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고운이 너무 아파….”아이는 눈물범벅이 된 얼굴로 아우성쳤다.강우연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휴지를 꺼내 상처에 묻은 흙을 닦아주며 달래주었다.“고운이 뚝, 울지 마. 이따가 엄마랑 같이 양호실에 한번 가보자.”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싸늘한 눈빛으로 눈앞의 금발 남자아이를 바라보며 따졌다.“가만히 있는 애를 왜 밀쳤니?”네 살 정도 되어 보이는 금발 남자애는 팔짱을 끼고는 턱을 빳빳이 쳐들고 강우연을 바라보며 중지손가락을 치켜들더니 영어로 욕설을 내뱉었다.“멍청이!”네 살밖에 안 된 아이에게서 거친 욕설이 나오자, 강우연도 순간 당황했다.이 나이에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으면 애가 이토록 거칠고 예의가 없을가!“너 지금 욕했어? 부모님 어디 계시니?”강우연은 화가 났지만 네 살짜리 꼬마한테 뭐라고 할 수도 없어서 부모부터 찾았다.이때, 검은색 마이바흐에서 한 중년 여성이 내리더니 달려와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금발 꼬마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우리 꼬마 도련님, 괜찮은 거죠?”금발의 남자애는 바로 고운이를 손가락질하며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저 용국 멍청이가 내 길을 막았어!”그 말을 들은 중년 여자는 곧장 고개를 돌리고 싸늘한 눈빛으로 강우연과 고운이를 노려보며 소리쳤다.“당신들은 누구야? 당장 길 안 비켜? 여기 이 아이는 이국 대사관 헨리 외무부장의 아들이야. 우릴 잘못 건드렸다가는 감옥 밥을 먹게 될 거라고! 당장 꺼져!”가정부로 보이는 중년 여자는 자신이 귀족이라도 된 것처럼 사람을 무시했다.그녀는 평소에도 이국 대사 헨리의 빽을 믿고 사람들을 무시하고 괴롭히는 유형이었다.헨리의 아들을 유치원에 픽업할 때도 그녀는 꼭 마이바흐를 타고 다녔다.허영심 때문이었다.강우연은 그녀의 말을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외교부 장관의 아들이라고?가정부가 말한 대로 존귀한 신분인 건 맞지만 분명히 잘못은 저쪽에서 했는데!그래서 강우연은 물러서지 않기로 했다.“얘가 누구 아들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얘가
중년 여자가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그래서 뭐? 능력 있으면 지금 신고해서 우리 도련님 잡아가라고 해!”말을 마친 여자는 아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금발 아이는 고개를 돌리고 강우연을 향해 중지를 치켜올리더니 욕설을 내뱉었다.“용국의 멍청이!”고운이는 속상해서 와 하고 울음을 터뜨리며 아빠를 찾았다.강우연은 아이가 안쓰러웠지만 저런 사람들을 상대로 싸워봐야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잘 알았다.외무부 장관 아들과 일반인이 무슨 수로 싸운단 말인가!“고운아, 울지 마. 일단 엄마랑 가서 상처부터 치료하자.”강우연은 울음을 삼키며 길 가던 택시를 잡고 근처 병원으로 향했다.그 시각, 도영그룹.한지훈은 도설현의 사무실에 도착했다.도설현은 진지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물었다.“아까 정말 카리스마 있었어요. 도호헌한테 그런 식으로 얘기한 사람은 지훈 씨밖에 없었을 거예요. 하지만 내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그 자리에서 쫓겨났겠죠.”한지훈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 경비원들은 내 상대가 아니에요.”도설현은 생긋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긴 하네요. 살랑까지 쓰러뜨린 인물인데 S시에서는 한지훈 씨를 상대할 사람이 별로 없겠어요. 그런데 대체 그 기술은 어디서 배웠어요? 이력서를 봤는데 퇴역 군인이라면서요?”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전쟁부에 있을 때 익힌 기술이죠.”도설현은 서류를 책상에 내려놓고 진지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거짓말! 당신 퇴역 군인 아니잖아요! 살랑은 3성 병왕급 실력자예요. 1분 안에 그를 쓰러뜨렸다는 건 최소 4성 천급 병왕 이상의 실력이라는 건데 그 실력으로 전쟁부에 있었으면 최소 군단장 급이었겠죠! 그 실력으로 일개 경호원 면접을 보러 왔다는 게 말이 돼요?”한지훈은 살짝 당황하며 인상을 찌푸렸다.그냥 예쁜 여자인 줄만 알았는데 꽤 예리한 관찰력을 가지고 있었다.한지훈이 말이 없자 도설현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됐어요. 사람은
