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아! 바로 11조야!” 소건우는 갈라진 목소리로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대답했다. 엄진우의 말을 인정하는 순간, 소씨 가문의 여러 세대에 걸친 모든 축적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소건우 본인도 철저히 빈털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엄진우를 그냥 보낸다면 엄진우는 그를 소지안의 아버지라는 이유로 목숨은 살려두겠지만 대신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그러니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오늘 중으로 비담의 자금을 반환하고 소씨 가문의 모든 자산을 소지안의 명의로 돌리세요. 일이 끝나면 여기서 나가셔도 됩니다.”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넌 대체 어떻게 윤씨 가문을 굴복시킨 거지? 상대는 무려 제경의 윤씨 가문이었어!” 소건우는 큰 소리로 외치며 억울함을 표현했다. 그 말을 들은 두 명의 집행관은 충격을 받고 엄진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지금 잘못들은 건가? 제경 윤씨 가문을 굴복시켰다고? 장난 아닌가? 엄진우는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다시 상대를 바라보았다. 그가 막 입을 열려는 순간, 심문실 문이 열렸다. 한 중년 땀을 뻘뻘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들어왔다. 상대를 확인한 소건우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저 사람은...“엄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삼장로께서 뵙고 싶어 하십니다. 부디 귀한 시간을 내주세요.” 중년 남자는 빠른 걸음으로 엄진우에게 다가가 머리를 숙이며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삼장로? 어떤 삼장로요?” 엄진우는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물었다. “엄 선생님, 저는 용국 궁정 비서처의 부비서장입니다.” 중년 남자는 송구스럽다는 표정으로 두 손을 내밀었다. 웃는 얼굴에 침 뱉지 않는다고 엄진우도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날 만나고 싶다면 직접 오셨어야죠. 내가 제경으로 만나러 가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엄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삼장로께서는 이미 창해시에 도착하셨습니다.” 부비서장은 여전히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안
회의에서 그들은 원로회에서 윤씨 가문을 포기하고 사태를 진정시키기로 결정했지만 본질적으로 이것 또한 권력 싸움이나 마찬가지였다. 삼장로의 파벌은 오래전부터 윤씨 가문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들은 이번 기회를 이용해 윤씨 가문을 무너뜨리고 자신들의 파벌이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을 차지하려 했다. 그런데 엄진우는 윤씨 가문을 무너뜨릴 능력이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엄진우는 윤씨 가문과 일련의 거래를 체결했다. 이 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엄진우의 사람이 윤씨 가문의 북강 유전과 송전소를 접수하고 윤씨 가문의 이 두 생명줄에서 51%의 지분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윤씨 가문은 목숨을 부지할 수 있게 되었고 용국과 용국 궁중에서 여전히 높은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부터 윤씨 가문은 엄진우의 눈치를 봐야만 한다. “칭찬은 필요 없어요. 윤씨 가문이 치른 대가는 그들이 날 모욕한 대가일 뿐, 용국 궁정과는 무관하죠. 용국 궁정이 창공17을 돌려받고 싶다면 진심을 보여줘야 할 거예요.” 엄진우는 삼장로의 칭찬에 자만하지 않고 담담히 말했다. 그 말에 삼장로는 미간을 찌푸렸다. “엄진우 군, 자네도 알다시피 현재 원로회에서는 자네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이번에는 내가 평화롭게 해결하자고 강력히 주장해서 자네가 윤씨 가문을 굴복시킬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창공17을 돌려받는 책임은 내가 지게 됐어. 그러니 부디 날 이해해 주길 바라네. 그리고 지금 자네에게 필요한 건 단합할 수 있는 모든 적을 단합하는 거지. 더는 적을 만들지 마.” 삼장로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즉 창공17을 돌려주지 않으면 우리는 적이 된다는 말씀인가요?”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고 삼장로는 대답 대신 침묵을 지켰다. 엄진우는 가볍게 웃었다. “우리가 아군이 된다고 해도 장로님 혼자서 무슨 힘이 있겠어요? 정 비교하자면 난 여전히 실질적인 이익을 더 선호하는 편이죠.” 삼장로는 엄진우가 이렇게 단호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렇다며
