도 죽게 될 거야.”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한지훈은 갑자기 손을 뿌리치고는 눈부신 빛을 뿜어냈다. 푸! 곧바로 그 검은 옷의 남자는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충격적인 장면에, 남은 사람들은 크게 놀라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설마 놈들의 지원병이 벌써 도착한 건가? 그나저나... 그나저나 이 지원병의 실력은 너무나도 강한데? 한 방에 2성 현급 천왕계 강자를 짓밟아버리다니. “너 대체 누구야!”검은 옷의 무리는, 즉시 두 남녀와의 교전을 멈추고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물러나 경각심을 가진 채 한지훈을 주시하였다. 한지훈이 그들에게 준 위협감은, 확실히 두 남녀보다는 훨씬 강했다. 그러나 한지훈은 단호하게 손을 흔들 뿐이었다. “너희들은 내가 누군지 알 필요가 없다니까. 죽고 싶지 않으면 너희들이나 당장 꺼져!”하나같이 칼날을 잡고 있던 검은 옷의 무리는, 단호한 한지훈의 말에 달갑지 않은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방금 눈앞에서 당한 자신들의 동료를 생각하노라면, 저도 모르게 뒤로 물러서게 됐다. 그렇게 검은 옷 무리가 멀리 도망갈 때까지, 남은 두 남녀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한지훈은 그런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
절망적인 표정의 엘칸트는, 고개를 들어 한지훈을 바라보며 한동안 눈물을 흘렸다. 이내 그는 또 고개를 돌려 필칸트를 바라보았다. 바로 그 때문에 지금 칸트 가문이 이렇게 비참해진 것이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필칸트를 다져버려 진흙으로 만들고 싶을 정도로 화가 가득했다. 바로 그때, 한지훈이 엘칸트를 흘겨보며 물었다. “왜, 주기 싫은 거야?!”“드릴 겁니다!”엘칸트는 침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그는 맥없이 땅에서 일어나 넋을 잃은 듯한 표정으로 저벅저벅 호텔을 나섰다. 그렇게 칸트 가문은 한지훈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고, 뒤이어 오늘의 생일 주인공은 자리를 떠났고 안드레는 급히 앞으로 나아가 말했다. “한 선생님, 이젠 일이 다 해결됐으니... 제가 모셔다드릴까요?”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이것만으로도 이번 일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마영리는 고작 흑병대의 일개 소속원일 뿐인데, 대체 그놈이 어떻게 칸트 가문과 얽히게 된 거야?”“대체 누가 그 중개자인지, 반드시 밝혀내야 해! 설령 광명파와 연관된다 하더라도 반드시 나한테 보고하고, 용국에게 사건의 전말을 알려야 해!”그 말에 안드레는 골치가 아파놓았다. 한지훈은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였다. 사실 이번 일에 얽히게 된 가문에 대해서 알 사람들은 모두 알고 있었고, 게다가 유럽에서도 매우 유명한 가문이었다. 하지만 그 가문의 정체에 대해서 밝히게 되면 그 결과는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안드레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필칸트가 서둘러 말했다. “한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저희 칸트 가문은 반드시 깔끔하게 이번 일을 해결할 것입니다!”한지훈은 그런 필칸트를 힐끗 훑어보았다. 사람의 태도가 정말 무서운 속도로 빨리 변하게 됐다. 얼마든지 쉽게 굴복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니. 놈들이 보증을 한 이상 한지훈은 더 이상 아무 말 않고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 “배웅할 필요는 없어. 3일 내에 나한테 명확한 대답을 내놔!”곧이어 한지훈과 진
여인은 순간 주위의 모든 것과 단절된 듯했다. 옆에서 누군가가 귀띔을 하고 나서야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황급히 따라 무릎을 꿇었다. 지금 이 순간, 유장군은 저도 모르게 몸이 떨려났다. 마치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있던 것을 잃은 기분이었다. 그는 십여 년 동안 유럽에서 지내면서 특사라고 불리긴 했지만, 유럽은 줄곧 용국과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결코 좋은 대접을 받지 못했다. 그렇기에 그동안 그가 아부하며 모신 사람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중 한 명이, 한지훈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줄이야. 