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튿날, 부상 사절단 방문이 다가와 한지훈은 전용기를 타고 강중을 떠나 용경으로 향했다. 용경 국제공항에서 한지훈은 군복을 입은 채 3천 명의 파용군을 거느리고 공항에 대기하고 있었다.그 순간, 전용기 한 대가 착륙하며 문이 열리더니, 기모노와 나막신을 착용한 십여 명의 남녀가 비행기에서 내려왔다. 수염을 기른 중년 남자는 검은색 기모노를 입고 있었고, 차가운 얼굴을 한 채 허리에는 사무라이 칼을 차고 있었다. 그 뒤에는 같은 검은 기모노를 입은 6명의 무사가 있었으며, 그들은 모두 부상 전쟁부의 엘리트 무사였다!한지훈은 힐끗 쳐다만 봐도 이 여섯 무사 중 가장 약한 자도 준 사령관 강자라는 걸 알 수 있었다!보아하니 좋은 의도로 온 것은 아니었다. 이때, 중년 남자가 나막신을 밟고 한지훈 등에게 다가와 그들을 매우 거만하게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북양왕인가?”한지훈 또한 뒷짐을 진 채 담담하게 소좌룡을 바라보며 대답했다.“그렇습니다만.”“흥!”그러자 소좌룡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용납할 수 없군! 우리 대일제국에서 당신들의 이런 환영 의식은 매우 무례한 것이다!”“용국은 5천 년의 문화를 가진 역사가 오랜 나라이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예의범절이라고 했는데, 이제 보니 용국은 예의마저도 없는 듯하군! 당신들은 모두 못 배워먹은 야만인들인 건가?!!!”“나는 반드시 오늘 이 무례한 영접식을 우리 천황폐하께 보고드릴 걸세!!!”그러자.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소좌룡! 이곳은 용국이지 부상이 아닙니다!! 대일제국?! 허허, 그 비좁은 땅에 있는 비천한 무리가 감히 스스로를 대일제국이라 칭하나 보지!!”“당신들은 잊지 말아야 할 겁니다. 백 년 전의 전쟁을 우리 용국인은 영원히 기억할 것임을요!!! 오늘 내가 직접 당신들을 맞이하러 온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존경을 표한 것입니다!!! 만약 당신들이 우리 예절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시 비행기를 타고 당신네들 집으로 돌아가시지요!!!”그
한지훈의 말은 매우 위협적이었고, 소좌룡은 놀라서 넋을 잃고는 한동안 반응하지 못했다. 그는 삼엄한 얼굴로 이미 돌아선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빌어먹을 북양왕 같으니라고! 감히 우리 대일제국을 능멸하다니! 조만간 우리 대일제국이 용국의 지배자가 될 테니 두고 보라지!!!”“소좌룡 각하,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소좌룡의 뒤에서 한 호위병이 낮은 목소리로 묻자, 소좌룡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대답했다.“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우리는 큰일을 하러 온 것이니 당분간은 그자와 일을 벌이지 말도록!”“하지만, 원래 계획대로 무신종의 대표와 비밀리에 접촉하도록 하라.”“예!”호위병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인 뒤 대답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좌룡과 그의 일행은 용경에 있는 외빈 호텔로 안내되었다. 호텔 문 앞에서 장교로 보이는 한 남자가 한지훈 앞에 공손하게 서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한지훈 사령관님, 저희가 비밀리에 감시해야 할까요?”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감시하고, 이상한 행동이 보이면 나에게 바로 보고하도록! 그리고, 호텔에 출입하는 모든 인원의 신원 또한 확인해야 한다.”“예, 사령관님!”장교가 한지훈을 향해 경례했다. 위층 스위트룸 안, 소좌룡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통창 앞에 서서 지프차를 타고 떠나는 한지훈을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 “흥! 지금 당장 실행하도록 하라!”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용국 의상으로 갈아입은 세 명의 부상 남자가 소좌룡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한 뒤 스위트룸을 나섰다!동시에 기모노를 입은 여성이 나막신을 신은 채 소좌룡의 뒤를 따라 걸어가며 허리를 굽힌 채 말했다. “소좌룡 각하, 전화가 왔습니다.”소좌룡이 휴대폰을 받자, 그의 차가웠던 얼굴에 서서히 옅은 미소가 번지며 말했다. “용 선생님, 안녕하셨습니까.”“소좌룡 각하, 용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지내시는 데 불편함은 없으신지요?”전화 너머로 용 선생이
