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천성은 한지훈의 눈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번에 그가 발견한 보물은 그야말로 만능 병사이지 않은가! "한지훈 선생님, 일단 앉아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죠. 급여에 관해서는 선생님께서 먼저 제시해 주십시오."왕천성은 이미 한지훈이 어떠한 숫자를 제시해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돈은 한 푼도 필요 없습니다. 저는 돈이 부족하지 않고, 제가 이렇게 하는 것은 그저 친구의 일을 돕기 위해서입니다."한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알겠습니다."왕천성은 고개를 끄덕였고, 한지훈과 흑용 사령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참, 한지훈 선생님, 저녁 식사를 준비했는데 같이 식사하지 않겠습니까?"그 사이에 가정부는 이미 접시를 하나씩 가져와 식탁에 올려 놓았고, 한지훈도 거절하지 않고 자리에 앉았다.왕천성은 손을 뻗어 한지훈에게 술을 따라 주었고, 이는 다른 경호원에게는 없는 대접이었다. 그 순간, 맑고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누가 내 방에 허락 없이 들어와서 내 물건을 함부로 만지작거린 거야?"말이 끝나기 무섭게, 청바지에 캐주얼 차림의 예쁜 여성이 방에서 나왔다."여긴 제 딸, 왕유성입니다."왕천성은 기회를 틈타 한지훈에게 자신의 딸을 소개했다. 왕유성은 스물대여섯 살이며, 미모가 뛰어날 뿐만 아니라 여성 총재의 냉염한 기질도 가지고 있었다. 아마 한지훈이 카메라를 찾고 있을 때, 그녀의 방에 들어가 물건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것이다.그녀는 이 일로 매우 화가 났고, 들어오자마자 소리를 지르며 얼굴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그러자 왕천성은 다급하게 딸에게 설명했다."한지훈 선생님께서 네 방에 들어간 건 방에 있는 카메라랑 도청 장치를 찾으려고 했던 거다.""네 방에서 감시 카메라를 두 대나 발견했다! 한 선생님께서 발견하셔서 다행이지, 만약 네 사생활이 몰래 촬영됐다면 정말 끔찍했을 거라고!"왕천성이 이 말을 했을 때, 그는 속으로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뭐? 우리가 정말 감시당하고 있었다고?!
왕천성의 격앙된 말은 단숨에 많은 경호원들의 호감을 샀다. 한지훈조차도 왕천성을 감탄의 눈길로 바라보았고, 그가 이토록 대의명분을 잘 알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왕유성은 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문 뒤 한지훈에게 다가가 차갑게 말했다."미안해요.""진심을 담아 사과할 수 없겠니? 네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거야?"왕천성은 마지못해 사과하는 딸의 모습을 보고 화가 났다.딸은 프로젝트 리서치에 매우 능숙하지만, 이로 인해 사람들과 거의 접촉하지 않았기에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며 오만한 성격이 발달했다. 왕유성은 정말 그녀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자신은 단지 집안의 경호원을 꾸짖었을 뿐이며, 경호원은 돈이 있으면 언제든지 교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자신은 왕천성의 딸인데, 어째서 아버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아버지는 외부인을 도와주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왕유성은 억울해서 눈물이 흘러내릴 것 같았다. 그러자 한지훈은 한숨을 내쉬며 말을 꺼냈다."저는 괜찮습니다. 이만하죠."물론 그는 이 아가씨와 말다툼하지 않을 것이고, 그럴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럴 마음도 없었다."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딸을 잘못 가르친 탓입니다. 제가 술 한 잔 따라 드릴 테니 저를 봐서라도 딸을 용서해 주시지요."왕천성은 한지훈에게 다시 술을 따라 주었다. "다들 천천히 드세요. 난 배가 불러서요!"왕유성은 자신의 아버지가 경호원을 정중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라 돌아서서 자리를 떠났다. 방으로 돌아온 왕유성은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심지어 가정부를 찾아가 아버지가 경호원에게 왜 그렇게 좋은 태도를 보이는지 물었다."그건 한지훈 선생님께서 정말 실력이 있기 때문이죠. 아가씨께서는 아버지의 성격을 모르시는 것도 아닌데, 만약 한지훈 선생님께서 기술이 없다면 사장님께서 이렇게까지 하실까요?""한지훈 선생님은 북양의 귀화 병사이고, 싸움도 잘할 뿐만 아니라 사격술도 매우 뛰어나고 역수색 능