강우연은 애써 거짓말을 했다.“별거 아니에요. 고운이가 실수로 계단에서 좀 굴렀어요.”그녀는 한지훈이 진실을 알고 유치원에 찾아갈가 봐 사실을 숨기기로 했다.한지훈은 시선을 피하는 강우연을 빤히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려 고운이에게 물었다.“고운아, 아빠한테 사실대로 말해 봐. 진짜 혼자 넘어져서 다친 거야? 아빠가 거짓말하는 아이 제일 싫어하는 거 알지?”고운이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푹 숙이더니 강우연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열었다.“엄마, 아빠는 사람은 항상 성실해야 한다고 얘기했어. 고운이는 거짓말을 하면 안 돼. 고운이는 스스로 넘어진 게 아니야. 금발의 남자애가 고운이를 밀었어. 그리고 고운이한테 멍청이라고 했어….”말을 마친 아이는 서럽게 흐느꼈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의 얼굴이 차갑게 굳었다.“알았어. 아빠가 그 남자애한테 가서 혼내주고 너한테 사과하라고 할게.”“정말?”고운이는 큰 눈을 깜빡이며 계속해서 말했다.“하지만 그 남자애는 외국 대사의 아들이라고 했어. 아빠, 대사가 뭐야? 아주 대단한 사람이야?”대사?한지훈이 강우연을 바라보자, 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대답했다.“고운이를 밀친 남자애는 이국 대사관 헨리 외무부 장관의 아들이라고 했어요. 지훈 씨, 이 일은 그냥 넘어가요. 우리랑은 신분 자체가 다른 사람들이잖아요. 그 사람들이랑 싸우면 우리가 손해에요.”강우연은 한지훈이 그쪽을 찾아가서 난동을 피울가 봐 걱정스러웠다.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싸늘한 표정으로 창밖을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했다.“고운아, 아빠 믿지?”고운이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당연하지!”한지훈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말했다.“좋아. 내일은 아빠랑 같이 그 남자애를 찾아가서 사과를 받아낼 거야. 외무부 장관의 아들이 뭐가 어때서? 아빠가 더 세!”그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대사관 사람이라! 그래서 뭐?고운이를 다치게 했으면 용경에 있는 이국 대사라도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지훈은 사랑스럽게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말했다.“오늘 아빠랑 유치원에 갈 거야. 가서 널 밀친 그 남자애에게 사과를 받아낼 거야.”“좋아!”고운이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자리에서 일어선 한지훈은 그 자리에서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병사들을 바라보았다.고운이는 큰 눈을 깜빡이며 흥분에 겨워 늠름한 아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용일은 두 손으로 금용이 새겨진 상자를 들고 한발 한발 한지훈에게 다가왔다.“사령관님, 전포 가지고 왔습니다!”용일은 공손히 허리를 굽히고 두 손으로 한지훈의 앞에 상자를 내밀었다.한지훈은 담담한 얼굴로 손을 내밀어 부드럽게 상자를 어루만졌다.그의 두 눈에서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품어져 나왔다.고운이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하얗고 작은 손을 내밀어 상자를 만졌다가 차가운 느낌에 놀라 손을 움츠렸다.한지훈은 웃으며 아이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이건 고운이가 만지면 안 되는 거야. 나중에 고운이가 성인이 돼서 결혼할 때 아빠가 이거 선물로 줄게!”고운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지훈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아, 아니야! 고운이는 결혼 안 할래! 고운이는 영원히 아빠랑만 살래.”그 말을 들은 한지훈은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자리에 내려놓았다.그러고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전포가 담긴 상자를 바라보며 길게 심호흡했다.그리고 드디어 손을 뻗어 그 상자를 열었다.싸늘하고 차가운 기운이 정원 전체를 에워쌌다.지나가던 사람들도 그 기운을 느끼고 감탄하듯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청색 금자수로 용을 수놓은 전포가 상자 안에서 고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북양 총사령관의 신분을 대표하는 전포였다.금색의 용은 살아 있는 생물처럼 눈에서 싸늘한 살기를 품고 있었다.이 전포만 두르고 전장에 나가면 백만 대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수 있었다.북양 총사령관은 이 전포를 두르고 전장에 나가 3국 연합군을 격퇴시켰다.무적과 지존을 뜻하는 신분의 상징!한지훈은 손을 뻗어 전포를