그 후, 그는 휴대폰을 꺼내 용운에게 전화를 걸어 말했다. “용운, 사람들을 데리고 어젯밤 용국에 온 각국의 군비 시합 참가자를 주시하도록. 수상한 움직임이 발견되면 모두 비밀리에 체포해야 한다!”“예, 용왕님!!”용운은 대답한 뒤 급히 명령을 내렸다. 그날 오후, 한지훈은 전용기를 타고 군비 시합 장소로 향했다. 그곳은 용경에서 40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관령도라고 불리는 작은 섬이었다. 섬에 들어서자마자 한지훈은 뭔가 잘못된 점을 인지하며 눈살을 찌푸렸다.왜 이렇게 자신을 의도적으로 엉뚱한 곳으로 몰아내는 것 같지? 섬에는 총 30여 개국의 국기가 꽂혀 있었고, 많은 군인이 배치되어 있었다. 이날은 성대한 개막식이 열릴 예정이었으며, 추첨을 통해 조 편성과 상대 팀을 선정하고 6라운드의 대결을 거친 뒤 가장 높은 등급의 승자가 선정된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참가자들이 현장 책임자를 따라 행사장에 도착했다. 첫 번째 추첨 후, 1라운드에서 용국 선수단은 이전의 라이벌을 만나게 되었다. 같은 조에서 그들과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인원은 부상 병사들뿐이었고, 추첨이 끝나자 부상 팀의 리더가 허세를 부리며 말을 건넸다. “하하, 북양왕, 또 만나게 됐군. 하지만 이번에는 얼마나 날뛸 수 있을지 모르겠네!”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소좌룡이었다!그는 음산한 얼굴로 한지훈을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내일이 바로 정식 시합 날이고, 경기 종목은 자유 격투인데 너희 용국 군인들이 과연 잘 싸울 수 있을지 모르겠네? 설마 환자가 나오는 건 아니겠지? 하하하!”소좌룡이 큰 소리로 비웃자, 한지훈의 눈썹이 일그러지더니 싸늘하게 대답했다. “용국 군인이 어떤지는 당신이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용국 군인은 누구에게나 질 수는 있지만, 결코 당신들에게 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야 할 겁니다! 부상인을 만나면 우리 용국 병사들의 전력은 10배로 증가할 것이니, 내 말을 못 믿겠으면 경기장에서 직접 보시죠!”“맞습니다! 저 개 같은 자식들을 때려죽이겠
그들을 멈추게 하려고 했을 때 이미 싸움을 시작했고, 그들은 멈출 생각이 전혀 없었다. 30분 후, 경기를 담당하는 심판이 호지해와 열 명의 선수를 불러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호지해는 비밀리에 한지훈에게 전화를 걸어 그를 불러냈다. “큰일 났습니다, 저희가 계략에 빠진 것 같습니다!”호지해가 한지훈을 보자 소리쳤다.“무슨 일이지?”한지훈이 물었다. “부상 사람들이 방금 전 일부러 문제를 일으켜 우리가 그 자식들에게 덤비게 만든 겁니다. 그 자식들이 돌아가서 우리 병사들이 경기장 밖에서 사람을 때렸다고 신고를 했습니다!”“방금 전 소좌룡을 따라온 열 명 모두, 시합에 출전하는 선수가 아닌 일반 병사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싸움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출전 선수입니다.”“방금 전 심판이 우리 팀 선수 5명을 출전 정지를 시켰고, 이 5명은 모두 우리 팀의 격투기 고수이며 소좌룡 사람이 직접 신고를 한 겁니다.”호지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으로 벽을 내리쳤다. 출전 선수 중 5명이 경기에 나갈 수 없었고, 이 5명 모두 격투기 고수였다. 이렇게 되면 내일 경기는 매우 불리할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이 내일 경기는 사령관님께 달렸습니다! 그 빌어먹을 부상 병사들을 반드시 쓰러뜨려야 합니다!!! 그 자식들의 오만함을 꺾어 버리십시오!”호지해는 주먹을 꽉 쥐고 화가 난 듯 증오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나더러 경기에 출전하라고? 이건 출전 규정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냐?”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하자, 호지해는 즉시 아첨하는 미소를 보이며 담배를 꺼내 한지훈에게 건넸다. “사령관님, 생각해 보십시오. 사령관님께서는 오늘 그 부상인들의 오만방자한 태도를 참으실 수 있겠습니까? 경기에서 이기면 그들은 더욱 기세등등해질 텐데요. 게다가, 현장에서 사령관님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호지해의 말을 들은 한지훈은 속으로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상대라면 몰라도, 그들과 원한이 있는 부상이니 말이 달라진다. 한지훈은 턱
