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오성준을 발로 걷어찼다.“자업자득이야.”그는 차갑게 말했다.곧 오성준은 집행관들에 의해 연행되었다.“도 선생님...”진한승은 손을 비비며 아부하는 표정으로 엄진우를 바라보았다.그의 이런 모습을 사람들이 보면 크게 놀랄 것이다.진한승은 교육계의 대단한 인물이다.교육부에서도 고위 관리들의 귀빈으로 대우받는 인물로서 그의 제안은 전국의 교육 종사자들에게 귀중한 가르침이 될 정도다.“그냥 도성훈이라고 불러 주세요.”엄진우는 표정이 조금 누그러지며 진한승에게 고개를 끄덕였다.진한승은 한숨을 내쉬며 안도했다.그의 태도로 보아 여전히 제경국제학교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었다.“그래도 도 선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도 선생님, 아까 일은 작은 오해였을 뿐입니다. 이제 오해가 풀렸으니 저희 제경국제학교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셔서 이 대가정에 합류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학교는 최선을 다해 도 선생님을 잘 모실 것입니다. 어떤 요구든지 말씀만 하시면 해결 가능한 것은 즉시 처리하고 해결이 어려운 것은 방법을 찾아 처리할 것이며 최우선 과제로 삼아 처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진한승은 손을 가슴에 얹고 진심 어린 말로 약속했다.“진 교장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 하나만 여쭤볼게요. 제경국제학교에 합류하면 어떤 직책을 맡게 되나요?”“교학 연구주임 자리입니다. 현재 양 교수님이 물리학 교학팀장을 맡고 계십니다.”진한승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원래는 양지한이 교학 연구주임을 맡도록 할 계획이었으나 양지한은 자기가 물리학만 전문으로 다룬다는 이유로 거절했다.현재 교학 연구주임은 제경국제학교가 설립된 이후 계속해서 가르쳐 온 오래된 교사가 맡고 있었다.“교학 연구주임 말고, 담임도 맡고 싶습니다.”엄진우의 말에 진한승은 어리둥절했다.엄진우가 일선 교사를 하고 싶어 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양지한조차도 일선 교사를 맡지 않았고 가끔 대강당에서 강의를 여는 정도였다.“도 선생님, 우리
진한승은 크게 기뻐하며 즉시 엄진우와 계약을 맺고 입사 절차를 진행했다.물질적인 조건은 엄진우가 말하지 않아도 진한승이 자진해서 모두 충족시켰다.제경 중심에 위치한 독립 주택, 마이바흐 S680, 그리고 용국 국적까지 제공해주었다..엄진우는 거절하지 않았다. 어차피 모든 것이 ‘도성훈’ 이라는 신분 아래 이루어진 것이었다.게다가 그는 원래 해외 국적이었지만 이제는 용국 국적이 생겨 여러모로 일이 더 편리해졌다.진한승의 만찬 초대를 거절한 엄진우는 양지한과 함께 캠퍼스를 거닐었다.“도 선생님, 교장과 내기를 하지 말았어야 했어요.”양지한은 주저하며 말했다.“왜? 당신도 내가 성공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엄진우는 그를 힐끗 보며 물었다.“아...”양지한은 다소 당황했다.하지만 연구를 잘한다고 해서 교학도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게다가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고급 지식이 필요하지 않았다. 지금의 제경국제학교 교사진만으로도 이미 용국 교육계의 최고 수준이었다.학생들의 성적을 30%나 올리게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자신감의 문제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불가능한 임무입니다.”양지한이 진지하게 말했다.“그게 무슨 뜻이죠?”엄진우는 의아해하며 물었다.“제경고가 A, B, C 세 등급의 반으로 나뉘어 있다는 것을 모르실 겁니다. A반은 우수반으로, 매번 시험에서 총점의 10% 이상을 잃지 않는 것이 기준이고 B반은 매번 시험에서 총점의 20% 이상을 잃지 않는 것이 기준이에요. 학교가 도 선생님을 A반이나 B반에 배치하면 성적을 30% 올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양지한의 설명에 엄진우는 깜짝 놀랐다.그는 제경국제학교가 전국에서 가장 뛰어난 학교라는 것은 알았지만 학생들이 이렇게 우수할 줄은 몰랐다.한동안 엄진우는 어안이 벙벙해졌다.“하지만 C반이 있잖아요?”그는 급히 물었다.그는 이 학교에서 10년을 보낼 수는 없었지만 거짓 신분이라도 신뢰를 잃고 싶지 않았다.“C반은 전교에 3개 학년당 3개의 반밖에 없어요. 이 C반