차가 멈추자마자 왕유성은 조용히 휴대폰으로 그녀의 친구인 대선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대선영은 특별히 귀화 병사를 몇 명 초대해 나이트클럽 입구에 매복시켰고, 특수병들에게 한지훈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때가 되면 그녀가 부른 고용인들이 한지훈을 묶어 두들겨 팬 다음, 한지훈이 당한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왕천성에게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왕천성은 한지훈을 신뢰할 수 없고, 매우 약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 생각을 한 왕유성은 한발 앞서 문 쪽으로 걸어갔고, 약속대로 그녀는 납치된 척해야 했다.왕유성이 나이트클럽의 문으로 들어서자, 매복해 있던 몇 명의 고용인들이 그녀를 향해 돌진해 왔다. 그러자 이때, 한지훈은 왕유성의 옷깃을 잡고 그녀를 끌어당겨 안은 다음, 돌아서서 다리를 쓸어 돌진하는 고용인을 걷어찼다! 한지훈의 모든 동작은 매우 순조로웠고, 왕유성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고용인들은 모두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들은 땅에 쓰러지자마자 손에 든 칼날을 꺼내 들어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 그들의 동작은 매우 빨랐고, 모두 특전사 출신으로 귀화한 병사들이었기에 몸놀림도 일반인보다 나은 편에 속했다. 번뜩이는 칼날은 한지훈의 몸을 향해 다가왔고, 한지훈은 유연한 몸으로 상대방의 공격을 모두 피해 갔다. 칼날이 한지훈을 향해 몇 번이나 찌를 것이라고 생각한 왕유성은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았지만, 한지훈은 공격을 피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을 한 명씩 제압하기까지 했다.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모든 고용인들이 땅에 쓰러졌다.한지훈은 그들의 손에 들린 칼날을 피하고, 한 손으로 고용인 중 한 명의 머리를 움켜쥔 뒤 머리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쳐 핏자국을 냈다. 그리고 손에 칼을 들고 상대방의 목에 가져다 댔다."말해봐, 누가 지시한 거지? 만약 네놈들이 감히 거짓말을 하려 한다면, 매우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다!"한지훈의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오자 그들은 두려움에 떨었고, 왕유성조차도 무서워했다.한지훈에게 패배한 이 깡패들은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눈을 부릅뜨며 대답했다. "곧 가겠습니다!"그 후 한지훈은 왕유성과 대선영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차에 올라타 가속 페달을 밟았고, 모터가 굉음을 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왕유성과 대선영은 막 반응을 해왔지만, 한지훈의 차는 이미 한참이나 가 버렸다. "야! 이 나쁜 자식! 어떻게 날 두고 갈 수가 있어?"왕유성은 화가 난 듯 그 자리에서 발을 구르며 두 손으로 가슴을 감쌌다.대선영은 눈에서 불꽃이 튀며, 주먹을 쥔 채 턱에 받치고 말했다."너무 멋있어! 유성아, 나 저 사람한테 반했나 봐…"이 말을 들은 왕유성은 어안이 벙벙했고, 돌아서서 그녀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말했다."뭐라는 거야? 아주 그냥 잘생긴 사람이면 다 좋다 이거지?"대선영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두 사람도 택시를 타고 재빨리 쫓아갔다. 한편, 한지훈은 이미 차를 몰고 왕씨 가문의 연구소에 도착했다. 차는 엔진 소리를 내며 신속하게 멈춰 섰고, 제자리에서 180도로 드리프트하며 타이어가 마찰을 일으켜 하얀 연기를 뿜어냈다! 탁! 한지훈은 차 문을 걷어차고 차에서 내려, 연구소 입구에 쓰러진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을 보았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재빨리 뛰어 들어갔다. 연구소 안은 아수라장이었고, 곳곳에 팔다리가 부러지고 온몸에 피를 흘리고 있는 경호원들이 땅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총에 맞았다. 바로 이때! 연구소 2층에서 갑자기 십여 명의 검은 전투복과 마스크를 쓴 완전 무장한 모습이 뛰쳐나왔다! 그들은 모두 총을 들고 있었고 1층 복도에 있는 한지훈을 겨냥했다. 이때 십여 명의 용병들 뒤에서 몸집이 매우 크고 검은 피부색을 한 남자가 손에 차가운 빛을 내뿜는 비수를 들고나왔고 아래에 있는 한지훈을 바라보며 비웃었다. "한지훈 선생님! 살려주세요!"이때, 왕천성은 코가 시퍼렇고 얼굴이 퉁퉁 부은 채로 2층에서 끌려나와 피투성이 된 채 공중에 매달려있었다. 한지훈은 고개를 들고 차가운 눈빛으