“그럼 그렇게 하죠.” 엄진우는 잠시 고민하다가 동의했다. 그는 자기가 제시한 요구가 용국 궁정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것을 예상했었다. 그저 최대한 높게 요구하고 적절한 가격에 합의하려는 의도였다. “오늘 안에 결과를 알려주지.” 삼장로는 한마디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날 오후 엄진우는 조중영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엄 선생님, 엄 선생님의 작품입니까?” 전화기 저편의 조중영의 목소리에는 환희가 가득했다. “승진을 말한다면 맞아요. 내가 손 좀 썼어요.” 엄진우는 마치 사소한 일을 처리한 것처럼 가볍게 말했다. “엄 선생님의 은혜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조중영은 깊은숨을 들이마시며 진심 어린 감사의 말을 전했다. “북강의 그 반쪽 호부는 받았어요?” 엄진우가 웃으며 물었다. “받았습니다.” 전화기 저편에서 조중영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반쪽 호부로는 북강 군계를 완전히 장악할 수 없겠지만 북강 군정 수장의 신분과 이 반쪽 호부를 합친다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시간이 있을 때 가능한 많은 북강 군계의 힘을 잡으세요.” 엄진우가 조중영에게 당부했다. 북강은 엄진우의 본거지로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곳이다. 비록 엄진우는 더는 명왕이 아니지만 북강의 백만 장병들에게 그는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존재였다. “알겠습니다!” 조중영은 서둘러 대답했다. “내일 북강으로 갈 거예요.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지 명단을 줄 테니 그때까지 준비하세요.” 말을 마친 엄진우는 전화를 끊었다. 늦은 밤. 하루 종일 바빴던 엄진우는 곧 잠에 빠져들었다. 어둠 속에서, 갑자기 방 문이 소리 없이 열렸고 엄진우는 눈꺼풀을 살짝 떨었다. 엄진우는 늘 경계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아무리 깊이 잠들어 있어도 누군가 다가오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눈을 뜨지 않고 계속 자는 척했다. 이때, 한 그림자가 엄진우에게 다가오더니 한 손을 이불 속으로 밀어 넣었다. “쓰읍!” 엄진우는 차가운 숨을 들이
“빨리! 지금 바로 출발하자!” 조중영은 엄진우가 이미 비행기에 탑승했다는 소식에 급히 비서에게 말했다. 비행기 안, 엄진우는 비즈니스석에 앉아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어제 하루 종일 피곤했고, 밤새도록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특히 예우림은 더욱 미쳐 있었는데 날이 밝아서야 겨우 떠났다. 이때, 엄진우의 앞자리에 앉아 있던 남자가 서비스 벨을 눌렀고 곧 아름다운 외모에 검은 스타킹을 신은 승무원이 빠르게 다가왔다. 그녀는 남자 옆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어 남자를 향해 하얀 목선을 드러냈다. “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그녀는 웃으며 물었다. “번호 좀 찍어. 비행 내내 지켜봤는데 아주 내 맘에 쏙 드네.” 남자는 과감하게 승무원의 몸을 훑어보았는데 특히 그녀의 다리를 지날 때는 눈알이 빠져나갈 듯했다. “죄송하지만, 손님. 규정상 개인 연락처는 승객에게 제공할 수 없습니다.” 승무원은 남자의 시선에 불쾌함을 느꼈지만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예의 바르게 거절했다. “됐거든? 나 이 항공사 비행기만 수년간 타왔어. 나 정상급 회원이라고. 이 항공사의 승무원들이 내 침대에 올라온 걸 양손으로 다 셀 수 없을 정도야.” 남자는 자랑스러운 듯 말했다. 승무원의 눈에 잠시 혐오감이 스쳤지만 곧 평정을 되찾았다. “죄송합니다, 손님. 더 도와드릴 일이 없으시면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말을 마친 승무원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거절당한 남자는 당황하며 화를 냈다. 그는 승무원의 손목을 낚아챘다. “어디서 고상한 척이야? 내 눈에 들어온 걸 영광으로 생각해야지!” “손님, 자제해 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사람을 부르겠습니다.” 승무원은 남자의 손에서 벗어나려 했지만 그녀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여자였다. “사람을 불러? 우리 아버지가 바로 이 항공사 주주야! 네가 사람을 불러봐야 결국 내 침대로 보내질 뿐이지.” 남자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거참 시끄럽군.” 남자의 뒤에