엄진우가 C반 담임을 맡는 것을 원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내기에서 이길까 봐서가 아니라 그의 생명이 위험해질까 봐서였다.그와 동시에 제경국제학교에 새로운 교학 연구주임이 왔다는 소식이 학교 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이건 정말 말도 안 돼! 임 선생님이 그동안 잘 해왔는데, 왜 갑자기 바꿔? 게다가 젊은 친구로 바꾸다니, 그 친구가 교학이 뭔지나 알아? 이건 정말 배신이야!”세 명의 교수들이 사무실에 모여 책상을 두드리며 분노를 표출했다.“가자! 그 젊은 친구를 만나봐야겠어.”세 명의 노교수는 즉시 교학 연구주임 사무실로 향했다.엄진우는 이미 교학 연구주임 사무실로 옮겨 학교의 교육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역시 전국 1위의 고등학교답게 고1에서는 이미 고3의 모든 내용을 학습하고 있었다.고2에서는 체계적인 복습과 모의고사를 준비하고 있었다.고3이 되면 만점을 목표로 전력투구하고 있었다.그때 사무실 문이 벌컥 열렸다.사로가 끊긴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문 쪽을 바라보았다.이때 세 명의 노교수들이 기세등등하게 들어왔는데 이들은 호의적인 방문객이 아니었다.“젊은이, 자네가 조금이라도 수치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교학 연구주임 자리에서 물러서.”“자네가 이 자리를 차지하는 건 학생들을 망치는 일이야. 아이들의 미래를 파괴하고 있다고.”“겨우 몇 살이라고 교학이 뭔지나 알아?”“자네가 어떻게 이 자리에 오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네가 나가지 않으면 우리 모두 사직할 걸세.”세 명의 노교수는 침을 튀겨가며 엄진우의 코앞에서 말했다.하지만 엄진우는 화를 내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누구신지 여쭤봐도 될까요?”그가 차분히 물었다.“난 국어 교학팀장이야.”“난 화학 교학팀장이야.”“난 역사 교학팀장이야.”세 명의 노교수는 콧방귀를 끼며 자기들의 신분을 밝혔다.“세 팀장님, 저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왜 제가 교학 연구주임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시는 거죠? 학문이란 나이가 많다고 해서 더 잘하는 게 아니잖아요.
“이... 이 열 문제 중 난 첫 번째 문제만 겨우 풀 수 있어. 왕 선생님은 몇 개 풀 수 있어요?”금테 안경을 쓴 중년 남자 선생님이 옆 사람에게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손 선생님, 당신도 겨우 하나밖에 풀 수 없는데 저는 더 말할 것도 없어요. 하나도 풀지 못했어요.”왕 선생님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손 선생님은 올해 전국 10대 우수 교사 중 한 명이며 그중 유일한 화학 교사였다. 어느 정도로 그는 용국 최고의 화학 교사라고 할 수 있었다. “이 젊은 친구가 이제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으면 좋겠네요. 제경고의 물은 너무 깊어서 그는 절대 감당할 수 없어요.”손 선생님은 고개를 저으며 엄진우에 대한 경멸을 드러냈다.“제경고의 화학 교학팀장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돼요?”하지만 엄진우는 열 문제를 듣고 나서 입가에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었다.엄진우의 말을 듣자 사람들은 격분했다.“아직도 큰소리를 치다니?”“큰소리만 치지 말고 능력을 보여 봐. 능력이 있으면 답해 보라고.””그러게. 내가 보기엔 넌 이 열 문제 중 하나도 답하지 못할 거야.”사람들은 하나같이 꾸짖었다.“젊은이, 학교가 자네를 고용했다는 것은 자네가 어느 정도의 실력이 있다는 뜻이겠지. 이렇게 하지. 스스로 교학 연구주임 자리에서 물러나서 내 조수로 들어와. 나를 따라 제대로 배운다면 언젠가 화학 교학팀장이 될 수 있을 거야.”화학 교학팀장은 엄진우에게 기회를 주려는 듯 말했다.교학 연구주임 자리에 오를 수 있는 배경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완전히 엄진우를 적으로 돌리고 싶지 않았다. 대신 자기의 실력을 알고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랐다.“내가 언제 답하지 못한다고 했죠?”엄진우는 어이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화학 교학팀장은 화를 냈다.“좋아, 그럼 한번 답해봐. 자네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고. 체면을 잃고 창피를 당하지 않길 바라.”엄진우는 웃으며 사무실의 칠판을 잡고 분필을 들었다. 열 문제를 푸는 데 십분도 걸리지 않았다.화학 교학팀장