2층에 매달려 있던 왕천성도 이때 용병 우두머리의 움직임을 보고 깜짝 놀랐고, 갑자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너무 강해!’2층 발코니에 서 있던 용병들도 전혀 긴장하지 않은 채 한지훈에게 날아가는 주먹을 지켜보았다. 보스의 기술을 그들은 모두 본 적이 있었고, 단 한 번도 패배한 적이 없다! 하지만 다음 순간, 그들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 장면이 펼쳐졌다! 한지훈은 제자리에 서서 움직이지 않고 무심하게 손을 들었고, 용병 우두머리의 주먹을 잡아냈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나며 용병 우두머리의 주먹은 마치 대포알이 땅에 떨어지는 것처럼 한지훈의 손바닥에 꽂혔다. 하지만, 그다음 장면에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이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 주먹은 한지훈에게 어떠한 상처도 입히지 못한 것이다! 심지어 한지훈은 반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여전히 담담한 얼굴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 얼굴에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띠던 용병 우두머리도 이 순간 얼어붙었다!"말도 안 돼!"그는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주먹을 쥐며 다시 한번 한지훈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먹이 더 이상 한지훈에게 먹히지 않는다는 걸 알았고 한지훈의 손에 주먹이 잡히고 말았다! 그 직후 용병 우두머리는 겁에 질린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고 한지훈은 입가에 냉혹한 웃음을 띠며 말했다. "당신은 살 기회를 놓쳤어!"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한지훈은 손바닥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뚜둑! 그는 용병 우두머리의 주먹을 박살내 버렸고, 모래주머니 크기의 주먹이 부서지며 사방에 피가 튀었다! 용병 우두머리도 비명을 지르고 즉시 발을 들어 한지훈의 머리를 걷어차려 했다! 하지만!또 한 번 ‘뚜둑’ 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한지훈은 더 빠르게 움직이며 용병 우두머리의 무릎을 걷어찼다! 순식간에 그의 다리 전체가 완전히 부러지며 땅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용병 우두머리의 겁에 질린 눈빛 속에서 한지훈이 손을 들자 허리춤에 비수가 날아오는 것을 보았고, 그의 목덜미를 관통하며
한지훈은 손을 들어 오릉군 가시로 밧줄을 끊었고 왕천성은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하지만 그가 반응했을 때 그는 이미 한지훈에게 잡힌 뒤였다.왕천성은 풀려난 후 즉시 땅에 무릎을 꿇고 한지훈에게 절을 했다. 그러자 한지훈은 황급히 그를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저는 책임을 다했을 뿐입니다. 연구 데이터는 안전합니까?"왕천성은 일어나서 얼굴의 식은땀과 피를 닦으며 말했다. "안전합니다. 매우 안전해요! 설령 날 죽인다고 해도 연구 데이터는 넘겨주지 않을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이때, 왕유성과 대선영의 뛰어 들어와 눈앞의 피비린내 나는 광경을 보고는 숨을 헐떡였고, 피 냄새에 숨이 막혀 밖으로 뛰쳐나가 마구 토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피투성이가 된 왕천성을 보자 왕유성은 흥분해서 달려와 울면서 말했다."아빠, 괜찮아?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왕천성은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난 괜찮다. 한지훈 선생님께서 제때 오신 덕분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넌 다시는 아빠를 보지 못했을 거야."이 말을 들은 왕유성은 고개를 돌렸고,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 한지훈을 바라본 다음 90도로 몸을 굽히며 말했다. "한 선생님, 저희 아버지를 구해 주셔서 감사해요. 이전 일은 제가 다 잘못했습니다. 사과드릴게요. 그리고 저희를 꼭 지켜주세요." 한지훈은 왕유성을 힐끗 쳐다보더니 대답했다."그러겠습니다."왕유성은 비록 오만하고 횡포한 것이 습관이 되었을 뿐, 여전히 좋은 사람인 건 맞았다. 이 순간, 옆에 있던 대선영은 감격에 겨운 눈빛으로 한지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남자, 어떻게 이렇게 강한 거지?! 너무 좋잖아! 꼭 가져야겠어!’"그럼 한지훈 선생님, 이제 저희는 뭘 해야 합니까?"왕천성이 조심스럽게 물었고, 그는 아직 겁에 질려 있었다. 한지훈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오늘 밤, 일망타진할 겁니다!"이 말을 들은 왕천성의 눈썹이 찌푸려지며 몸을 가늘게 떨었고, 한지훈이 무엇을
왕유성이 물었다.지금으로서는 한지훈이야말로 그녀의 마음 속, 가장 믿을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남자였다.한지훈은 그녀를 흘깃 보고는 말했다."잠시만 기다려보세요. 이제 곧 알게 될겁니다."이 말을 들은 왕천성의 마음은 더욱 복잡해났다. 바로 이때, 밖에서 갑자기 몇 명의 경호원들이 뛰어 들어오더니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한 채 입을 열었다."사장님,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몇 무리의 의심스러운 조직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해외에서 파견된 조직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할가요?"그러자 왕천성은 다급히 소리쳤다."당장 막아! 절대 이대로 당하게 둘 수는 없어. 지금 당장 모든 애들을 입구로 집합시켜! 명심해. 이건 전쟁이야. 용국을 위해 싸워야 하는거야.""네!"