이때, 휴게실 문이 열리며 한지훈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기분이 좋지 않은 것 같군.”한지훈의 말에는 여전히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 “한지훈 사령관님…”“사령관님, 부상의 선수들은 정말 못돼 먹었습니다. 지금 저희는 출전 정지를 당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그들은 한지훈을 본 후 방금 전에 느꼈던 좌절감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그에게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그러자 한지훈은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그들이 괘씸한 건 사실이야.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정신을 더욱 바짝 차려야 하겠지?”“내일, 우리는 경기장에서 그들을 이길 뿐만 아니라 그들을 모조리 때려눕힐 거다!”한지훈이 참가자들에게 말했다.“말은 쉽지만, 지금 우리 중 자유 격투기 고수들이 모두 출전 정지를 당한 상황입니다. 남은 인원 중 한 명은 사격에 능하고, 한 명은 체력 활동에 능하니 상대를 이기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참가자 중 한 명이 낙담한 채 말했다. 원래 부상은 가라테와 태권도에 능한 고수가 많아, 굳이 꾀를 쓰지 않아도 충분히 그들과 비빌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시합에 출전하는 금위군의 주력이 절반도 안 되니, 부상을 이기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한지훈은 차갑게 한 번 웃더니, 눈빛이 점차 날카로워지며 동시에 그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놈들이 잔꾀를 부린 이상, 우리도 되갚아준다. 내가 너희들과 함께 출전해 감히 우리 용국 군사를 모욕한 적군을 완전히 무너뜨릴 것이다!”한지훈은 주먹을 불끈 쥐며 10명의 참가자를 향해 주먹을 뻗었다. “사령관님… 제가 이렇게 사령관님과 팀을 이루고, 함께 적을 물리칠 수 있다니요!”순식간에 시합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눈물을 글썽였고, 더 없는 영광스러움을 느꼈다!참가자들은 들뜬 얼굴로 앞으로 나와 주먹을 쭉 뻗었고, 11개의 주먹이 한 곳에 모였다. 이 순간, 그들의 마음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뛰기 시작했다. 그들 앞에 서 있는 자는 용국 제일의 사령관이지 않은가! 이번 경기는 용국이 반드시 승리
“설령 정예병들이 빠진다고 해도, 당신들은 우리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우리가 감히 반격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우리 용국 군인들은 두려워하지 않을 거고, 만약 당신들이 와서 다시 도발한다면 한 방에 날려버릴 겁니다!”한지훈은 그의 뺨을 때렸고, 심지어 총을 꺼내 소좌룡의 이마에 겨누기까지 했다.소좌룡의 뒤에 있던 병사들이 잇달아 달려들려 하자, 한지훈은 눈을 부릅뜨고 그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뭐지? 당신들도 출전 정지를 당하고 싶은 건가?”“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 모두 물러서!”이 말을 들은 소좌룡은 즉시 손을 뻗어 뒤에 있던 참가자들을 멈춰 세웠고, 동시에 그의 얼굴에는 아첨하는 미소를 띠며 말했다. “허허… 미안하게 됐군. 한지훈 사령관, 사과하겠네. 방금 전에는 내가 말실수를 했으니 다음부터는 조심하도록 하지.”자신의 이마를 겨누고 있는 총을 보며 소좌룡은 용서를 빌 수밖에 없었다. “스스로 잘 처리하길 바랍니다.”한지훈이 총을 거두자, 소좌룡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자 이때, 한지훈이 갑자기 발을 구르며 크게 소리쳤다. “탕!”소좌룡은 한지훈이 자신을 향해 총을 쏜 줄 알고 놀라서 다리에 힘이 빠져 쓰러졌고, 가랑이는 이미 젖어 있었다! 방금 전 한지훈이 낸 소리에 놀라 오줌을 지린 것이다. “사령관님, 대단하십니다. 발을 한 번 구르는 걸로 상대 팀 리더를 오줌 지리게 만들다니요.”“저런 찌질한 놈들이 감히 우리를 이기려 하다니.”“너무 부끄럽네요. 시합은 무슨, 병원에 가서 전립선부터 치료하는 게 좋겠는데요.”한지훈 뒤에 있던 몇몇 참가자들은 겁에 질린 소좌룡을 비웃지 않을 수 없었다. “빌어먹을, 기다려라! 경기 당일에는 절대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소좌룡은 붉어진 얼굴로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황급히 경기장을 떠났다. 호지해도 덩달아 웃었고, 전에 한지훈이 소좌룡을 상대할 때 좀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 상대의 기를 누르는 것이 좋다고 한 적이 있었다. 부상이라는 국가는 강자의 우월성