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는 칠판에 적힌 풀이 과정을 지우더니 멈추지 않고 열 개의 문제를 적어 내려갔다.“단지 진 교수뿐만 아니라, 여기 있는 모든 선생님 중 한 명이라도 이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전 즉시 교학 연구주임 자리에서 물러나겠습니다.”엄진우는 분필을 내려놓으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순간, 모든 화학 선생님이 화를 냈다. 그들은 전국 최고의 화학 선생님들이었고 한 젊은이가 그들을 이렇게 경시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모든 화학 선생님은 칠판 앞에 모여들어 반드시 이 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곧 그들의 표정은 얼어붙었다. 이 열 문제는 확실히 고등학교 화학 지식으로 되었지만 그들은 전혀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시간이 흘러갔다. 마침내 진 교수의 피곤해 보이는 목소리가 들렸다.“우리가 졌어.”진 교수는 몹시 의기소침해하며 돌아섰다.“내가 상대해 보겠어.”국어 교학팀장이 콧방귀를 뀌며 앞으로 나왔다. 곧 그는 준비해 온 열 개의 문제를 냈고 엄진우는 주저하지 않고 하나하나 답을 했다.“문제를 내겠습니다.”엄진우도 열 개의 문제를 냈다. 국어 교학팀장은 땀을 흘리며 말을 잊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는 얼굴을 가리고 떠났다.“시간 낭비하지 말고 내가 먼저 문제 낼게요.”엄진우의 눈빛은 날카롭게 역사 교학팀장을 쳐다보았다. 역사 교학팀장 역시 열 개의 문제 중 하나도 답하지 못했다.사무실 안팎은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말했잖아요. 연구를 하는 데는 나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또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엄진우는 당당하게 자리에 앉아 사람들을 노려보았고 모든 사람이 말을 잇지 못했다. 사실이 모든 것을 증명했다. 적어도 학문적으로는 이 자리의 어느 누구도 엄진우를 이길 수 없었다.“이제 아무도 의견이 없다면 모두 돌아가서 열심히 일하세요. 배부르고 할 일 없어서 여기 서 있어요? 이 시간에 연구를 좀 더 하세요. 여러분의 수준으로는 제 답을 보여줘도 이해하지 못할 겁니다.
진한승이 엄진우에게 맡긴 반은 고3-17반, 고3학년의 유일한 C반이었다.복도를 지나가던 엄진우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수업 시간이었다.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리며 고3-17반 교실 앞에 다가갔다. 창문은 모두 검은 벽지로 덮여 있어서 안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는 교실 문손잡이를 돌려보았지만 문이 열리지 않아 결국 문을 두드렸다. 안은 여전히 소란스러웠고 한참을 기다렸지만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참다못한 엄진우는 문을 발로 차서 열었다.안의 광경을 보고 엄진우는 깜짝 놀랐다. 책 조각이 널려 있는 교실 안에는 한 정장을 입은 선생님이 있었는데 온몸이 테이프로 묶인 채 의자에 결박되어 있었고 옷은 찢어져 여러 군데에 구멍이 나 있었다. 한 학생은 교탁 위에 서서 손에 든 생수병을 선생님의 머리 위에 대고 물을 쏟고 있었고 또 다른 학생은 채찍을 들고 선생님을 때리고 있었다. 몇몇 남녀 학생은 서로 껴안고 키스를 하며 심지어 손을 치마 속으로 집어넣고 있었다.이게 학생이야? 완전히 깡패들이잖아. 여긴 법도 없어?엄진우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교탁 위에 서 있는 학생을 잡아 끌어내렸다.“야, 너 누구야?”그 학생은 생수병을 엄진우에게 던지며 욕설을 퍼부었다.엄진우는 다른 학생의 손에서 채찍을 빼앗아 강하게 교탁을 내리쳤다.쾅!채찍 한 번에 교탁이 산산조각 났다.순간 모든 학생이 놀란 표정으로 엄진우를 바라보았고 키스하던 학생들도 손을 떼었다.“소개하자면 난 너희들의 새 담임인 도성훈이다. 앞으로 너희들을 제대로 교육할 것이며 너희 같은 사회 쓰레기들을 다시 사람으로 만들어 주겠다.”엄진우는 어두운 안색으로 싸늘하게 말했다.학생들은 어리둥절하게 엄진우를 바라보더니 이내 교실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너 술 마셨어? 우리 장난감이 되어야 이 학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쫓겨나고 말 걸. 전화 한 통이면 넌 이 나라에서 발붙일 곳이 없을 거야. 어디 한 번 더 떠들어 봐