경호원 몇 명은 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마음이 조급해난 왕천성은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한 선생님, 대체 어떻게 하실 계획인겁니까? 놈들이 이미 여기로 찾아왔는데..."한지훈은 그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왕 사장님, 조급해하지 마세요. 이제 막 시작인데요, 뭐."한편, 별장 밖에서 대기 중이던 해외 조직들은 타이밍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별장으로 달려들었다.몇 무리의 살인 병기들은 마치 수림 속 치타처럼 숲을 빠르게 뚫고는 벽을 넘어 별장 안으로 뛰어들었다.그러나 별장 안으로 뛰어든 후 이들의 움직임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별장 밖 500미터 반경 범위 내는 그야말로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아직 별장으로 뛰어들지 않은 남은 살인 병기들은 어리둥절하게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형님, 무슨 상황이에요?" 이때 놈들 중 한 명이 의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조직의 작은 두목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손을 휘두르며 조용히 말했다."너희들 들어가!"그 순간, 네 다섯 명의 놈들이 돌진하여 마찬가지로 단숨에 벽을 넘었다. 역시나 그 이후로, 그들의 인기척은 아예 사라졌다.그제서야 사방에 매복해 있던 다른 조직들도 등골이 오싹해났
그 순간!두두두두!총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수많은 총알들은 일제히 벽 위로 뛰어오른 살인 병기들을 향해 날아갔다.놈들은 미처 도망칠 틈도 없이 전부 쓰러졌다.놀랍게도 이 모든 상황은 아주 짧은 시간 내에 발생했다.여전히 별장 외곽에서 대기하며 잠복 중이던 용병들은 별장 안에서 들려오는 요란한 총소리와 미처 도망가지 못하고 전부 사살된 동료들의 몰골을 보고는 제대로 소름이 돋았다. ‘이건 너무 무섭잖아. 아무리 그래도 무려 해외에서 파견된 용병들인데, 이렇게 쉽게 죽을리가 없잖아! 눈 깜짝할 사이에 조직 전체가 몰살 당하다니.’남은 용병들은 서로 눈치만 보며 돌진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갑자기 누군가의 그림자가 왕씨 집안 별장 대문 앞에 나타났다.바로 한지훈이었다.그는 여유롭게 뒷짐을 지고는 살의 가득한 눈빛으로 사방을 훑어보았다. 그의 뒤에는 놀랍게도 총을 든 병사들이 서 있었다.그는 모든 상황을 다 꿰뚫어보고는 입을 열었다."다들, 이왕 이렇게 된 이상 꼭꼭 숨어서 그림자도 들키지 마. 딱 1분 줄게. 당장 서사에서 물러나고 용국을 떠날건지, 아니면 여기에 목숨을 버릴건지 알아서 결정해."끝없이 고요했던 별장 밖에는 오직 그의 목소리만이 들렸고, 단 한 두마디로 그는 선전포고하였다.구석에서 모든걸 듣고 있던 킬러들과 용병들은 서로 아무 말 없이 쳐다보기만 했다."젠장. 그래봤자 어차피 상대 놈들은 고작 저 몇 명뿐인데 무서울게 뭐가 있어? 당장 달려가서 죽여! 어떻게든 데이터를 손에 넣어야 될거 아니야!""그래! 죽여! 다 죽이자고!"곧이어 용병 무리들은 한지훈을 습격하기 위해 어둠 속에서 뛰쳐나왔다.하지만 그들이 자리에서 일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탕탕탕!수십 발의 총성이 순식간에 어둠의 장막을 찢었다.그리고 마침 돌격할 준비를 하고 있던 용병들은 모두 이마가 뚫린 채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졌다."저격수! 저격수가 있어!"당황한 용병들은 바로 땅에 엎드려 다시 매복했다.사실 한지훈은 진작에
황금 1000톤? 기가 막힌 요구에 필칸트는 저도 모르게 얼굴을 한껏 찌푸렸다. 결국 고개를 들어 반박하려는 순간, 안드레로부터 따귀를 맞게 됐다. “팍!”거세게 내리친 따귀는, 필칸트의 얼굴을 찌그러뜨릴 지경이었다. 한지훈이 제기한 요구에 대해서, 안드레는 감히 한 마디도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그는 결코 한지훈을 건드리고 싶지 않고, 유럽에서 피를 흘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면 필칸트는? 뭣도 모르고 감히 남을 비웃으려 하다니? 한지훈의 말에 반박하려 하다니? 필칸트가 다시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안드레는 다시 한번 힘차게 따귀를 내려쳤다. “쾅!”결국 필칸트의 몸은 7~8미터 밖까지 날아가 돌기둥에 세게 부딪혀 아예 갈라 뜨렸다. 그렇게 그는 힘없이 땅에 쓰러지게 됐다. 연속하여 따귀를 맞게 된 필칸트는, 어느새 머리가 윙윙 울리는 듯했다. 눈앞은 별빛이 번쩍이기만 할 뿐, 더 이상 일어나지도 못했다. “네가 뭔데? 칸트 가문의 미래 샛별? 유럽의 어린 천재?” “사실이든 아니든, 난 반드시 너를 죽일 거야!”안드레는 눈을 부릅뜬 채 필칸트를 노려보았다. 한지훈의 뒤에 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진개국은, 숙연한 분위기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대체 진우가 보낸 이 특파원, 정체가 뭐지? 어떤 사람이길래 안드레마저 도와서 나서냐고? 게다가 칸트 가문으로부터 미움을 살 위험을 무릅쓰고 필칸트를 반쯤 죽여놨어. 안드레는 누구나 알다시피, 명실상부한 천신계 강자잖아. 무려 세계 대전을 평정한 인물. 그런데 그런 그가, 한지훈 앞에서는 종과 같은 존재가 됐다니. 