문을 나서자, 용일이 공손한 말투로 말했다.“사령관님, 바람이 거셉니다. 먼지가 안 묻게 제 전포를 걸치세요.”청색의 금빛용은 용국의 명예이고 더럽혀지면 안 되는 존재였다.주변의 바람마저 그것을 위해 멈춘 듯했다.한지훈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자, 용일은 자신의 전포를 벗어 그의 어깨에 걸쳐주었다.한지훈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고운이를 힐끗 보고는 용일에게 말했다.“대사관으로 간다. 자식이 잘못했으면 부모부터 만나봐야지! 헨리 대사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직접 만나봐야겠어!”“네!”용일은 고개를 끄덕인 뒤, 공손한 자세로 차 문을 열어주었다.한지훈은 허리를 숙이고 차에 올랐다. 고운이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용기를 꽂은 차량 내부와 아빠의 얼굴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오늘의 아빠는 뭔가 평소와 달랐다.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숨 막히는 카리스마가 아이에게는 낯설었다.“아빠, 고운이 좀 무서워. 그냥 엄마 말 듣고 가지 말자….”고운이는 한지훈의 목을 꼭 껴안고 겁에 질린 목소리로 말했다.아이는 아빠가 이 일로 귀찮아지거나 다칠가 봐 두려웠다.한지훈은 아이의 볼을 살짝 쓰다듬고는 웃으며 말했다.“무서워할 필요 없어. 아빠가 있잖아.”담담하지만 단호하고 비장한 한마디였다.북양 총사령관의 딸을 괴롭힌 사람은 처참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한지훈은 싸늘한 눈빛으로 전방을 주시하며 용일에게 말했다.“한민학 군단장에게 연락해서 병사를 이쪽으로 보내라고 해!”용일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알겠습니다! 몇 명 정도 필요하다고 할까요? 천 명이면 되겠습니까?”고개를 돌린 용일이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만약 차 안에 외부인이 있었더라면 벌써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을 것이다.천 명의 군사라니!한지훈은 대놓고 오군 본부에 천 명의 군사를 요구했다.적지 않은 숫자였다.한지훈이 싸늘한 목소리로 대꾸했다.“부족해! 더!”용일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3천이요?”한지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
말이 떨어지자마자 한지훈은 망설임없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그 누구도 감히 막는 사람이 없었다.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대사관 전체가 한지훈의 기세에 눌려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외국 사무원들은 일제히 길을 내주면서 더없이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모두가 한지훈의 기세에 눌려 오금이 저리고 있었다.“고운아, 어제 대사 아들이 고운이 밀어버린 거 맞아?”한지훈이 물었다.그러자 한고운은 커다란 눈을 깜빡이며 입을 삐죽 내밀고 답했다.“맞아요! 저보고 용국의 미련한 돼지라고 했어요! 그리고 돈을 엄마랑 고운이한테 마구 던졌어요!”딸의 말을 듣고 차가운 기운은 한지훈의 몸을 뚫고 나올 듯했다.“그래! 그럼, 아빠랑 같이 그 대사 아들 찾으러 가자!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은 법인데, 이 집은 윗물이 더럽구나!”놀라움과 공포에 사람들의 눈빛 속에서 한지훈은 한고운을 안고 대사의 사무실로 곧장 향했다.대사관 3층, 총 대사 회의실 안.대사 헨리는 회의실 가장 중심에 엄숙한 얼굴로 앉아 있다.회의에 참석한 대사관 사무원들에게 용국의 정보를 어떻게 얻어낼 것 인가에 대해 대책을 제기하라고 했다.“똑똑똑!”이때, 우렁찬 노크 소리가 회의실 전체에 울려 퍼졌다.“누구야? 고위층 회의 중인 거 몰라? 나중에 얘기해!”헨리 대사는 자리에 앉아 문 밖을 향해 횡포를 부리며 소리쳤다.대사관의 장관으로서 헨리가 가장 싫어하는 행동이 바로 회의 중에 다른 일이나 사람으로 방해를 받는 것이다.다른 사무원들도 개의치 않고 계속 대책에 대해 논의를 이어갔다.그러나 노크 소리는 다시 울려 퍼졌다.“똑똑똑!”소리는 전보다 더욱 크게 울렸으며 리듬에 다소 불쾌함도 섞여 있는 듯했다.“X발 누구야! 회의 중이니까 당장 꺼져!”헨리는 노하며 문밖을 향해 호통을 쳤다.자리에 앉아 있던 대사관 사무원들도 얼굴에 불쾌한 기색을 띠며 약간의 노여움도 있었다.모두가 알다시피 반드시 알아야 하듯이 이곳
헨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험상궂은 표정을 하고 있다.헨리는 눈앞에 버젓이 서 있는 두 사람의 정체를 모르고 있어 더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함부로 대사관으로 쳐들어온 것도 대단한데, 감히 문까지 걷어차 버려? 지금 너희들이 한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나 해? 이건 죽을죄나 다름이 없고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셈이야!”헨리 대사의 비밀회의는 이로써 중단되었다.풀지 못하고 쌓여 있던 화는 비로소 상대를 찾은 것처럼 헨리는 한지훈을 가리키며 얼굴을 붉히고 소리쳤다.“위병! 당장 저놈들 끌어내!”한고운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한지훈의 목을 꼭 껴안았다.이때 더없이 평온한 모습을 유지한 채 한지훈은 천천히 미쳐서 팔짝 뛸 지경인 헨리 앞으로 다가갔다.“문은 우리 쪽 사람이 걷어차 버린 건데, 무슨 의견이라도 있어?”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화와 입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거친 욕은 순간 도로 들어갔다.