오전 시간은 빠르게 지나갔고, 그들은 이미 그 작은 나라의 병사들 몇 명을 물리쳤다.일부 국가는 자체 정통 군대를 가지고 있지 않았고, 그들의 국방은 오로지 왕이 돈을 지불하고 용병을 구해 방어하는 데 의존했다. 이런 수준 미달의 군대는 매우 쉽게 격파할 수 있었다. 이윽고 경기는 오후 늦게까지 계속되었지만, 다섯 명의 군인들은 기진맥진한 상태였다.아침에 유흥국은 이미 12명 이상의 상대와 겨뤘고, 보통 권투 경기는 한 라운드에 3분이며, 세 라운드가 끝나면 아무리 강한 선수라도 반쯤 죽을 정도로 지칠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러니 오전 내내 계속된 전투는 말할 것도 없었다. 그중 사격에 능하고 자유 격투는 서툰 고영 선수는 상대방에게 눈을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고영은 상대와 싸울 때, 상대가 뜻밖에도 눈을 찌르고 사타구니를 걷어차는 등 갖가지 얍삽한 수단을 사용했고, 결국 고영은 상대를 제압했지만 그 역시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다른 팀원 중 몇 명도 까다로운 적을 만났다. 평균적으로 모든 병사는 5명과 싸웠고, 오전 내내 온몸이 멍투성이이거나 기진맥진하여 점심도 먹을 수 없을 정도였다. 호지해는 특별히 대기실에 찾아와 그들의 부상을 봐주었다. “어때, 더 버틸 수 있겠어?”“당연합니다. 이제 1라운드를 끝냈으니 죽는 한이 있더라도 버텨야 합니다!”고영은 다리에 붕대를 감은 채 병상에서 힘겹게 일어났다. “어쨌든 오후에 부상에서 온 그 개자식들에게 참교육을 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분해서 잠도 못 잘 거라고요!”다른 병사는 말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었고, 그 물이 입가에서 흘러나와 옷자락까지 적셨다. 이 병사의 이름은 장강으로, 모든 대원 중에서 가장 뛰어난 병사였다 하지만 7명의 상대와 연달아 싸운 후, 너무 지쳐서 거의 쓰러질 뻔했다.그들 팀 중 다섯 명이 빠졌기 때문에 다른 팀을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다른 팀은 10명이 번갈아 가며 출전하지만 이들은 5명 밖에 없었기 때문에 연달아
“방금 소식을 받았습니다… 원래 부상과 대결을 하려던 두 나라가 항복을 해서, 오전에 한 경기만 치렀다고 합니다…”호지해의 비서가 다가와 그들에게 속삭였다.이 말은, 상대방이 거의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하며 에너지를 비축했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용국 선수들은 이미 전신에 멍이 들어 체력은 한계에 도달했다!이는 격전이 될 게 뻔했고, 잠시 후 유흥국은 붕대를 두른 채 다시 링에 올랐다. 이를 본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때, 소좌룡은 링 아래에서 자신의 선수들에게 말했다. “상대방은 이미 지쳤으니 이번 경기는 우리가 이긴 거나 다름없다! 하지만 우리는 이길 뿐만 아니라, 반드시 완벽하게 이겨야 할 거다!”“그들에게 항복할 기회를 주지 말고, 링 위에서 고문하고 모욕하며 상대의 존엄성을 짓밟아 버리도록!”“그들이 스스로 칭하는 엘리트라는 사람들이 우리 앞에서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조금도 없다는 걸 보여주고, 톡톡히 망신을 주도록 해라!”소좌룡은 자신이 한지훈의 한 글자에 놀라 그 자리에서 오줌을 싼 추태를 잊지 않고 있었고, 이 때문에 한지훈의 체면을 구기려 했다! 총 사흘간 치러지는 경기에 만약 용국 팀이 첫날도 넘기지 못한다면 역대 최저 점수를 기록하는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한지훈이든 용국이든 다른 나라로부터 비웃음을 살 게 당연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새로 개발한 약을 복용했고, 이 약의 효과는 한 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이 시간 동안 저는 10명의 상대도 모두 때려눕힐 수 있습니다!”그중 키 큰 무도복 차림의 남자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중산휘, 네가 그렇게 자신이 있으니 먼저 나서도록!”소좌룡은 중산휘라는 이름의 병사를 첫 번째로 출전시켰다. 이번 시합은 종합적인 자질을 겨루는 대회이기 때문에, 신체 운동에 의존해 얻은 자질이든, 약물 주입에 의존하여 달성된 극한의 힘이든 모두 상관없었다. 이 자유 격투에서는 도핑이나 마약이 위반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유흥국이 링에 올라가기 전에
핏빛 햇살이 지상을 비추니, 수많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족히 10살은 늙어 보일 정도로 얼굴이 초췌해졌다. 이건 대체 무슨 진법이야? 모두들 깜짝 놀랐다. 한편 한지훈의 머리에도 뜻밖에 흰머리가 생기게 됐는데, 노화하는 속도는 다른 사람들보다도 두 배 이상 빨랐다. 빠르게 늙어가는 한지훈의 모습에 장도령은 미친 듯이 웃어댔다. “하하! 한지훈, 이제야 알겠지! 너를 죽이기 위해서는 난 굳이 이 검을 쓸 필요도 없었어! 네가 뭔데 감히 삼절진을 깨달았다고 으스대는 거야? 이게 바로 삼절진 중의 지절진이라는 거야!”장도령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이내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지절진이 대체 어떻게 이렇게 사람을 빠르게 노화시킬 수 있는 거지? “천절진은 천둥 번개를 움직여 천위를 장악할 수 있고!”“지절진은 사계절 기후를 이용하여 시간의 흐름을 통제할 수 있고! 인절진은 사람의 생사를 좌우할 수 있고, 맞지?”한지훈이 고개를 드는 순간, 그의 얼굴 피부는 한없이 구겨지고 목소리마저 많이 늙게 됐다. “한지훈, 너는 확실히 남들보다 능력이 뛰어나긴 해. 삼절진 진법을 깨달은 지 단 10일도 안 되어 그 참뜻을 이해하게 되다니. 