지금 이 순간, 가장 후회하는 사람은 유장군이었다. 분명 그는 한지훈을 따라 이곳에 오긴 했지만, 중도에 칸트 가문 쪽으로 이미 넘어가있었다. 심지어 칸트 가문의 편을 들기 위해 한지훈에게 무례하게 굴기까지 했다. 근데 지금은? 자신이 비위를 맞춰줬던 필칸트는 안드레에게 두드려 맞아 일어나지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도,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왔다니? 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일제히 공손히 선 채 안드레에게 몸을 굽혀 절을 했다. 필칸트 또한 몸을 곧게 펴고는 안드레에게 곁눈질도 하지 않고 바로 목례를 했다. 유장군은 안드레를 보자마자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는 십여 년 동안 유럽에서 지내면서, 안드레의 뒷모습을 멀리서 한 번밖에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뜻밖에 순간에 안드레를 직접 만나게 되자, 유장군은 흥분되기도 하고 또 두렵기도 했다. “한군림! 너 이젠 죽게 됐어. 설령 진우가 직접 와서 말리게 되더라도 넌 오늘 이곳에서 죽게 될 운명이야! 안드레 님을 보고도 인사를 안 해?”유장군의 한 마디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한지훈에게 쏠렸다. 그러나 한지훈은 뒷짐을 짊어진 채 머리를 쳐들고 오만한 표정으로 안드레를 바라볼 뿐이었다. 이는 노예를 보는 듯한 일종의 경멸하는 눈빛이었다. 설마 진짜 죽고 싶어 환장한 건가? 사람들은 내심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한편 안드레의 안색은 한껏 어두워졌다. 사실 그는 용국에서 유럽으로 향한 후, 노먼에 머물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하지만 칸트 가문 족장인 윌칸트가 그를 거듭 초대한 것이다. 그렇게 안드레는 칸트의 체면을 봐서라도, 겸사겸사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한 것이다. 그런데 방금 그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경험을 하게 됐다. 방금 그가 한창 커피를 마시고 있을 무렵 귓바퀴에서는 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그 소리를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심지어 그가 2층 방을 뛰쳐나와 계단을 내려오는 순간에도, 하마터면 두 다리가 나른해져 무릎을 꿇을 뻔했다. 젠장! 지금으로서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바로, 한지훈이었다. 그에게 있어 한지훈은 악몽 같은 존재이다. 그나저나 칸트 가문 사람들, 미친 거 아니야? 어떻게 미움을 사더라도 하필 이런 거물을 건드리게 된 거야! “지금 이게 웃겨?”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필칸트를 바라
그 말에 필칸트는 멍해졌다. 눈앞의 한지훈은, 얼핏 봐도 자신의 또래로 보일 뿐인데 과연 용국에서 중요한 지위를 갖고 있기나 할까? 필칸트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이내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지금 나한테 장난해? 용국이 고작 네 말만 믿고 1천 톤의 황금씩이나 꺼내 들어 사람 한명과 바꾸려 할 거라고?” 한지훈은 덤덤한 표정으로 필칸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오해한 것 같네. 내 말은 칸트 가문이 용국의 반역자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받아들였으니 국제관례에 따라 우리 용국에 발생한 손실을 배상해야 한다는 거야!”“이 천 톤의 황금이 바로, 당신들 칸트 가문이 프랑스를 대표하여 용국에 배상해야 할 손해 비용이야! 그리고 칸트 가문은 직접 용국에 사죄하고 앞으로 영원히 이런 비슷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게끔 할 거라고 보장해야 해!”그 말에 유장군의 안색은 파랗게 질렸고, 진개국조차도 깜짝 놀라서 몸을 움츠렸다. 칸트 가문 사람들더러 용국에 황금 1천 톤을 배상하게끔 요구하고, 게다가 용국을 상대로 보증서까지 써야 한다고? 홀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멍한 표정으로 한지훈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꼴깍!”유장군은 저도 모르게 침을 삼키고는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한군림!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한군림은 한지훈이 유럽에 도착하기 전에 자신에게 직접 지어준 가명이다. 그동안 한지훈은 모든 증명 서류에 이 가명을 사용하였다. “무슨 말이긴, 똑같이 사람이 한 말이잖아. 필칸트, 설마 내 말 못 알아들은 건 아니겠지?”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콜록… 바로 이때, 홀에서는 한바탕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필칸트가 너무나도 화가 난 나머지 그가 이를 꽈악 물다 못해 울린 소리였다. 노먼의 수많은 상류층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을 못 알아듣는다고 날 모욕해? 역시 못되기 그지없는 용인들이야. 내가 방금 그 일성 준천신계 용인을 죽인 것도 똑똑히 봤겠는데? 그 순간, 필칸트의 온몸에서는 4
