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세가지 기법을 가르쳐 줬다고 하셨어요?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아시나요?” 도윤이 충격을 받고 물었다. “저 조차도 개인적으로 한번도 그 분을 만나뵌 적이 없습니다. 그저 영대에게 들은 게 전부입니다. 그나저나, 영대 말에 따르면 한 동안 그 정체불명 사람과 친분을 유지했다고 하더군요. 얼마 동안 그 분이 직접 군부대에 왔었고 어떤 물건을 맡아 달라고 부탁을 했었다고 했습니다.”“그리고 고마움을 표하려고 영대에게 그 신성 침술 기법의 처음 세 가지 기술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정체불명의 남자가 고맙다는 표시로 기술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영대는 분명 그 분을 도왔을 겁니다. 어쨌든 그 남자는 영대가 존경할 만큼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이 누군진 모르지만 분명 나이가 젊진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저로써는 영대가 그렇게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도무지 감이 안 옵니다.” 순재가 설명했다.모든 말을 듣자 도윤은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그 정체불명의 사람이 누군지 알 것 같았다.‘…그 정체 불명 사람이 혹시 대명 할아버지인가? 어쨌거나 그 기법을 알고 있는 전세계 유일한 사람이잖아.’“…그 일이 언제 일어난 거죠? 대략적으로라도요!”“여덟 달 전에 있었습니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영대의 의학 기술은 그 이후로 이제 거의 완벽에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영대보다 훨씬 더 뛰어나시지만요! 정말로 믿을 수 없네요!” 순재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여덟 달 전이라고? 그럼 정말로 대명 할아버지인가?’반년동안 도윤에게 많은 기술을 가르친 후로, 대명은 일종의 증표를 받고서 서둘러 떠났다. 그로부터 대명을 못 본지 1년 반이 흘렀다. 고난에 처했을 때 대명에 대해 수소문하려고 아무리 노력한들 성과가 없었다. 대명은 정말로 공기 중으로 사라진 듯했다!그럼에도 도윤이 확신하는 한가지는 대명은 정말로 강하다는 점이었다.‘그래, 대명 할아버지
그러자 순재는 증상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말을 끝마쳤을 때 도윤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게 느껴졌다.‘…뭐? 이…이 증상은… 이건 감기 같은 게 아니야! 이건 내가 영혼을 빨아 먹혔을 때 겪었던 증상이랑 똑같잖아! 내 피와 산소를 집어 삼키는 듯한 증상! 병이라기 보다는 이건 악의 기법이야!”영혼 흡입은 그에게 심어진 기억들로부터 습득한 악의 기법이었다. 그때 도망치기 위해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에 이 기법을 잘 알고 있었다. 당시 더 나은 대안방법이 없었다.그런데, 왜 난 데 없이 수많은 애들이 영혼 흡입의 영향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거지? 이 기법을 아는 또 다른 누군가가 있는 건가..?’ 도윤은 당황하며 혼자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이 일에 대해 생각에 잠겨 있을 때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먼저 아이들에게 달려가서 영혼 흡입의 영향에 정말로 고통을 받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지체할 시간이 없습니다! 함께 가겠습니다!” 도윤이 서둘러 말했다.“정말로 감사합니다, 선생님! 지금 이사장님과 다른 의사분들이 회의를 하고 계십니다! 먼저 그 곳으로 가서 새로운 증상이 발견된 게 있는지 확인해 봅시다! 그러고 나서 제가 격리실로 안내하겠습니다!” 순재가 대답했다. 곧 도윤은 순재와 두 명의 인턴과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병원 로비에 들어서자 여러 학부모들이 한 곳에서 울고 있었다. 물론, 아이에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그 어떤 부모라도 눈물을 보일 것이었다.그들을 지나 네 사람은 서둘러 회의실로 향했다.순재는 꽤 높은 직위였기에 그가 데리고 들어온 사람에 대해 그 누구도 물어보지 않았고 오히려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도윤은 서둘러 자리에 앉아서 회의실 앞에 놓인 큰 화면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지난 삼일 동안, 100명의 아이가 저희 쪽 보내졌고 모두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입니다. 기록된 사례를 확인해 본 결과, 아이들은 구토와 각기 다른 정도의 폐 감염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후자의 경우 광범위하게 신체 기관을 망