쪽지를 확인한 엄진우는 승무원을 향해 미소를 짓더니 쪽지를 구겨 버렸다. 착륙이 가까워지자 그녀는 다시 엄진우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와 함께 움직이세요, 손님.” “마음은 알겠지만 그럴 필요 없어요. 나한테 뭘 어떻게 할지 두고 볼 생각이라서요.” 엄진우는 고개를 저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흥, 곧 알게 될 거야.” 앞에 앉아 있던 남자는 머리를 돌리며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손님, 지금 가지 않으면 늦습니다!” 승무원이 초조하게 재촉했다. “가? 어딜 가? 경고하는데 참견하지 마. 그렇지 않으면 네 상사에게 말해 널 해고할 거야.” 남자는 승무원을 노려보며 위협했다. “난 신경 쓰지 말고 일이나 보세요.”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결국 승무원은 아무 말도 못 하고 자리를 떠났다. 곧 비행기가 착륙했다. 엄진우가 비행기에서 내리자 남자는 엄진우가 도망이라도 갈까 봐 그의 곁에 바싹 붙었다. 이때 한 무리의 건장한 남자들이 엄진우 쪽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도련님!” 그들은 일제히 외쳤다. 남자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자식 잡아! 비행기에서 내 좋은 일을 망친 놈이야.” 남자가 크게 외쳤다. 곧 건장한 남자들이 살기를 품고 엄진우를 노려봤다. “하지 마세요!” 이때 승무원이 달려와 헐떡이며 엄진우의 앞을 가로막았다. “공항 직원들에게 연락했으니 함부로 행동하지 마세요! 그렇지 않으면 다들 콩밥 먹게 될 겁니다!” 승무원은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말에 남자는 잠시 멍해졌다가 곧 큰 웃음을 터뜨렸다. “직원들이 뭐 어쩔 수 있다고? 순진하군.” 말이 끝나기 바쁘게 공항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다가왔다. “공항에서 소란을 피운다는 게 누구야?!” 직원들은 인상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물었다. “바로 나다!” 남자는 거리낌 없이 말했다. “당신 누구야? 공항에서 소란을 피우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고 있어?” 직원은 냉정한 표정으로 물었다. “난 오
“죽음이 코앞인데도 입이 여전히 거칠군. 처리해!”오우현은 분노에 찬 어조로 외쳤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의 타수들은 이리떼처럼 엄진우에게 달려들었다.기하영은 비명을 지르며 두 눈을 가린 채 차마 보지 못했다.그 타수들은 모두 체격이 건장한 자들이었고 엄진우의 가녀린 몸으로는 그들을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곧 기하영은 귀가 조용해지며 세상이 잠잠해진 것처럼 모든 소리가 사라진 것을 느꼈다.그녀는 손을 떼고 눈을 떴다.눈앞의 광경을 보고 기하영은 입을 벌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오우현의 타수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생사가 불분명했다.엄진우는 뒷짐을 쥐고 심지어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은 상태였다.꿀꺽!오우현은 힘겹게 침을 삼키고 공포에 찬 눈길로 엄진우를 바라봤다. "싸... 싸움 잘하면 뭐? 싸움보다 중요한 건 세력이야! 당장 우리 아버지 부를 테니까 너 딱 가만히 있어. 이 작은 북강 땅에서 난 아직 누굴 무서워한 적 없어!" 오우현은 바로 휴대폰을 꺼내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지금 어디예요? 공항에 계신다고요? 잘됐네요. 여기 어떤 새끼가 절 무시해요. 좀 처리해 주세요. 네, 그럼 손님 접대가 끝나면 와주세요.”전화를 끊고 오우현은 말했다.“아버지 손님 접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 오늘 네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지 않는다면 난 오씨 성을 버릴 거야. 아버지가 지금 누굴 접대하고 있는지 알아? 말하면 깜짝 놀랄걸! 북강의 새로 온 군정 책임자 조중영 장관님이야.”오서화가 지금 공항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오우현은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그래? 그럼 네 아버지가 너에게 조중영이 왜 공항에 왔는지 말했어?”엄진우는 조중영이 그를 맞이하기 위해 공항에 올 것이라고 미리 알고 있지 않았지만 조중영이 이때 공항에 있다는 것은 다른 이유가 없었다.“어디서 감히 조 장관님의 이름을 함부로 불러? 이 북강에서는 조 장관님이 모든 권력을 쥐고 있어. 그분이 공항에 오는 데 누구한테 보고라도 해야