이 충격적인 장면에 깜짝 놀란 유장군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준 천왕계 강자를 상대로, 필칸트가 이렇게 손쉽게 죽일 수 있다고? 게다가 중요한 사실은 상대는 엄연히 무도 학원의 선생이라는 것이다. 이는 평범한 일성 준 천왕계 강자를 죽이는 것과는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이내 유장군은 빠른 걸음으로 필칸트에게 다가가 더없이 열정적으로 인사를 했다. “필칸트 씨, 혹시 저를 기억하시나요?” 허리 굽히고 고개를 숙인 유장군의 모습에 진개국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한지훈도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유장군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한 선생님, 이게 대체...”그러자 한지훈은 진개국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괜찮아요. 일단 따라가죠!”이내 한지훈은 홀 중앙으로 발걸음을 내디뎠고 진개국도 급히 따라갔다. 유장군은 한지훈과 진개국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고 허리를 굽힌 채 필칸트 앞으로 다가갔다. 그가 갑작스레 손을 내밀자 필칸트는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가 만난 적이 있나?” 필칸트의 표정에서는 하찮은 기색을 보아낼 수 있었다. 그는 엄연히 칸트 가문의 떠오르는 샛별이자, 유럽에서는 줄곧 어린 천재라는 존칭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만큼 그에게 아부하려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유장군 같은 사람은 이상하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전 용국에서 프랑스에 파견한 특사 유장군이라고 합니다!”유장군은 이를 악문 채 웃음을 보였다. 필칸트의 무시와 경멸을 마주하고도, 그는 조금도 난감해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무슨 일인데?” 필칸트는 뒷짐을 진 채, 유장군이 내민 악수를 받지도 않았다. 유장군은 손을 비비며 머쓱한 웃음을 드러냈다. “아무 일도 아니고요, 사실 제가 데려온 친구들이 있습니다. 아니, 동포라고 할 수 있죠. 멀지 않은 용국에서 온 사람인데...”“용건이 뭔데?” 필칸트는 유장군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차가운 목소리로 그의 말을 끊었다. “필칸트 선생님, 사실 그분은 명령을 받고 칸트 가문과 협상하여 마영리를 되찾기 위해 이곳을
그러자 직원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요! 물론이죠!”이내 한지훈은 고개를 돌려 홀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한편 많은 사람들은 로비의 한 구석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중 한 백인 젊은 남자는 상체를 벗고 있었다. 건장한 근육에, 어깨에 드리운 긴 머리와 함께 잘생긴 얼굴까지 갖추고 있었다. 이 젊은이가 바로 칸트 가문의 어린 천재 필칸트였다. 그의 맞은편에는 똑같이 상체를 벗고 있는, 약간 야윈 몸매의 젊은 남자가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단검이 들려 있었고, 뒷모습과 피부색만 놓고 보면 아시아계 남자일 거라 확신했다. 게다가 1 성 준 천왕계의 강자로 느껴졌다.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그 아시아계 남자의 몸에 한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얼핏 보아도 그의 실력은, 그의 맞은편에 있는 백인 남자와는 차이가 너무 컸다. “유성룡, 너한테 마지막 기회를 줄게. 네가 무릎을 꿇고 나한테 용서를 빌면 난 너를 죽이지는 않을 거야!”필칸트의 얼굴에는 은은한 웃음이 떠올랐다. 알고 보니 유성룡이라는 사람이 필칸트에게 한마디만 대들었을 뿐인데, 도리여 한바탕 폭행을 당한 것이었다. 그러나 일성 천왕계 고수인 유성룡은 그 말을 듣고도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오히려 손에 든 단검을 꽉 쥔 채 차갑게 말했다. “필칸트! 나... 난 엄연히 용국에서 무도 학원으로 파견한 선생이야!”“함부로 선생을 때렸다가는 어떤 결과가 일어나게 되는지 잘 알잖아!”하지만 필칸트는 개의치 않는 듯 이마 앞 머리카락을 다듬고는 손가락을 여유롭게 흔들며 말했다. “널 폭행하는 건 더욱 말할 것도 없고, 설령 너를 죽여도 무도 학원에서는 결코 추궁하지도 않을 거야!”“건방진 놈!”바로 그때, 유성룡은 단검을 냅다 흔들어 필칸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는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일성 천왕계 강자의 실력인 그가 이 검을 휘두르게 되면, 장갑차 한 대도 두 동강 낼 수 있었다. 그러나 필칸트는 단검이 자신에게로 날려와도 조금도 피