역시 난 널 잘못 보지 않았어!” 장도령은 이를 악물었다. 사실 한지훈이 아직 얘기하지 않은 한 가지 사실이 더 있었다. 그건 바로, 장도령이 현재의 실력으로 삼절진을 펼치면 최대 한 시간까지 버틸 수 있긴 하지만 그 후 그는 정력을 다 소모하고 죽게 될 거라는 사실을.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장도령은 자신의 체면을 위해, 장 씨 집안의 명망을 위해 생명을 불태우는 것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한편 도청 전인은 고개를 들어 붉은 해가 하늘에 뜬 것을 바라보고는, 저도 모르게 연이어 고개를 저었다. 오늘 한지훈뿐만이 아니라,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모두 비명으로 죽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수십 년 전 당시 그 일전에서도, 부상군 무리는 일찍이 천산에 진입했었다. 당일 정오에도 하늘에는 핏빛이 물들었었다. 핏빛의 땡
다시 말해 인체에 있는 자기장이 폭발하게 된다면, 이런 외력은 더 이상 작용하지 않게 된다. 바로 이때, 한지훈은 다시 깊은 공명 속으로 들어갔다. 전과 달리, 한지훈은 이 와중에 하나의 도리를 깨닫게 되었다. 대체 왜 공명 상태에 들어가야만 완벽한 진법을 펼쳐낼 수 있는 건지. 그 이유는 그 순간이 돼야만 자신의 마음이 우주와 통하고, 몸의 자기장이 우주와 동기화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념원에 따라온 하늘의 별들을 동원할 수 있고 구름을 움직일 수도 있으며 땡볕을 좌우지할 수도 있다. 드넓은 우주에 비해 장도령이 동원한 이런 자연의 힘은 그야말로 보잘것없었다. 이내 광풍이 크게 일면서 무수한 검 그림자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우르릉거리는 천둥소리가 뭇사람들의 귓가에 울림과 동시에 주위에는 울부짖는 소리만 들려왔다. 도청 전인과 진우 두 사람은 한지훈 뒤에 담담하게 선 채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렇게 강력한 수법에 의해 죽게 된다면, 그들 두 사람은 마냥 허무하게 죽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한지훈과 함께 황천길을 갈 수 있다는 것도 그들 두 사람은 영광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들의 마음속에는 조금의 두려움이나 아쉬움도 없었고, 다만 조용히 죽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하늘의 별들이여!”이때 한지훈이 갑자기 고함을 지르자, 적색 장총이 다시 나타났다. 이내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갑자기 빛을 발하며 사람들의 머리 위에 몰려있던 먹구름을 흩뜨렸다. 뿐만 아니라 천둥 번개도 따라서 사라졌다. 지상도 다시 평화를 되찾게 되었다. 심지어 수많은 바람의 칼날들 또한 서서히 미풍으로 변하여 사람들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어? 나... 나 죽지 않았어!”“하느님이 날 살렸어!”“정말 감사합니다!”수많은 사람들은 잇달아 무릎 꿇고 하늘을 향해 절을 하였다. 마찬가지로 진우와 도청 전인도 참지 못하고 천천히 두 눈을 뜨고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마치 아무 일도 발생한 적 없는 것처럼 고요했다. 그들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장도령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다. 그는 데뷔한 이래로 단 한 번도 피를 흘린 적이 없었다. 그동안 수많은 험악한 대전을 치르면서도 장도령은 한 번도 물러선 적이 없었다. 그런데 20년 만에 천산에서 내려오자마자 한지훈의 공격을 받고 피를 토해내다니. 비록 그는 자신이 던진 공격이 도리여 반사되어 해를 입게 된 것에 납득을 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이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만약 이대로 오늘 한지훈을 놓치게 된다면, 앞으로 장도령의 위신은 추락하게 될 것이다. 유럽의 강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용국에서도 그는 비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한지훈! 얼른 무기를 내려놓지 못해? 너 설마 너로 인해 이 주위 반경 몇 리 안에 있는 백성들이 모두 죽어도 상관없다는 거야!”노 씨 어르신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는 한지훈의 모습에 잔뜩 화가 났다. 사실 그는 백성들의 안위보다도 자신의 목숨을 지키는 것이 중요했다. 게다가 그뿐만이 이 검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었다. 그는 전에 이미 직접 그 위력을 목격했었다. 당시 주변에 있던 몇 명 천왕계 고수들, 그리고 수만 명의 군인들은 거의 동시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하늘에서는 천둥이, 땅에서는 가시가 돋쳤고, 게다가 수도 없이 날려오는 검들을 막아낼 수는 없었다. 