이 문제에 대해서 개인적인 의견이 있다고 한들 그들 중 그 누구도 감히 한마디 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아이들을 구하는 데 성공한다면 공로와 인정을 받을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분명 욕을 먹게 될 것이었다.그들이 자진해서 희생양이 될 리는 만무했다.“…더 하실 말씀 있으신 분 있습니까..?” 자리에 있던 의사들을 쭉 훑으며 오혁이 다급히 물었다.물론 그 누구도 감히 나서지 못했고 그들은 오혁이 둘러보자 서둘러 시선을 회피했다.그들의 반응을 보자 오혁은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그가 견고히 쌓아온 명성은 곧 끝날 것만 같았다…하지만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하던 그 때, 갑자기 누군가 침묵을 깨며 말을 꺼냈다. “몇 가지 방안이 있긴 합니다”실제로 누가 의견을 내놓으려고 하는 소리를 듣자, 방 안에 있던 모든 의사들은 바로 고개를 돌려 발언자를 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지금까지 회의실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있던 사람이었다. 만약 지금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모든 사람들은 그가 자리에 있는지조차 몰랐을 터였다. 그럼에도 모두들 그가 말을 꺼냈다는 점에서 당황했다. 어쨌거나, 사람들은 그가 단순히 순재의 인턴이나 운전기사 심지어 비서 중 한 명일 거라고만 생각했었다.“…누구야?”“장교수님 인턴 아니야..?”“나도 몰라! 내가 알기론 장교수님 인턴은 두 명뿐인데!”모두가 도윤을 바라보면서 자기들끼리 한두마디 했지만 도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건 조금 전 화면에 나타난 영상을 다 봤다는 것이었다.증상 목록 중에 장기부전이 추가되면서 도윤은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영혼 흡입 기법이라고 100% 확신했다.하지만, 용의자는 이제 막 기법을 배운 사람이 아이들에게 사용한 것 같았다. 아이들에게 연습 삼아 이 기법을 사용했다고 보는 것도 억측은 아니었다. 어쨌거나, 도윤처럼 이 영혼 흡입 기법을 숙달했더라면, 아이들은 분명 탁승수나 다른 사람들처럼 빨려 들어가서 재가 되고 말았을 것이었다.도윤은 이전
순재는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다급하게 모든 사람들을 진정시키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도윤이 말한 누군가가 아이들의 산소와 혈액을 빼내가고 있다는 말을 듣자 순재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럼에도 방금 전에 도윤의 기술과 능력을 두 눈으로 보았기에 순재는 도윤의 모든 행동을 믿고 있었다.“하하! 장교수님. 제가 방금 이 사람이 한 일은 그냥 우연이라고 말씀드렸었죠? 정말로 능력이라곤 없다니까요! 이렇게 어린데, 뭘 알겠어요? 말하는 거 들어보니까 그냥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진욱이 불쾌해하며 중얼거렸다.특별히 큰 목소리로 말한 것은 아니었지만 회의실에 있던 모두가 그가 한 말을 들을 수 있었다.진욱은 누가 봐도 도윤을 시샘하고 있었다. 어쨌거나 오랫동안 짝사랑 해왔던 후배 희선이가 방금 도윤을 보는 눈빛을 보았다. 한번도 본 적 없었던 눈빛이었다!도윤이 짜증이 났던 진욱은 계속 사람들 앞에서 도윤을 망신을 주고만 싶었다. 자신의 인턴이 하는 말을 듣자 순재의 표정은 바로 굳어지며 진욱을 보며 말했다. “조용히 해! 이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거야! 일단 먼저 이 선생님 말씀부터 들어봐야지! 선생님 말씀이 옳으면 어쩌려고?”도윤은 이제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그런 식으로 욕을 먹고 야유를 받으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었다.“세상에는 당신들이 모르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도윤이 차갑게 대답했다.“…그러면… 혹시 치료법이 있을까요, 이 선생님..?” 도윤을 믿기로 결심하고 순재가 물었다.“있습니다. 침술과 약초입니다. 그렇지만 빨리 움직여야 합니다. 아이들의 장기가 완전히 망가진다면 더 이상 손 쓸 수 없습니다!”“지금 얼마나 경솔한 줄 알기나 합니까? 장교수, 지금 백 명이 넘는 아이들 생명이 달린 일이 장난 같아요? 아무 경험 따위 없는 어린 애이지 않습니까! 이 상황에서 뭘 알겠어요?” 다른 의사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그러면, 더
