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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예정아, 어떤 목적으로 여길 왔든 난 반드시 널 막을 거야.”

엄진우는 눈을 가늘게 떴다.

예우림의 사촌 동생이라 바로 죽여버릴 수도 없고...

하지만 내가 여기에 있는 한, 두 사람이 아무리 한 침대를 쓴다고 해도 불길한 낌새가 보이면 난 제일 먼저 예정아 너부터 죽여버릴 거야.

깊은 밤.

갑자기 옆에서 간드러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부, 자?”

고개를 돌려보니 예정아였다.

그녀는 얇은 시스루 핑크색 잠옷을 입고 있었는데 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남자들이 이런 요염하고 섹시한 몸매를 보게 되면 아마 입이 바싹 마를 것이다.

하지만 엄진우는 꿈쩍도 하지 않고 물었다.

“뭐라고요?”

“형부? 아닌가? 언니 남편이니 당연히 형부라고 불러야지.”

여자는 팔짱을 낀 채 가슴을 모이고 천천히 엄진우에게 다가와 끈적한 눈빛을 보냈다.

“우리 언니는 운도 좋아. 어떻게 이런 잘생긴 남자를...”

엄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내 말은... 형부라는 호칭은 그쪽이 함부로 부를 수 있는 호칭이 아니라는 말이에요. 우리 친해요? 왜 반말이죠?”

엄진우는 딱딱한 존댓말로 선을 그었고 예정아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져 버렸다.

“그리고, 내 방엔 왜 들어왔죠? 나가요!”

엄진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언니가 주스 좀 가져다주라고 해서...”

예정아는 서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난 좋은 마음으로 왔는데 어떻게 나한테...”

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이고 울기 시작했다.

엄진우는 속으로 그녀를 비웃었다.

다른 남자에겐 통할 지 모르겠지만 엄진우에겐 절대 통하지 않는다.

명왕에게 여자의 눈물은 가치가 없다.

엄진우는 눈을 감고 말했다.

“주스 내려놓고 나가주시죠. 앞으론 내 허락 없이 내 방에 발 들이지 마세요. 그러다 내가 실수로 그쪽을 죽이기라도 할까 봐 두렵지 않아요?”

엄진우의 말투에는 매서운 위협이 섞여 있었다.

그의 뜻은 분명하다. 만약 또 이런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녀는 절대 살아서 여기를 떠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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