만약 눈에 보이는 도검이라면 피하기 쉽지만, 문제는 무형의 존재였기에 피할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노 씨 어르신은 조급한 나머지 바지에 실수를 할 뻔했다.“무기를 내려놓으라고?”그 말에 한지훈은 차갑게 노 씨 어르신을 힐끗 쳐다보고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한지훈! 너 설마 아직도 지금 이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모르는 거야? 이제 곧 이곳은 천둥에 의해 초토화되고, 모든 사람들은 가시에 찔려 처참한 시체가 될 거라고. 너는 모든 사람들이 너와 함께 죽기를 바라는 거야?”“네 마누라와 아이는 살리고 싶지 않아? 진우와 도청 전인도 살리고 싶지 않냐고!”“네가 이렇게 고집부리면 뭐
특히나 장도령으로부터 검경을 전수받은 도청 전인은 더욱 놀랐다. 앞서 본 장도령의 두 검은, 자신의 수법과 매우 비슷했다. 그러나 이 세 번째 검은, 도청 전인이 아직까지도 전혀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쓱!”장도령의 거검이 다시 내리 꽂히기도 전에, 한지훈이 먼저 일격을 가했다. 순간 적색 장총의 창끝에서는 눈부신 흰빛이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장도령은 전혀 신경 쓰지도 않았고, 자신이 손을 드는 사이에 한지훈의 공격을 무력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예상과는 달리, 적색 장총은 뜻밖에도 어마무시한 위세와 함께 직접 장도령의 방어막을 깨뜨렸고 그의 손에 들린 장검의 검 끝을 부딪혔다. “땡!”다시 한번 금속이 충돌하는 굉음이 울렸고, 하늘을 가득 채운 천둥 번개의 빛은 갑자기 사라지고 거대한 검 그림자도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푸!”이내 장도령의 팔이 갑자기 저려나기 시작하더니, 형용할 수 없는 통증이 오장육부 전해지기 시작하면서 입가에는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검을 펼치던 도중 한지훈의 총에 맞았기에, 장도령은 그 기운에 눌리게 되어 피까지 토해내게 된 것이다. 생각지 못한 상황에 장도령은 크게 놀랐다. 한지훈이 나의 수법을 아예 차단할 수 있다니? 말도 안 돼! 사실 천둥 번개가 그의 손에 있는 검 그림자 속에 모이게 되는 순간 주위에는 매우 강력한 자기장이 형성되기에, 장총은 말할 것도 없고 대포 하나도 뚫을 수 없었다. 충격적인 장면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멍하니 있었다. 한지훈이 무려 장도령의 묘기를 차단했다고? “한지훈! 너... 빌어먹을!”장도령의 두 눈에는 분노가 뿜어져 나왔고, 이내 동공은 순식간에 핏빛으로 변했다. 장도령은 그제야 치욕과 모욕을 느끼게 됐다. 그는 과거 15개국의 고수를 상대하면서도 조금의 상처도 입지 않았었다. 그런데 자신보다 한참 어린 20대 후배를 상대로, 뜻밖에 상처를 입게 되다니? “천산칠검! 파룡식!”바로 이때, 장도령이 노호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에 든 장검은
단 네 개의 검으로 8명의 용급 천왕계 강자들을 죽였다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 사실만으로도 장도령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었다. 바로 이때, 장도령이 손목을 뒤집자 무수한 검화가 펼쳐졌고 그 모습은 매우 웅장했다. 곧이어 하늘에는 수많은 거검이 나타났다. 이 장면은 당시 도청 전인이 처음 검경을 펼쳤을 때의 장면과 매우 비슷했다. 그러나 장월동이 펼친 이 위세는 도청 전인의 검경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수많은 거검의 검 그림자는 겹겹이 쌓여 공중에서 합쳐지게 됐다. 수십 미터 높이의 거대한 검은 점점 더 단단해지는 동시에, 검봉 위에는 마치 천둥빛이 반짝이는 것처럼 한 줄기의 전류가 왔다 갔다 하며 노닐고 있었다. 이내 한지훈이 손을 들려하자, 장도령의 검은 바로 한지훈의 정수리를 향해 내려오기 시작했다. 검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바람 소리도 없이 내리 꽂히고 있었다.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도 그 맹렬한 검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 검이 떨어지는 위세는, 마치 수백 개의 검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떨어지는 듯했다. 어떤 각도, 어떤 방식으로 받든 지 결국 참담한 결과를 맞이할 수밖에 없게 된다. 곧이어 검이 한지훈의 몸에 닿으려는 순간, 한지훈의 가슴에서 갑자기 금빛 한 줄기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이내 적색의 장총 한 대가 갑자기 튀어나왔다. “땡!”곧이어 적색 장총은 장도령의 손에 들린 칠성 상문검과 제대로 부딪혔다. “우르릉!” 큰 굉음과 함께 하늘에서는 무수한 불꽃이 튀어 육안으로도 보아낼 수 있는 속도로 사방으로 퍼지게 됐다. “뭐야?”장도령은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의 이 검은 누구든지 절대 쉽게 당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 검의 오묘한 점은 바로 검에 이미 진법을 배치했다는 것이다. 설사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라 하더라도 이 검은 전혀 당해낼 수 없다. 그 말은 즉, 한지훈의 손에 있는 이 장총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는 것이었다. 적어도 이 장총에도 진법의 위력이