눈앞에 있는 젊은이로부터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눈빛에는 형언할 수 없는 위압감이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그 순간 지옥의 악마와 마주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회의실에 있던 다른 사무원도 마찬가지로 어안이 벙벙해졌다.저 녀석 정체가 뭐야?어떻게 감히 이런 행패를 부리고 건방을 떨 수 있는 걸까?“너 누구야?”헨리는 의문으로 가득 찬 얼굴로 한지훈을 한사코 노려보는 동시에 경계심을 잃지 않고 물었다.이곳까지 쳐들어 온 것을 봐서는 결코 쉬운 인물은 아니다.그러나 한지훈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헨리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훑어보기 시작했다.한참 후, 그 눈빛은 헨리 대사에게 떨어졌다.한지훈은 차가운 목소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어제 그쪽 아들이 우리 딸을 밀어서 무릎과 손바닥에 상처 입었어. 네 아들은 사과는 고사하고 우리 딸에게 미련한 돼지라고 욕까지 했어! 심지어 돈을 우리 딸이랑 아내에게 던 졌어! 너 알고 있었어?”헨리 대사는 순간 얼굴이 얼음장이 되어버렸다.헨리는 당연히 이 일에 대해 명확하게
헨리는 공중에 끌어올려져 있지만 추호의 두려움과 후회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왜냐하면 헨리의 뒤에는 자기 국가가 있기 때문이다.헨리는 한지훈을 향해 고함을 질렀다.“건방진 놈! 용국의 미련한 돼지XX! 여긴 대사관이고 국제협약의 제약을 받는 곳이야! 네가 뭔데 감히 함부로 내가 죽을죄를 지었다니 뭐니 하는 건데! 네가 용국을 대표할 수 있기라도 해?”“용국 대표?”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내가 죽을죄라고 하면 죽을 죄인 거야. 다른 이유 따위 필요 없어.”지금의 번창함으로 보면 한지훈의 이름 석자도 한지훈이 뱉은 말도 용국을 대표하기에 충분하다.한지훈이 곧 용국의 법이다.이에 대해 질의하는 사람도 감히 의심하는 사람도 없다.“미친놈!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여긴 대사관이야! 국제법에 따라 이행해야 한다고! 감히 대사관으로 쳐들어온 네 용기는 탄복하나 초래될 결과는 아주 끔찍할 거야!”헨리는 언성을 높여 엄격하게 말했다.여긴 S시 대사관으로 관변단체이다.그 누구도 함부로 짓밟아서는 안 된다는 곳이다.각국에서 대사관은 아주 민감한 존재이다.대사관을 침입한다는 건 그 나라의 영토를 침입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권에 대한 도발과 같다.그러나 한지훈은 대사관을 침입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제약과 법을 무시했다.게다가 대사에게 죽을죄까지 내렸으니 그야말로 건방지기 짝이 없다.이는 이국을 안중에 두지 않은 셈이고 대사관을 무시한 것과 다름이 없다.“끔찍한 결과?”한지훈은 입꼬리를 천천히 올리며 말했다.“과연 그 끔찍한 결과는 누가 맛볼까?”한지훈은 헨리 대사를 놓아주고 덤덤하게 두루마기에서 담배를 꺼내 피웠다.붉은 불씨는 이 순간 대사관에서 더욱 눈이 부셨다.이 세상에서 그 누구도 감히 북양구 총사령관인 한지훈과 결과에 대해 말해 본 적이 없다.“여긴 대사관이야! 네가 오늘 저지른 행동으로 넌 끔찍한 결과를 맛보게 될 거야! 너야말로 죽을죄를 지은 것이고 난 지금 당장 너를 죽이라고 할 수 있어!”헨
임몽몽은 한지훈을 힐끗 바라보고는, 조롱 섞인 웃음으로 말했다.“한지훈 선생님, 저에게 너무 겸손하실 필요 없어요. 사실 저는 예전부터 당신을 존경했었거든요.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죠!”“비록 지금은 좀 다르게 보이지만, 그 당시에는 제 꿈이었으니까요. 지금은 조금 떨어진 처지가 되셨지만, 털 뽑힌 봉황은 닭만 못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착한 사람이니 괜찮습니다!”임몽몽의 말은 비꼬는 의미가 가득했고, 거의 모든 말이 한지훈을 조롱하는 뜻을 담고 있었다.그녀의 의도는 분명했다. 한지훈이 예전엔 위상이 높았을지 몰라도, 이제는 그저 한낱 평범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었던 것이다.자신이 한지훈을 돕는 것은 단지 길가의 거지에게 잔돈을 주는 것과 다름없었다. “한지훈 선생님, 기억하시나요? 몇 년 전 바로 이 공항에서, 그때 당신이... 아 맞다, 7개국 정상 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왔을 때요.”“그날 아침, 저는 공항 입구에서 4시간 넘게 기다리며 당신의 사인 하나 받으려 했는데, 당신의 경호원들이 저를 막았죠.”“그때 정말 실망했어요. 그 일 때문에 자살을 생각할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그때의 저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요. 그 남자 하나 때문에 그렇게까지 했다는 게 정말 가치 없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죠!”“저기, 저 남자 보세요. 지금의 당신보다 훨씬 더 능력 있어 보이잖아요.”임몽몽은 자신의 분노를 숨기지 않고, 한지훈을 조롱하며 말했다.한지훈은 더 이상 이 불쾌한 여자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고, 그는 이승운을 향해 돌아서며 물었다.“방금 뭐라고 했죠? 당신이 여기서 제일 높은 사람이라고?”“그리고 파용군의 공적이 가짜라고 하셨습니까?”한지훈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다!그가 자신을 모욕하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파용군에 대한 모욕은 용납할 수 없었다.파용군은 이 나라를 위해 싸워온, 수없이 많은 전투 속에서 목숨을 바친 철군이었다! 그들 모두는 존경을 받아야 하는 인물이었