그제야 그는 자신의 특사 신분이 더 이상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지훈은 멍하니 서 있는 유장군을 힐끗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특사, 내가 전에 말했지. 칸트 가문 사람들을 만나기만 하면 그들은 반드시 순순히 우리에게 사람을 넘겨줄 것이라고.”그 말에 유장군은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틀린 말이 아니었다. 칸트 가문이든 유럽 천재든, 한지훈 앞에서는 전부 무릎을 꿇어야 했다. “내가 찾는 사람은?”이내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시선을 엘칸트에게로 돌렸다. 그러자 엘칸트는 급히 일어서서 말했다. “한... 한 선생님, 그분은 지금 저희 가문 장원에 있습니다. 여기서 한 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죠. 제가 직접 부하들과 함께 그분을 데리고 올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시죠!” 엘칸트는 고개조치 들지 못할 정도로 겸손하게 몸을 굽혔다. 그러나 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저었다. “굳이 내 앞에 데려다줄 필요 없어. 그냥 사람을 보내서 바로 용국으로 돌려보내. 만약 이틀 안에 용국 흑병대가 사람을 받지 못한다면, 그 후로 유럽에는 더 이상 칸트 가문이 존재하지 않을 거야!”그 말을 들은 엘칸트의 머리는 터질 것 같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러한 도발을 했다면, 엘칸트는 분명히 비웃었을 것이다. 필경 칸트 가문은 유럽에서 600여 년 동안 이어져 온 오래된 가문이다. 그만큼 바탕과
안드레는 단단히 화가 났다. 자신조차도 한지훈의 적수가 될 수 없는데, 그렇게나 많은 가문과 연합한다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단체로 죽게 될 운명뿐이다. 천신에게 있어 그 이하 강자들은 하나같이 땅강아지 같은 존재이기에, 결코 과장은 아니었다. 오성 용급 천왕계이든, 진천왕이든 천신계 강자의 눈에는 그저 한 손바닥으로 끝날 일이었다. 게다가 손바닥 하나만으로도 상대에게 제대로 큰 타격을 날릴 수 있었다. “안드레... 님… 저희 유럽 귀족들이 대체 왜 용인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하나요!”필칸트는 피를 토하며 달갑지 않은 듯 소리쳤다. 화가 난 안드레는 얼굴마저 검푸르게 질린 채, 필칸트의 옷깃을 잡아들고는 그의 얼굴에 바짝 붙어 큰 소리로 외쳤다. “왜 고개를 숙여야 하냐고?” “좋아, 그럼 내가 그 이유를 말해줄게. 왜냐면, 난 그들의 적수가 아니기 때문이야. 알겠어?”그 발언에, 장내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모두 크게 놀란 나머지 멍해졌다.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가, 눈앞의 이 용국 젊은이의 적수가 되지도 못한다니. 이는 그야말로 그들 모두의 인식을 깨뜨렸다.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몽유병에 걸린 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었다. 안드레는 줄곧 유럽의 정신적 지주이자, 더욱이는 유럽 강자들의 상징과도 같았다. 근 몇 년간 유럽이 줄곧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됐고, 심지어 이국의 일부 중대한 결책에 영향을 줄 수 있게 된 이유도 바로 이 천신계 강자가 존재한 이유 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상징과도 같은 거물이 무릎을 꿇게 됐다니? 그의 말에, 필칸트 역시 자신의 정신적 지주가 순식간에 무너지는 기분을 느끼게 됐다. 안드레는 줄곧 그의 마음속에서 유일한 우상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제2의 안드레가 되겠다고 소원을 품고 있었다. 충격적인 이 상황에 필칸트는 미친 듯이 노호하며 말했다.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이건 다 거짓말이야!”“안드레 님, 저를 속이고 있는 거라고 제발 말씀해 주세요