한지훈의 말에, 유장군은 한껏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까지만 해도 한지훈에 대한 인상이 그런대로 괜찮았었는데, 한지훈이 뜻밖의 말을 꺼내자 유장군은 그를 달리 보게 되었다. 필칸트는 4성 천급 천왕계인데, 너 같은 사령관 강자가 찾아가서 괜히 남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죽음을 자초하는 꼴이 될 텐데? 일단 충돌이 발생하게 되면, 마영리를 되찾을 생각은 영원히 기대하지도 마! 그러나 한지훈은 필경 흑병대 사람이기에 유장군은 불만을 품고 있어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용국에서의 흑병대 권력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컸으니까. 만일 잘못 보였다가 한지훈이 용국으로 돌아가서 자신을 고발하기라도 한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기왕 네가 기어코 죽으려고 그 길을 떠나려 한다면, 네가 과연 어떻게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똑똑히 지켜볼게! 이내 진개국은 천천히 차를 길가에 세우고는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 선생님, 신중히 생각하셔야 합니다. 오늘 저녁, 정말 필칸트를 만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사람은 기본적으로 저희 용인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저희한테 매우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고요!”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요? 저희 용인들에게 매우 불친절하다고요? 그럼 더더욱 그 사람을 알아가고 싶네요! 마침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고 있는지 궁금했거든요!”그 말을 들은 유장군은, 한지훈에 대한 불만이 더욱 커져갔다. 그러나 그에 반면 진개국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흑병대 본부가 한지훈을 파견한 이상 그는 반드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을 거라 믿었다. 이내 잠시 생각에 잠긴 진개국은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그럼 저희는 한 선생님이 뜻대로 진행하겠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선물을 준비하고, 저희는 저녁에 칸트 가문의 생일 파티에 참가하는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사실 선물은 필요 없을 것 같아요. 1원짜리 봉투 두 개만
그 말에 진개국은 난색한 표정을 띤 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한 선생님, 전 사실 그렇게나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문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뿐만 아니라 유럽 전 지역에서도 서열 6위를 차지하는 대가문입니다. 반면 저는 단지 소상인일 뿐이라 그만큼의 대가문을 만나는 건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이내 진개국은 한지훈과 유 장군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 사실 칸트 가문은 용국이나 미륙에서는 유명하지 않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하다. 칸트 가문은 프랑스 북성의 공작 가문으로서,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근 십여 년 동안 가문에서는 수많은 인재를 배출하였다. 용국과 달리 프랑스는 전투력으로 귀족 간의 서열을 구분하고 있었다. 근 몇 년간 칸트 가문은 젊은 세대 강자만 해도 네 명의 천왕급 인물을 배양시켰다. 심지어 그중 한 명은 4성 천급 천왕의 실력까지 달성했다. 그는 유럽의 유일한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 그리고 수제자 오마르와 함께 유럽의 어린 천재들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차에 오른 후, 유장 군은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 선생님, 진 선생이 전혀 힘을 쓰려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그의 말대로 칸트 가문은 지금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한 기세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들은 감히 마영리를 받아들이지도 못했을 겁니다!”“그러니 한 선생께서는 부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주세요. 저희가 반드시 방법을 생각해 내어 칸트 가문 사람들을 만나도록 자리를 마련해 볼 겁니다!”한지훈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는 이곳에 처음 온 것이니 남에게 강요하기도 불편했다. 이때 한창 운전하고 있던 진개국이 한마디 했다. “한 선생님, 만약 정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뵙고 싶으시다면 저에게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합니다!”그러자 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물었다. “네? 무슨 방법이죠. 말해보세요!”진개국은 허허 웃
