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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5장

그녀는 그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가락으로 손짓하였다.

도윤은 저런 식의 명령을 받고 그들에게 가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더 이상 예전의 이도윤이 아니었다. 더 이상 그녀의 명령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그는 과거에 미연이 그에게 이런 일들을 하라고 명령했던 단편적인 기억들이 떠올랐다.

“도윤아, 이 생수 박스들 옮겼어?”

“도윤아, 가서 다른 사람들 짐 옮기는 것 좀 도와!”

…아마도 이것은 미연이 그에게 명령하는 데 익숙했기 때문이었다.

도윤은 말문이 막힌건 사실이었지만, 그 무리로 걸어가는 자기 자신을 발견했다.

“하하! 진짜네! 이 사람은 진짜 너 말 잘 듣네!”

“감히 거역을 못하는 구나! 고등학교 때 팀 리더였을 뿐 아니라 지금은 경찰이니 말이야! 말을 안 들으면 잡아갈 거니까!” 또다른 여자애가 농담을 했다.

“그나저나, 도윤아, 내가 듣기로는 너 아직도 가난하게 산다며. 어떻게 이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거야? 형편이 되니? 돈이나 뭐 좀 생긴 거야?” 미연이 물었다. 그녀는 그들이 만난 순간부터 이 부분이 궁금했었다.

“응? 도윤이 가난해?” 여자들이 그 말을 듣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응. 그게 우리 고등학교때, 도윤이는 땡전 한푼 없는 걸로 유명했어. 하루에 한끼만 먹는 건 다반사였고 어쩔 땐 학비조차 못 냈다니까! 완전히 거지였어!” 미연이 대답했다.

그녀는 그렇게 말했지만 못되게 굴 의도는 없었다. 그냥 그녀의 성격이 그랬다. 도윤이 어떻게 감정을 느끼던 간에, 그녀는 마음속에 드는 생각은 직설적으로 말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고등학교때도 그랬다. 다른 사람의 기분을 민망하게 하는 어떤 행동이라도, 미연은 항상 필터링 없이 본인의 생각을 내뱉곤 했다.

미연에게 가난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을 지라도, 다른 여자애들은 이제 도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들은 처음에 도윤이 부자 상속인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지금 연민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아 그렇구나… 내가 보기엔 너 공부를 더 하던가 아니면 더 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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