심지어 그의 손을 거쳐 멀쩡히 살아남는 적수도 거의 없었다. 그나저나 한지훈은 이제 몇 살인데? 고작 20대의 나이에도 이렇게나 강한 전투력을 지니고 있으니, 장도령 또한 절대 무시할 수가 없었다. “너도 만만치 않은 놈이네. 동방 오우였으면 진작에 죽었을 텐데!”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태연하게 웃었다. 그러나 진우는, 한지훈이 뒤로 감춘 팔이 약간 떨리고 있는 것을 알아차리게 됐다. 게다가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진우는 점점 한지훈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방금 있었던 일전에서, 한지훈은 분명 손실을 입긴 했다. 그러나 장도령을 상대로 무너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매우 큰 기적이었다. “하하하!”이내 장도령은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자식, 매우 예리하네! 사실 난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너 정말 만만치는 않아. 만약 앞으로 무사히 실력을 닦게 된다면, 정확히 10년 후 넌 반드시 뛰어난 용봉이 될 거야. 하지만 아쉽게도 하늘은 너를 도와주지 않을 거야!”“아무리 네가 강하다 하더라도 우리 장 씨 집안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지!”“지금 국운이 시작된 이상 다들 알고 시피 국운이 한창 높아지고 있을 무렵, 모든 용인들은 모두 적지 않은 이익을 보게 될 거야. 아마도 2년 후가 되면, 그때는 내가 너를 죽이고 싶어도 적지 않은 기력을 쏟아야 되겠지!”“그렇기에 난 결코 그때까지 기다리지 않을 거야. 과거 너 같은 인재들 수십 명이 이미 내 손에서 죽게 됐어. 게다가 네가 나더러 직접 손을 써라고 권한 이상 너한테 펼쳐질 엔딩은 단 하나뿐이야!”이 말을 들은 도청 전인과 진우 두 사람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설마 방금 일전은 그저 맛보기 었단 말인가? 장도령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건가? 주위에서 지켜보던 사람들 또한 아연실색하였다. 이 지경까지 되었는데 그저 몸풀기 일뿐이었다니? “진짜 그냥 몸풀기였다고? 하지만... 하지만 이건 그야말로 신선 같은 수법이야!”“아니야. 장 선배가 일단 최선을 다해서 싸
“한지훈, 네가 감히 날 상대로 반격해? 네가 이 검을 쉽게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이건 단지 너한테 보여준 맛보기일 뿐이야!”화가 난 장도령은 저도 모르게 소리쳤다. 곧이어 검 자루는 현장을 휩쓸어버렸다. 순식간에 풍운은 변색되었고, 하늘의 구름 덩어리조차도 모양이 휘어버린 채 나뒹굴기 시작했다. 천지를 뒤흔들 정도로 압도적인 이 기세는, 확실히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20여 년 동안 은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장도령의 위세는 여전히 용국을 압도할 정도였다. 어쩐지 그가 막 산을 내려왔을 무렵, 무종의 많은 문주와 일부 최정상 상업계 거물들은 뭇별같이 달려와 그를 맞이하였다. “어쩐지 장 씨 집안이 그동안 줄곧 이렇게 무종을 업신여겼더라니, 장도령은 세상을 아주 쉽게 보고 있었어!”도청 전인은 눈앞에 펼쳐진 놀라운 장면에 저도 모르게 감탄하였다. 그는 이 검의 위엄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지훈뿐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저 가능성만 있을 뿐이었다. 도청 전인은 한지훈을 못 믿는 것이 아니라 장도령의 실력에 두려움을 가진 것이다. 확실히 너무나도 강한 실력이니까. 심지어 천신 경지에서는, 아무도 도달할 수 없을 경지에 이르렀다고 볼 수도 있다. 게다가 유럽의 대부분 강자들도 장도령의 이름을 듣기만 하면 모두 간담이 서늘하다고들 한다. 많은 무종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진법과 검법을 이렇게나 정묘하게 결합할 수 있다니, 이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장도령 한 사람밖에 없을 거야!”적지 않은 종문 종주들도 모두 감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어느새 한지훈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은 동정심으로 가득했다. 