“하하, 임몽몽 씨, 그건 예전 일이죠. 지금은 평화로운 시기니까, 그가 여전히 북양왕이라 해도 특권을 가질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이승운은 매우 협조적으로 말을 꺼냈다.“이승운!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양령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눈을 부릅뜨고 주먹을 꽉 쥐었다.“당연히 알지, 내가 뭘 하는지. 그리고 너희 둘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말이야. 나한테 손을 대고 싶으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저기 기자들 많잖아? 네가 손을 대면 한지훈을 패가망신시킬 수도 있다고!”이승운은 이를 드러내며 비웃으면서 말했다.“이 매니저님,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사실 저도 한지훈 선생님을 정말 존경했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그의 물건을 돌려주도록 하세요!”임몽몽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 말을 듣자, 양령아는 화가 치밀었다.이 임몽몽은 도대체 무슨 의미로 이런 말을 한 걸까?“만약 한지훈이 말했다면 무시했을 테지만, 임몽몽 씨가 이렇게 말하니 반드시 들어 드려야죠!”이승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임몽몽과 눈을 맞추고 교묘하게 웃었다.누구나 알 수 있었듯, 임몽몽은 이 기회를 이용해 한지훈을 깎아내리려는 거였다.한지훈이 북양왕이 아니었다 해도, 여전히 평범한 사람과 비교할 수 없는 존재였다.하지만 지금, 그가 여자 한명에게까지 무시당하고 있다니.이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 오늘 한지훈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참고 있더라도 그의 명성은 크게 손상될 것이다!“하하하!”동방영은 과장된 웃음을 터뜨리며, 한참 동안 웃고 난 후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한지훈을 가리키며 말했다.“여러분, 다 들으셨죠? 정말 실망스럽군요!”“이분이 바로 북양왕이었던 분입니다, 한때 파용군의 상장군이었죠!”“자, 여러분들, 파용군의 상장군이 어떻게 이렇게 여자에게만 의지하는 사람인지 보세요! 그동안 한지훈이 우리 평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는지 상상도 못 하실 겁니다!”“파용군에 한지훈 같은 상장군이 있었다니
이승운의 미친 듯한 고함 소리에 곧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 한 젊은 미모의 여성이 선글라스를 벗고 군중을 헤집고 나타났다. 그녀는 고급스럽고 섹시한 차림을 하고 있었고, 검은색 롱 드레스 아래에 하얗고 길게 뻗은 다리가 드러나 매우 눈길을 끌었다.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매우 거만하고, 냉소적인 표정을 지으며 짐을 찾는 곳으로 향했다.그녀의 이름은 임몽몽, 임 씨 그룹의 외동딸이었고 용경에서 어느 정도 상류층에 속할 만한 명망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 매니저님, 오랜만이네요!”세계 각국을 오가며 사업을 관리하는 그녀는 공항의 단골이기도 했기에, 이승운과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이승운과 인사하려고 온 것이 아니었다. 어쨌든 이승운은 일개 공항 매니저에 불과했고, 임몽몽과 동급에 있을 만한 인물은 아니었다. 그녀는 특별히 한지훈을 보러 온 것이었다! 한때 북양왕이었던 한지훈은 수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는 존재였고, 반년 전만 해도 임몽몽은 한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당시 그녀처럼 자산이 몇 천억 원 수준인 작은 가문의 후손들이 용경에 얼마나 많았는지 세기도 어려웠다.하지만 한지훈은 용국의 군혼이자 영웅이었으며, 그는 많은 이들에게 신뢰와 숭배를 받는 존재였다.모든 여자가 그런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했고, 모든 여자가 그와 가까워지기를 원했다.하지만 임몽몽은 전혀 한지훈과 마주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한 번은 한지훈이 외국의 중요한 회의에 참석한 후 용국으로 돌아왔을 때, 임몽몽은 공항에서 하룻밤을 기다려 그에게 사인을 받으려 했지만 그녀는 한지훈에게 말할 기회조차 없었다. 하지만 오늘, 뜻밖에도 여기서 전설의 남자를 만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임몽몽은 한지훈을 가까이서 보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그의 권력과 지지가 사라지고 나니, 한지훈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 되었고 공항 매니저에게 꾸중을 듣는데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역시 모든 남자들은 다 똑같은 것인가? 한지훈도 세속에