엄진우는 미간을 찌푸렸다.“또 참가할 사람 있어?”학생들이 일제히 일어났다.엄진우는 몸을 돌렸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엄진우가 돌아서자 모든 학생이 꼼짝하지 않았다.그러나 그 잘생긴 남학생의 손에는 이미 총이 들려 있었고 그의 다른 손에는 탄창이 쥐어져 있었다.엄진우의 시선이 그의 몸을 스쳐 지나갔지만 매우 평온했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다시 돌아섰을 때 탄창이 총에 장전되었지만 아직 안전장치가 풀리지 않았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번에는 그 남학생이 안전장치를 풀고 손가락을 방아쇠에 얹었다.“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학생들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엄진우를 바라보고 있었다.그 남학생의 총구는 엄진우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고 얼굴에는 미소를 지었다. 입에서 “빵!”이라는 소리를 내는 동시에 방아쇠를 당겼다.총알이 엄진우의 심장을 향해 날아갔다.엄진우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마치 겁에 질려 얼어붙은 것 같았다.“하하하!”학생들이 크게 웃으며 잔인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총알이 엄진우의 심장에 닿기 직전에 그는 손을 뻗어 총알을 잡았다.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그 남학생은 눈을 크게 뜨고 엄진우를 놀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엄진우는 손을 펴서 보여주었고 그의 손바닥에서 총알이 굴러떨어졌다.“너희들 방금 전부 움직였어.”엄진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하며 잘생긴 남학생에게 다가갔다.그 남학생은 겁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도망치려 했다.이건 뭔 괴물이야? 맨손으로 총알을 잡다니. 말도 안 돼!그러나 그는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엄진우에게 잡혔다.그는 총을 들어 엄진우의 머리를 향해 연달아 방아쇠를 당겼다.엄진우는 머리를 좌우로 움직여 모든 총알을 피했다.그리고는 맨손으로 그 남학생의 총을 잡아 주물러 폐철 덩어리로 만들어버렸다.“너부터 시작해서 벌받자.”엄진우는 잔인한 미소를 지으며 남학생의 팔꿈치와 무릎 관절을 탈골 시켰다.남학생은 돼지 잡는 듯한 비명을 질렀다.이 비명은 옆 반 학생들까지 끌어들였다.
“도 선생님, 학생들에게 무슨 짓을 한 겁니까?”진한승은 엄진우를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별거 아니에요. 그저 친절하게 대화를 나눴을 뿐입니다. 학생들은 각자 잘못을 깊이 깨닫고 새 사람이 되기로 결심했어요.”엄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 모습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그러나 고3-17반 학생들의 눈에는 마치 악마처럼 보였다.“도 선생님...”진한승의 표정은 복잡했다.이 학생들이 어떤지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대화와 설득으로 해결될 일이었다면 이렇게 무서운 존재들로 되지 않았을 것이다.아까 교실에서 들려온 비명 소리를 생각하면 엄진우가 학생들에게 수단을 사용한 게 분명했다.“도 선생님, 제경교 학생들은 대부분 좀 특별합니다.”진한승은 깊은 의미를 담아 말했다.특별하다는 것은 이 학생들의 배경을 의미했다.“우리는 교사로서 교육을 해야 하지만 눈앞의 길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앞을 내다봐야 한다고 생각해요.”진한승은 엄진우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그는 이번 일을 따질 생각은 없었고 오히려 이 학생들이 한바탕 혼날 수 있다는 사실에 쾌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엄진우 같은 인재가 권력에 눌려 사라지지 않기를 바랐다.“진 교장님, 안심하세요. 이 반의 담임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진한승의 마지막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도성훈이라는 신분으로도 모든 것을 잘 해결할 자신이 있었다.진한승은 학교 고위층들과 함께 떠났고 엄진우는 그들을 교실 밖까지 배웅한 후 학생들을 응시했다.원래 제멋대로 행동하던 학생들은 모두 단정하게 앉아 마치 모범생처럼 보였다.아까 엄진우는 그들의 팔꿈치와 무릎 관절을 모두 탈골 시키고 진한승이 왔을 때 다시 맞춰 주었다.방금 전의 경험을 떠올리며 학생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다음은 자율시간이야. 다시 복도 밖에서 너희들의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게 된다면 더 많은 수단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엄진우는 무거운 어조로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