제이슨으로부터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한지훈은 그제야 대략적인 감이 잡혔다. 뒤이어 이틀 동안 한지훈은 줄곧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필경 이번 유럽 방문기는,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려야 돌아올 수 있을지 몰랐기 때문이다.그렇기에 제이슨 또한 마찬가지로 이틀 동안 용국 특산물까지 가득 사들고는 집안 어른들의 비위를 맞추어주기도 했다. 사실 그의 미래는, 이 집안에서 미움을 받게 되냐 아니냐에 달려 있었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이려면 대가를 따지지 않고 더욱더 위로 올라가 가문에서 자신의 지위를 높여야 했다. 그리고 이틀 후, 한지훈은 제이슨과 함께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유럽으로 향하는 중, 한지훈은 제이슨으로부터 이번에 유럽 무도 학원에 모집된 용국인 학생은 6명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6명의 실력은 대부분 사령관 경지에 머물러 있었고, 유럽의 학생들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었다. 그 사실에 한지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창밖을 응시하였다. “그 말은 즉, 용국에는 천왕계 실력의 수강생이 한 명도 없다는 거네!”“주인님, 비록 천왕계 수강생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용국에서는 두 명의 교사를 파견하게 됐습니다. 게다가 이 두 사람은 삼성 천왕계의 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니 제 생각에는 영향이 그리 크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제이슨은 한지훈에게 설명했다. 사실 이러한 학생 모집은 바로, 무도 학원이 고의로 용국을 소외시켜 다른 수단을 통해 용국을 배척하려는 것이었다. 그들의 야비한 속셈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드러냈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비행기는 프랑스의 수도에 착륙하였고, 제이슨은 한지훈을 데리고 가장 먼저 무도 학원으로 향하여 등록하였다. 이내 한지훈을 도와 학원에 이틀간의 휴가를 내고는, 한지훈을 데리고 무도 학원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제이슨은 비로소 식은땀을 닦아냈다. “주인님, 방금 엄청 위험했어요. 아까 그 교관이 바로 러셀로란 가문 사람이었어요!”“방금 주인님께서 계속 아래
한지훈은 반드시 아무도 그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도록 조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 유럽 여행은 적지 않은 어려움을 맞이할 수도 있게 된다. “한 선생님, 사실... 그 출입국 기록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한 선생님께서는 진 선생님과 함께 출국하셨기에 그 사실만으로도 한 군림의 정체가 바로 한 선생님이라는 걸 설명하는 겁니다!”나계홍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말을 들은 한지훈은 곧바로 진우에게 문자를 보내, 즉시 그와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소각하라고 했다. 이내 한지훈은 나계홍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잘했어!”그러자 나계홍은 만면에 웃음을 띠며 말했다. “한 선생님, 일단 제 차에 타십시오. 제가 선생님을 한 씨 공관까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한 씨 공관? 그 말에 한지훈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강중을 떠난 지 이제 겨우 며칠밖에 안 됐는데 벌써 또 한 씨 공관으로 돌아가야 한다니. 어두워진 한지훈의 표정에 나계홍은 급히 해명했다. “한 선생님, 사실 변한 건 크게 없습니다. 다만 인테리어를 조금 개선했을 뿐입니다. 이것 또한 도청 선배님의 뜻이라 전 단지 명령받은 대로 진행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기회에 새로 이름까지 지었습니다. 필경 사모님도 이젠 국부인의 신분이 되셨으니 공관이라고 부르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나계홍의 얘기를 들은 한지훈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에 올라탔다. 그렇게 차는 한 씨 별장으로 향했다. 지금의 한 씨 별장은, 며칠 전 한지훈이 지냈을 때의 모습보다 훨씬 웅장했다. 담장만 해도 높이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가 있었고, 담장 정중앙에 있는 별장은 앞문과 뒷문으로 향하는 길에 모두 1리 정도 되는 광활한 땅을 두고 있었다. 이는 도청 전인이 강우연의 안전을 위해 내린 조치였다. 또한 주위에 안배한 천검종 제자 초소들 중, 가장 실력이 약한 초소라 하더라도 최소 4성 전신계 강자였다. 일반 무종이라면 감히 한 씨 공관에 한 발짝도 들어갈 생각도 할 수 없었다. 게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