“하하! 그게 무슨 말이죠? 그럼 좋아요. 만약 아이들 질병을 치료하는데 성공한다면, 제가 시키는 뭐든 하겠습니다!” 진욱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이렇게 무심코 이런 말을 내뱉는 걸 보니 진욱은 도윤이 생명이 위태로운 아이들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게 분명했다.그 말을 듣자 도윤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순재와 이사장과 함께 격리실로 향했다.이때 오직 이 세 명만이 입장이 허용되었고 도윤은 환복을 하고서 이 두 명과 함께 격리실로 들어갔다.그러자, 아이들 모두 울음은 그쳐져 있었고 방 안은 섬뜩할 정도로 조용했다. 도윤이 한 눈에 보아도 아이들의 안색은 어두울 뿐만 아니라 몸도 부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입술이 갈라진 것처럼도 보였다.증상들과 아이들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것을 보자 도윤은 영혼 흡입 기법의 영향이라는 것을 정말로 확신할 수 있었다! 이 피해로부터 보아하니 도윤은 아이들은 영혼 흡입 기법 힘의 3분의1 정도만 경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의 몸이 이렇게 부어 보이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아이들 몸 안에 있던 수분들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내부 장기가 망가지고 있었기에 고열은 불가피했다!“…정…정말로 잔인하군.” 도윤은 숨죽여 으르렁거렸다. 만약 정말로 이들을 모두 치료하려 한다면, 침술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나중에 확실히 몸 안 혈액과 산소의 순환이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윤은 빼앗긴 산소와 혈액을 보충하기 위해 그들에게 영혼 흡입 기법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만약 그랬다간 비달석을 찾기도 전에 그의 정체가 들통이 날 것임을 알았다. 그렇게 된다면 아린이 그가 있는 곳까지 그를 잡으러 올 것이었다. 그렇게 잡힌다면 절대 아린의 힘에 맞설 수 없다는 것도 알았다. 이를 바득 갈며 도윤은 그런 일이 있더라도 이 생명들을 구하는 것이 여전히 더 중요하다는 것을 되뇌었다. 도윤은 이미 전에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 여러 명의 혈액과 산소를 빼낸 적이 있었기에 이 모두를 구하
순재조차도 너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그들의 이 뜨거운 환호는 아이들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났다는 점에서 기인했다.아이들을 다시 한번 조심히 살핀 후에 두 남자는 손바닥을 맞잡으며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려 서로를 꽉 껴안았다. 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가!“이 선생님 정말로 죽음에 생명을 불어넣으셨습니다!” 두 남자가 깊은 존경심을 표하며 말했다.도윤은 그들의 말에 그저 살짝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칭찬과 존경 같은 것은 그에게 별 의미는 없었다. 아이들이 치유되기만 한다면 목표를 이룬 것이나 다름없었다.이제 이 일은 해결했으니 그의 고민은 다른 쪽에 있었다. 성남시에서 이런 극악무도한 짓을 저지른 범인이 누구일까? 그리고 자신보다 강할까 약할까? 그 자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분명 사람들을 또 다치게 할 것이었다!방금 전 내부의 힘을 거의 다 사용했기에 도윤은 빨리 조치를 취해야 했다. 지금 아린의 상태가 가장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서 그녀가 그를 감지해낼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았지만 도윤은 서둘러 마운틴 탑 빌라로 달려가야 한다는 점은 알고 있었다. 어쨌거나 비달석이 코 앞에 있는 한, 아린은 감히 도윤에게 접근하지 못할 것이었다. 이 점을 염두해두고 그는 재빨리 격리실에서 달려나갔다.하지만, 도윤이 밖으로 나가니 성공적으로 아이들을 구해냈다는 소식을 들은 사람들이 함성과 존경의 눈빛을 보내며 그를 반겼다. 도윤이 신성 침술 기법에 능숙한 모습을 보자, 몇몇 나이가 좀 있는 의사들은 도윤 앞에서 무릎을 꿇기 시작하며 제자로서 받아주기를 바라고 있었다.그때, 차가운 얼굴 표정으로 있던 진욱이 바로 말을 했다. “놀랍네, 운이 참 좋네요. 나이도 어리면서!”원래 도윤은 바로 자리를 떠날 생각이었지만 진욱의 말을 듣자, 고개를 돌려 그 거만을 떠는 남자를 보고서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나저나, 방금 전 한 약속은 기억하죠?”“..뭐요…?” 진욱이 당황하며 말했다.“제가 똑똑히 기억하는데.. 당신이 제가 아이