반면 한지훈은 이내 손을 살짝 들고는 흔들었다. 이내 오릉군 가시는 마치 생명체처럼 순식간에 완벽한 호를 그어 장도령의 칠성상문검을 향해 다시 날아갔다. “우르릉!” 곧이어 오릉군 가시와 칠성 상문검이 다시 충돌하였고, 허공에서는 갑자기 천지를 뒤흔드는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법과 진법이 동시에 펼쳐진 것이다. 놀라운 광경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동방 오우 또한 화산의 제자라고 하긴 하지만 장도령과는 전혀 비교할 차원이 안 됐다. 수법이든 진법이든 장도령의 일거수일투족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마치 물 흐르듯이 모든 행동이 이어져 갔다. 지금 이 순간, 강중의 모든 사람들은 하늘 위 구름을 뚫은 흰빛을 보고는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 이건 대체 어떤 신위인 거지? 대체 어떤 수법을 쓴 거야! 구세대 사람들은 여태 장도령의 이야기를 마치 호랑이 이야기처럼 받아들였다. 많은 무종 사람들도 장도령의 이야기를 전설처럼만 듣고 자랐지만, 오늘 직접 마주해 보니 전설 속 장도령은 현실에 비해 매우 약해 보였다. “대단하네!” 한지훈은 거듭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장도령은 이미 진법을 능통하게 운용하였지만, 유독 하나 부족한 건 바로 진법에 대한 정확한 이해였다. 다르게 말해서, 틀린 방법은 백 번 더 써도 결국 틀린 것이 된다. 그렇게 정확한 길을 가기까지 점점 더 멀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 “역시나 용국 백여 년 역사의 최고 강자답습니다! 어쩐지 장 씨 집안의 지위가 줄곧 높더라니, 형님과 같은 엄청난 강자와 비교했을 때 전 정말 부끄럽기 그지없네요!”노 씨 어르신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아부하였다. “어쩐지 당시 한 사람의 힘만으로 8명의 최고 천왕계 고수들을 참살할 수 있었더라니, 그것만으로도 세상 사람들은 충분히 놀랄 만해!”잇달아 적지 않은 무종 사람들도 분분히 의논했다. “한지훈, 이제 알겠지? 난 단지 더 이상 살인을 하고 싶지 않을 뿐이야. 내가 너보다 실력이 못한 게 아니라!”장도령은 차갑게 웃더니 이내 뛰어올라 한지훈에게로 달려들었다. 그가 몸을 훌쩍 날리며 일어서자, 그의 주변은 온통 은백색의 빛으로 덮이게 됐다. 순간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필적할 수 없는 천위를 느끼게 됐다. 눈부신 은빛뿐만 아니라, 구름 속에서 교차하는 천둥과 번개는 더욱 사람들을 놀라게 했
뭐라고? 자결하는 것도 모자라 한지훈의 모든 재산을 장 씨 집안에 넘기라니? 장도령의 뒤에서 그 말을 듣고 있던 거물들은, 순간 안색이 변했다. 상대는 무려 북양 왕 한지훈이다. 무종 강자는커녕 국왕도 감히 그 앞에서 막말을 할 수가 없다. 순간 장내는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도청전인과 진우는 잇달아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장도령이 있는 한 그들에게는 전혀 발언권이 없었고, 그 누구도 감히 한 글자도 반박할 수가 없었다. “뭐라고? 자결하고 내 모든 재산을 너희 장 씨 집안에 넘겨야 한다고? 대체 뭘 믿고 이렇게 큰소리치는 거야?”한지훈은 장도령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 “왜? 설마 너 아직도 고집부리려는 거야? 용국 수천 년 역사 이래 우리 장 씨 집안이 왜 만민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는지, 왜 역대 통치자들이 모두 우리 장 씨 집안을 특별히 대우했는지 그 이유를 몰라?”“오늘날의 국왕도 우리 장 씨 집안에 예우를 하고 있어. 게다가, 너도 봤지? 내가 하산하고 나서는 무종뿐만 아니라 무맹 또한 사람들을 보내 직접 날 맞이했지. 넌 설마 그 이유가 뭔지 모르는 거야?”“그건 바로 우리 장 씨 집안이 곧 용국의 하늘이기 때문이야! 우리 장 씨 집안은 조룡을 지키는 공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필적할 수도 없는 실력도 갖고 있어!”“너의 그 보잘것없는 기량은, 내 눈에는 전혀 여겨볼 가치도 없어! 하지만 너더러 자결하라는 것은 곧 너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고, 네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 번쯤은 살 기회를 주는 거야!”장도령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너의 마지막 기회가 될 거야. 만약 굳이 내가 손을 쓰게 만든다면, 너뿐만 아니라 저 놈도 죽을 거야! 그리고 네 곁의 모든 가족들을 죽일 거야!”장도령의 말에 진우는 반박하지도 못했다. 도청 전인은 더욱 말할 것도 없었다. 장도령은 그동안 두 손에 수많은 피를 가득 묻혔었고, 심지어 사람을 죽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잔인한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