황금 1000톤? 기가 막힌 요구에 필칸트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한껏 찌푸렸다. 결국 고개를 들어 반박하려는 순간, 안드레로부터 따귀를 맞게 됐다. “팍!”거세게 내리친 따귀는, 필칸트의 얼굴을 찌그러뜨릴 지경이었다. 한지훈이 제기한 요구에 대해서, 안드레는 감히 한 마디도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는 결코 한지훈을 건드리고 싶지 않고, 유럽에서 피를 흘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면 필칸트는? 뭣도 모르고 감히 남을 비웃으려 하다니? 한지훈의 말에 반박하려 하다니? 필칸트가 다시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안드레는 다시 한번 힘차게 따귀를 내려쳤다. “쾅!”결국 필칸트의 몸은 7~8미터 밖까지 날아가 돌기둥에 세게 부딪혀 아예 갈라 뜨렸다. 그렇게 그는 힘없이 땅에 쓰러지게 됐다. 연속하여 따귀를 맞게 된 필칸트는, 어느새 머리가 윙윙 울리는 듯했다. 눈앞은 별빛이 번쩍이기만 할 뿐, 더 이상 일어나지도 못했다. “네가 뭔데? 칸트 가문의 미래 샛별? 유럽의 어린 천재?” “사실이든 아니든, 난 반드시 너를 죽일 거야!”안드레는 눈을 부릅뜬 채 필칸트를 노려보았다. 한지훈의 뒤에 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진개국은, 숙연한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대체 진우가 보낸 이 특파원, 정체가 뭐지? 어떤 사람이길래 안드레마저 도와서 나서냐고? 게다가 칸트 가문으로부터 미움을 살 위험을 무릅쓰고 필칸트를 반쯤 죽여놨어. 안드레는 누구나 알다시피, 명실상부한 천신계 강자잖아. 무려 세계 대전을 평정한 인물. 그런데 그런 그가, 한지훈 앞에서는 종과 같은 존재가 됐다니. 지금 이 순간, 가장 후회하는 사람은 유장군이었다. 분명 그는 한지훈을 따라 이곳에 오긴 했지만, 중도에 칸트 가문 쪽으로 이미 넘어가있었다. 심지어 칸트 가문의 편을 들기 위해 한지훈에게 무례하게 굴기까지 했다. 근데 지금은? 자신이 비위를 맞춰줬던 필칸트는 안드레에게 두드려 맞아 일어나지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도,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왔다니? 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공손히 선 채 안드레에게 몸을 굽혀 절을 했다. 필칸트 또한 몸을 곧게 펴고는 안드레에게 곁눈질도 하지 않고 바로 목례를 했다. 유장군은 안드레를 보자마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는 십여 년 동안 유럽에서 지내면서, 안드레의 뒷모습을 멀리서 한 번밖에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뜻밖에 순간에 안드레를 직접 만나게 되자, 유장군은 흥분되기도 하고 또 두렵기도 했다. “한군림! 너 이젠 죽게 됐어. 설령 진우가 직접 와서 말리게 되더라도 넌 오늘 이곳에서 죽게 될 운명이야! 안드레 님을 보고도 인사를 안 해?”유장군의 한 마디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한지훈에게 쏠렸다. 그러나 한지훈은 뒷짐을 짊어진 채 머리를 쳐들고 오만한 표정으로 안드레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는 노예를 보는 듯한 일종의 경멸하는 눈빛이었다. 설마 진짜 죽고 싶어 환장한 건가? 사람들은 내심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편 안드레의 안색은 한껏 어두워졌다. 사실 그는 용국에서 유럽으로 향한 후, 노먼에 머물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하지만 칸트 가문 족장인 윌칸트가 그를 거듭 초대한 것이다. 그렇게 안드레는 칸트의 체면을 봐서라도, 겸사겸사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한 것이다. 그런데 방금 그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하게 됐다. 방금 그가 한창 커피를 마시고 있을 무렵 귓바퀴에서는 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소리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심지어 그가 2층 방을 뛰쳐나와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에도, 하마터면 두 다리가 나른해져 무릎을 꿇을 뻔했다. 젠장! 지금으로서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바로, 한지훈이었다. 그에게 있어 한지훈은 악몽 같은 존재이다. 그나저나 칸트 가문 사람들, 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미움을 사더라도 하필 이런 거물을 건드리게 된 거야! “지금 이게 웃겨?”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필칸트를 바라