한 눈에 그녀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차에서 내려 무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도윤이 소리쳤다. “적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더니.”말을 마친 그의 표정은 바로 차가워졌고 그녀를 계속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이 아이들한테 영혼 흡입 기법을 쓴 사람이지?”“허허, 그럼. 너만 그 기법을 쓸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도, 이렇게 빨리 왔다니 유감이군… 안 그랬으면 오늘 밤 더 많은 아이들의 피와 산소를 계속 빨아들여서 내 훈련 수준을 높일 수 있었는데 말이지!” 문서처럼 보이는 것을 불길 속으로 던지며 노파는 천천히 일어섰다.도윤을 쳐다보는 눈은 단호하고 결연했고 그녀가 말했다. “이도윤, 너가 정말로 강하다는 건 내 인정하지… 내가 그때 너를 과소평가하지만 않았어도 너가 성주술사 사람들의 목숨을 그리 많이 앗아가진 못했을 텐데 말이야! 그런데, 오늘은 절대 도망 못 가! 분위기 파악했으면 당장 고분고분하게 날 따라와! 위대한 영주님께서 널 기다리시니!”이 노파는 다름 아닌 탁향연으로 성주술사 협회의 리더였다! 당시 도윤의 힘과 능력이 봉인된 상태였기에 향연은 도윤의 남동생과도 같았던 승표를 죽일 수 있었다!당시 승표 죽음에 대한 복수로 향연을 죽이고 싶었지만 당시 도윤의 우선순위는 도망을 쳐야 하는 것이었기에 그러지 못했었다.그럼에도 도윤은 그때 아린이 향연을 불렀던 것이 기억났다…. 둘은 아는 사이인 게 분명 했다. 그 생각을 하니 도윤은 다소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위대한 영주..? 지금 윤아린을 말하는 거야?”“그래! 그러니까 우리 영주님이 얼마나 강한지는 알고 있겠지? 내가 뭐 하나 알려주지. 주요 세 개 종교와 아홉 개 사상 학파는 잘 알고 있을 거야. 맞지? 그럼 그 세 종교가 모두 우리 위대한 영주님 지배하에 있다는 거 알고 있어? 그렇기에 우린 전세계에 신봉자들이 있지! 그러니 우리 위대한 영주님으로부터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아!” 노파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내가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기 바라는
“놔… 당장 풀어 주지 못해..!” 향연이 피투성이가 된 도윤에 다시 공격을 하려 하자 납치되어 있던 세 명이 공포에 떨며 소리쳤다. 특히 리나는 미나의 부모님보다 훨씬 더 큰 소리로 외쳤다.“..하! 이런 쓰레기 같은 놈을 죽이는데 쓰이는 내 힘이 아깝지! 그러니… 야, 탁승표! 얘가 너가 그렇게 아끼는 형 맞지? 가서 주제 파악 못하고 있는 저 새끼를 죽여버려! 여기서 일어난 일은 내가 전적으로 책임질 거니까 위대한 영주님 걱정은 안 해도 돼!” 향연이 명령을 했다. 김 씨 가문 사람들의 애원도 아무 소용이 없는 듯했다. 오히려 그들은 향연의 분노만 키웠을 뿐이었다.그럼에도 향연이 승표를 대하는 모습은 손자가 아닌 그저 성주술사 아무 사람에게나 대하는 태도처럼 보였다. 다시 보니, 향연과 승표의 관계는 ‘개’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렸다. 아주 말 잘 듣고 사나운 개… 그는 실제 승표와 닮은 점이 전혀 없었다!뭐가 됐던 간에, 명령을 듣자, 부활한 승표는 도윤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하면서 즉시 분노에 찬 눈을 보였다. 이미 다칠 대로 다친 도윤 앞에 서서 승표는 조금의 주저도 없이 도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도윤이 느끼기에 그 주먹 자체는 마치 뛰다가 유리문에 부딪힌 느낌이었고 순간적으로 어지러워졌다. 그러니까 승표의 내부의 힘도 이 정도로 향상되었다는 말이었다… 정말 말도 안되는 변화인데..“좋아! 아주 잘했어!” 향연은 입가에 악의적인 미소를 띠며 사악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하, 어떠냐, 이도윤? 동생이라고 생각했던 사람한테 이렇게 맞으니까… 승표 같은 ‘개’도 너를 죽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기분이 어때?”사악한 웃음을 잠시 멈추고서 향연은 무표정한 표정을 지으며 승표의 발 밑으로 단검을 던졌다.아직도 살기가 가득한 손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향연은 도윤을 보고서 말했다. “자, 어쨌거나 넌 오늘 여기서 죽게 될 거니까 승표가 마지막 훅을 날리는 게 좋겠어! 동생이라고 생각한 사람에게 죽는 게 어떤 건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