“이게 누구 짐인지 알고 하는 말인가요?!”양령아는 얼굴이 차갑게 변하며 말했다.그녀는 이미 자신의 특별 증명서를 꺼내야 할 상황까지 갔다.한지훈은 그녀에게 큰 영웅이었고, 방금 동방영의 조롱을 받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공항 직원까지 그를 괴롭히는 상황에 분노가 치솟았다.“당연히 알지요. 한지훈! 반년 전에는 북양왕이었지만 지금은 평민인데, 어쩌겠어요?”직원은 냉담하게 대답했다.“아가씨, 아직도 한지훈이 북양왕이라 생각하세요? 이제 전쟁도 없고, 용경도 포위되지 않았으니 그가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아가씨는 이쁘고 젊으니까, 한지훈 같은 쓸모없는 사람은 멀리하고 동방 도련님 같은 귀인가 가까워지는 게 좋을 것 같네요. 그렇게 하면 나중에 큰 이득이 있을지도요.”이승운은 팔짱을 낀 채 담배를 물고, 자신만만하게 다가오며 말했다.이승운은 한지훈을 몇 번 본 적이 있었다.그때는 그가 북양왕으로, 오국 대군이 용경을 포위할 때 그가 직접 마중 나가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때는 그의 신분으로 한지훈에게 가까이 다가가기도 힘들었고, 그에게 50미터 내로 다가가는 것도 거의 불가능했다.하지만 지금 이렇게 한지훈에게 당당하게 말을 걸 수 있게 되었으니, 인생은 참 알 수 없다고 생각했다.이승운은 점점 더 기분이 좋아지며, 한지훈을 조롱했다.게다가 지금 한지훈은 너무 평범해 보였고, 자신이 그를 모욕해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니 정말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방 가문이 한지훈과 가까이 지내면 일가를 멸한다는 것도 일리가 있었고, 권력을 잃은 한지훈은 이제 약골에 불과했다! “이승운 씨, 그게 지금 무슨 뜻이죠!”양령아는 이승운의 명함을 보고 차갑게 물었다.“그냥 절차대로 하고 있는 거예요. 혹시 모르세요? 최근 이집트에서 기생충이 유행하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도 여러분과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짐을 잠시 압수하고 필요한 검사를 해야 합니다!”이승운은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변명했다.“내가 명령하는데, 지금 당장…”양령
이 말을 들은 한지훈과 양령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곧 얼굴을 찌푸렸다.VIP 휴게실 안에는 이미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쉬고 있었고, 몇몇은 오늘의 신문을 읽고 있었으며, 몇몇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폐쇄되었다는 흔적은 전혀 없었고, 이 매니저가 분명히 한지훈과 양령아를 일부러 난처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매니저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저분은 한지훈, 과거의 북양왕입니다. VIP 휴게실을 사용할 특권이 있으신 분이에요. 이 사실이 윗분들께 알려지면 우린...”한 직원이 다급히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이승운에게 말했다.“윗분?”이승운은 비웃으며 담배를 꺼내 물고 연기를 뿜어냈다.“동방 오우 도련님께서 이미 경고했잖아. 그와 가까이 지내는 사람은 멸문시킨다고!”“윗분들이 알면 어쩔 건데?!”그는 태연히 말을 이어갔다.“솔직히 반년 전이라면 나도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지금은 달라. 그는 더 이상 북양왕이 아니고, 게다가 사대 가문과도 등을 졌잖아. 사대 가문 앞에서 그놈은 그저 먼지에 불과하다고!”이승운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러자 동방영이 뒷짐을 진 채 다가오며, 한지훈과 양령아를 쓱 훑어보고 비웃었다.“어이쿠, 한 선생님께서 이번에 귀국하신 게 꽤나 순탄치 않으신가 보네요.”“하지만 원인이야 있겠죠. 누구더라, 사대 가문조차 안중에 없으셨던 분? 하도 거만하시니, 이제 공항 매니저도 한 선생님을 경멸하네요!”“그럼 이렇게 하시죠. 우리 북양왕님께 작은 접이식 의자 하나 사드리죠. 여기서 잠시 앉으셔서 쉬시고, 제가 사람을 시켜 컵라면 한 그릇 끓여 드리겠습니다. 어떠신가요?”주변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폭소를 터뜨렸다. “동방영! 누가 너한테 이런 짓을 하라고 했어? 넌 반드시 후회할 거야!”양령아는 얼굴이 새파랗게 변하며 분노를 터뜨렸다.“흥, 컵라면이라도 먹을 수 있다면 황제급 대우지! 나 같으면 국물 한 방울도 안 줬을 거다!”이승운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만 가지.