그 말에 필칸트는 멍해졌다. 눈앞의 한지훈은, 얼핏 봐도 자신의 또래로 보일 뿐인데 과연 용국에서 중요한 지위를 갖고 있기나 할까? 필칸트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이내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금 나한테 장난해? 용국이 고작 네 말만 믿고 1천 톤의 황금씩이나 꺼내 들어 사람 한명과 바꾸려 할 거라고?” 한지훈은 덤덤한 표정으로 필칸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오해한 것 같네. 내 말은 칸트 가문이 용국의 반역자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받아들였으니 국제관례에 따라 우리 용국에 발생한 손실을 배상해야 한다는 거야!”“이 천 톤의 황금이 바로, 당신들 칸트 가문이 프랑스를 대표하여 용국에 배상해야 할 손해 비용이야! 그리고 칸트 가문은 직접 용국에 사죄하고 앞으로 영원히 이런 비슷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게끔 할 거라고 보장해야 해!”그 말에 유장군의 안색은 파랗게 질렸고, 진개국조차도 깜짝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칸트 가문 사람들더러 용국에 황금 1천 톤을 배상하게끔 요구하고, 게다가 용국을 상대로 보증서까지 써야 한다고? 홀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멍한 표정으로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꼴깍!”유장군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는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한군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한군림은 한지훈이 유럽에 도착하기 전에 자신에게 직접 지어준 가명이다. 그동안 한지훈은 모든 증명 서류에 이 가명을 사용하였다. “무슨 말이긴, 똑같이 사람이 한 말이잖아. 필칸트, 설마 내 말 못 알아들은 건 아니겠지?”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콜록… 바로 이때, 홀에서는 한바탕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필칸트가 너무나도 화가 난 나머지 그가 이를 꽈악 물다 못해 울린 소리였다. 노먼의 수많은 상류층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날 모욕해? 역시 못되기 그지없는 용인들이야. 내가 방금 그 일성 준천신계 용인을 죽인 것도 똑똑히 봤겠는데? 그 순간, 필칸트의 온몸에서는 4
이 충격적인 장면에 깜짝 놀란 유장군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준 천왕계 강자를 상대로, 필칸트가 이렇게 손쉽게 죽일 수 있다고? 게다가 중요한 사실은 상대는 엄연히 무도 학원의 선생이라는 것이다. 이는 평범한 일성 준 천왕계 강자를 죽이는 것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내 유장군은 빠른 걸음으로 필칸트에게 다가가 더없이 열정적으로 인사를 했다. “필칸트 씨, 혹시 저를 기억하시나요?” 허리 굽히고 고개를 숙인 유장군의 모습에 진개국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한지훈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유장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한 선생님, 이게 대체...”그러자 한지훈은 진개국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요. 일단 따라가죠!”이내 한지훈은 홀 중앙으로 발걸음을 내디뎠고 진개국도 급히 따라갔다. 유장군은 한지훈과 진개국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허리를 굽힌 채 필칸트 앞으로 다가갔다. 그가 갑작스레 손을 내밀자 필칸트는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가 만난 적이 있나?” 필칸트의 표정에서는 하찮은 기색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는 엄연히 칸트 가문의 떠오르는 샛별이자, 유럽에서는 줄곧 어린 천재라는 존칭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만큼 그에게 아부하려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유장군 같은 사람은 이상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전 용국에서 프랑스에 파견한 특사 유장군이라고 합니다!”유장군은 이를 악문 채 웃음을 보였다. 필칸트의 무시와 경멸을 마주하고도, 그는 조금도 난감해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무슨 일인데?” 필칸트는 뒷짐을 진 채, 유장군이 내민 악수를 받지도 않았다. 유장군은 손을 비비며 머쓱한 웃음을 드러냈다. “아무 일도 아니고요, 사실 제가 데려온 친구들이 있습니다. 아니, 동포라고 할 수 있죠. 멀지 않은 용국에서 온 사람인데...”“용건이 뭔데?” 필칸트는 유장군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 “필칸트 선생님, 사실 그분은 명령을 받고 칸트 가문과 협상하여 마영리를 되찾기 위해 이곳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