조중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큰 걸음으로 엄진우에게 다가갔다.오서화는 차갑게 웃었다.감히 내 아들을 괴롭혀? 내가 누군지 똑똑히 보여주지.오우현의 얼굴에도 음험한 웃음이 가득했다. 몇 마디 말로 조 장관님을 엄지우에게 반감을 품게 만들어서 속으로 자기가 정말 천재라고 생각했다.조중영이 격노하여 신분도 잊은 채 사람들 앞에서 엄진우를 한 대 때린다고 해도 오우현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조중영의 행동은 모든 사람을 경악하게 만들었다.“엄진우 씨, 제가 늦었습니다.”조중영은 엄진우 앞에 멈춰 서더니 약간 허리를 굽혔다.그는 이른 아침부터 공항으로 엄진우를 마중하러 나왔지만 공항에 도착했을 때 많은 북강의 상인과 관리들이 다가와 인사를 나누는 바람에 시간을 낭비하고 말았다.“북강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엄진우는 무심히 말하며 밖으로 걸어 나갔고 오서화와 오우현 부자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았다.“네.”조중영은 단호하게 대답하고 엄진우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오서화의 옆을 지나가며 조중영은 그들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엄진우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오서화와 오우현 부자는 계속해서 몸을 떨고 있었다.대체... 어떤 사람을 건드린 거야?조중영은 국경을 지키는 대관이었다!조중영이 이처럼 공손하게 대하는 사람이라면 설마 제경의 황태자들 중 하나란 말인가?이 생각에 오서화는 마치 벼락을 맞은 듯했다.“이 불효자야! 우리 오씨 가문이 이제 너 때문에 망하게 생겼어.”오서화는 오우현의 얼굴을 한 대 치며 이를 악물었다.오우현은 얼굴을 감싸 쥐고 혼이 나간 듯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날 북강에서는 오씨 가문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시작되었고 불법 행위 28건이 밝혀졌다.오씨 가문의 주요 구성원, 오서화와 오우현 부자도 모두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이 모든 것에 대해 엄진우는 신경 쓰지 않았다.그의 눈에 작은 오씨 가문은 그저 눈에 띄지 않는 개미일 뿐이었다.“엄진우 씨, 말씀드릴 일이 있습니다.”한 차실 안에서 조중영이 엄진우에게
“엄진우 씨, 방법이 있으신가요?”조중영이 조심스럽게 물었다.“내일, 그 윤경이라는 사람을 직접 만나보겠어요.”엄진우는 무심하게 말했다.이 말을 듣고 조중영의 얼굴에 난감한 표정이 떠올랐다.“엄진우 씨, 제가 북강의 군정 총책임자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호부도 절반밖에 받지 못해 아직은 군대를 동원할 수 없습니다.”조중영은 약간 부끄러운 듯 말했다.“군대를 동원한다고요? 나 혼자면 충분해요.”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조중영의 안색이 급격히 변했다.“절대로 안 됩니다. 윤경은 잔인하고 냉혹하며 부하 중 수많은 고수도 있습니다. 혼자 가신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그는 급히 말했다.“걱정 마세요. 북강에서는 아직 날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어요.”엄진우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조중영과의 대화를 마치고 나서 엄진우는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엄진우 씨, 안녕하세요. 갑작스러운 연락 죄송합니다. 저는 기하영입니다. 항공사 시스템을 통해 엄진우 씨의 연락처를 알게 되었어요. 오늘 엄진우 씨 덕분에 제가 큰 어려움을 면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시간 괜찮으시면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데요?”엄진우의 머릿속에 기하영의 모습이 떠올랐다.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아름다운 승무원 중에서도 그녀의 미모는 단연 돋보였다. 게다가 검은 스타킹에 감싸인 그녀의 긴 다리는 수많은 남성의 꿈이자 이상이었다.“황격 호텔에 있으니 호텔 레스토랑에서 식사하죠.”엄진우는 잠시 고민한 후 답장을 보냈다.“좋아요!”기하영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한 시간 후, 그녀는 엄진우에게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엄진우 씨, 레스토랑 입구에 있습니다.”문자를 받고 엄진우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기하영을 본 순간 그는 눈앞이 환해지는 것을 느꼈다.유니폼을 벗은 기하영은 흰 티셔츠와 회색 플리츠 스커트를 입었고 그 아래로는 흰색 오버 니삭스를 신었다.특히 아무렇게나 묶은 높은 포니테일과 운동화가 그녀를 더욱 어리고 활기차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