동방영의 웃음소리는 곧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지만, 곧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한지훈에게로 쏠렸다.북양왕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었지만, 아무도 감히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지 못했다.동방 오우가 이미 경고를 내렸고, 한지훈에게 접근하는 자는 가문까지 멸할 것이다! “동방영! 네가 무슨 자격으로 한 선생님을 비웃는 거지! 몇 시간 전만 해도 한 선생님은 나라를 위해 목숨 걸고 싸우고 있었어. 그런데 넌? 즐기기만 할 뿐, 국가를 위해 뭘 한 게 있지?”양령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허허, 나는 국가에 세금을 내지. 소비할 때 세금을 내지 않나? 우리 같은 납세자들의 돈 없이는, 한지훈이 북양에서 뭘 먹고 살았겠어?”“솔직히 말해서, 우리 같은 부잣집 도련님들이 하루에 몇백만, 몇천만씩 기부 안 하면, 그놈은 따뜻한 똥도 못 먹었을 거라고!”동방영은 거리낌 없이 조롱하며 말했다.“저… 괘씸한 놈!”“제기랄, 동방 집안 놈들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흥, 저런 놈은 언젠가 천벌을 받을 거다!”멀리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이를 악물며 작게 욕설을 퍼부었다.한지훈은 과거 수차례 용국을 위기에서 구했고, 몇 달 전에는 용경을 구하기까지 했다.한지훈이 없었다면, 오국 연합군은 이미 용경을 점령해 그들은 지금의 평화로운 삶을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그렇기에 용국 사람들은 한지훈에게 감사를 표하며, 그를 존경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한지훈조차 아무 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데 네가 왜 나서서 소란을 피우는 거지? 설마 내 형제 동방 오우가 내린 통첩을 모른단 말이야? 그러다 양씨 가문 전체를 해치우고 싶기라도 해?”동방영은 입을 삐죽거리며 비웃었다.“동방영! 너... 너...”양령아는 손가락으로 동방영을 가리켰지만, 분노에 차 제대로 말 한마디 내뱉지 못했다.한지훈은 동방영을 무표정하게 바라보다가, 곧장 출구 쪽 휴게소로 걸어갔다.“아이고, 북양왕께서 몸이 허약하신가 보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쉬어야 한다니? 어서, 북양왕께 보약을 한 상
“한지훈이 광명존을 생포했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동방 오우는 담담한 표정으로 여전히 고금의 현을 매만지고 있었다. “사실입니다! 들리는 말로는, 광명존의 스승인 우천존도 당시 현장에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용이 나타나 우천존을 물리쳤고, 한지훈은 광명존을 반신불수로 만들었다고 분석됩니다!”노인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오! 광명존을 이길 수 있다니, 그에게 다른 비장의 카드가 있는 게 분명하군. 진법인가?”동방 오우는 무표정하게 물었다.“들리는 말로는, 한지훈이 진법에 능하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백성과 그 일당이 한씨 가문 별장에서 죽을 리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도련님께서는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응?”동방 오우는 갑자기 눈을 번쩍 뜨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순식간에 노인을 노려보았다. 그러자 노인은 황급히 고개를 숙이며, 젊은 남자의 시선을 감히 마주하지 못했다. 비록 이 둘이 모두 오성 천왕 경지였으나, 동방 오우는 어려서부터 용호산에서 진법을 배우며 탁월한 재능을 발휘했다.짧은 십여 년 만에 용호산의 핵심을 깨우치며, 진법으로 사람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갈 정도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그런 무형의 살인 기술은 노인의 마음을 서늘하게 만들었고, 같은 경지임에도 그 앞에서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게 했다.“진법으로 따지자면, 한지훈은 아직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지금쯤 그는 찬란한 명성을 안고 돌아가리라 기대하고 있겠지? 동방영에게 공항으로 가서 북양왕을 맞이해 주도록 해라. 물론, 그에게 적당한 본때를 보여주며 말이다!”“도련님, 그 말씀은…?”노인은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동방 오우를 바라보았다.“간단해. 북양왕이 귀국했을 때, 아무도 마중 나오지 않고 아무도 그를 거들떠보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체면이 어디까지 떨어질지 보고 싶군! 그리고, 한지훈에게 가까이 가는 자는 그 가족까지 모두 멸할 거라는 소문을 퍼뜨려라!”“알겠습니다!”노인은 서둘러 물러났다.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동방영
“원가주, 무엇이 그리 겁이 납니까!”동방소는 냉랭한 시선으로 원상용을 바라보았다. 비록 그가 자신보다 몇 세대 어린 후손이었지만, 결국 원씨 가문의 가주로서 자신과 대등하게 대화할 자격이 있었다.“겁이 나는 것이 아니라, 저는 원씨 가문에 또다시 상복을 입히고 싶지 않을 뿐입니다! 한지훈이 돌아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그가 우리를 청산하기 시작한다면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모를 테지만, 진왕의 반란 때조차 무적천도 그를 어찌하지 못했습니다!”“다시 말해, 그가 우리를 건드리면 무신종도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지요. 이…이것이야말로 중대한 문제가 아니겠습니까?”원상용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점차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허허!”그러자 동방소는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한지훈이 비록 아직 죽지 않았다 해도, 이 동방 가문에서 한 수밖에 두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십니까?”사대 가문의 100여 년 전 가주로서, 동방소는 결코 모든 것을 하나의 계획에 걸지 않았다.“오호? 동방 가주님께서 또 다른 수를 준비해 두셨단 말씀입니까?”원상용은 흥미로운 눈빛으로 동방소를 바라보았다.“다들 귀를 가까이 대보시오.”동방소는 천천히 입을 열고, 이후 모두의 귀에 대고 몇 마디를 속삭였다.“헉!”모두가 그의 말을 듣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정말입니까, 가주님?”원상용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흥, 조금의 거짓도 없습니다. 동방 가문의 명예를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동방소는 진지한 표정으로 단언했다.“동방 가주님, 동방 가문의 뿌리가 이토록 깊은 줄은 몰랐습니다!”원상용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음산한 표정을 지었다.“하하하... 이 후수가 없다면, 제가 정말로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걸었을 거라고 생각하셨던 겁니까?”동방소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내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천하는 여전히 우리 사대 가문의 것입니다! 겨우 한씨 가문의 남은 잔재가 어찌 우리와 비교
한지훈!동방소는 두 주먹을 꽉 쥐었다. 만약 만약 원한을 따지자면, 동방 가문은 결코 원씨 가문에 비해 적지 않았다.더군다나, 얼마 전 동방염이 한지훈의 손에 죽은 치욕을 반드시 갚아야 했다! 4대 가문은 한지훈이 결코 함부로 넘볼 수 있는 상대가 아님을 알려 주어야 했다. 수십 년 동안 4대 가문은 용국의 경제 맥락을 쥐고 있었고, 조정의 대신들도 그들의 체면을 구기지 못했다. 그러나 원성천이 전사한 지금, 4대 가문의 위세는 이미 빛을 잃은 지 오래였다. 많은 이들이 4대 가문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고, 이러한 결과의 원인은 모두 한지훈에게 있었다! 그렇기에 동방염이 죽은 후, 동방 가문은 수십 년 동안 은거해 있던 가주를 불러내기로 결정한 것이다.이번에 한지훈이 이집트로 간다는 정보와 그의 목적, 그리고 그와의 접촉 방식까지 모든 정보를 동방 가문이 직접 광명존에게 전달했다. 광명존 측에서도 한지훈이 이집트에 도착하면, 수많은 함정과 난관이 닥치도록 설계를 해 두었고 이번에는 반드시 죽을 것이라고 확언했었다.그러나 지금의 결과는 동방가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었다.이때, 동방 가문의 대청에는 이미 사람이 가득 차 있었고, 심지어 원씨 가문의 대표까지 자리하고 있었다.“동방 가주님, 제가 기억하기로 반달 전, 당신께서 친히 말씀하셨던 것이죠? 이번에야말로 한지훈이 날개가 달렸더라도 도망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그가 무사히 귀국했다니요?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입니까?”“우리 원씨 가문은 가주님의 계획을 위해 적지 않은 인력과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흑병대의 정보라는 게 그렇게 쉬운 줄 아십니까?!”원상용은 날카로운 목소리로 말하며, 얼굴 가득 분노를 드러냈다.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하나의 계획이었지만, 그 뒤에는 사대 가문이 얼마나 많은 돈과 인맥을 동원했는지 모른다. 처음에 동방소는 이번에 천신계 강자가 직접 나섰으니, 한지훈이 100명이라고 해도 반드시 이집트에서 죽을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