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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정 이렇게 나온다면 나에게도 방법이 있지.”

예정아는 싸늘하게 콧방귀를 뀌었다.

“남자들은 다 똑같아. 내 손짓 하나에도 제 정신을 잃는 저질스러운 것들.”

그녀는 바로 예우림에게 전화를 걸어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언니! 드디어 만났네!”

5분 뒤, 예우림은 직접 문을 열고 예정아를 들여보냈는데 예정아의 눈시울은 빨갛게 부어있었다.

“언니, 나 정말 방법이 없어서 그래. 가문에서는 날 사생아라고 문턱조차 들여보내지 않아! 내 아버지란 사람은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나한테 아빠 노릇을 한 적 없어. 내가 얼마나 힘들게 지낸 줄 알아? 죽기보다 힘들게 살았어.”

예우림은 다리를 포개고 앉아 그녀에게 휴지를 건넸는데 보아하니 왠지 그녀를 동정하는 눈빛이다.

“일단 진정하고 그만 울어.”

앞에 있는 혈육을 보니 왠지 자기와 비슷한 운명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여자 모두 예씨 가문에서 대접도 못 받고 밖에서만 떠돌았다.

단지 예우림은 운이 좋았다. 그녀의 어머니는 돌아가기 전에 그녀를 위해 모든 길을 닦아두었지만 예정아는 운이 나빠 비참하게 살아왔다.

하여 예우림은 저도 몰래 동정심이 생겼다.

그러자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며 비웃었다.

“근데 왜 이제야 찾아온 건지 궁금하네요. 게다가 옷차림으로 봤을 때 힘들게 살아온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녀의 차림으로 보았을 때, 엄진우는 바로 업소녀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엄진우의 예리한 질문에 예정아는 금세 안색이 변하더니 울음소리를 키워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

“언니! 나도 어쩔 수 없어서 잘못된 길로 들어간 거야. 그렇다고 나 쫓아내지 마. 예씨 가문으로 갔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라는 작자는 날 마치 역신처럼 생각하며 언니한테 보내버리더라고. 심지어 돈 한 푼도 주지 않았어! 언니까지 날 받아주지 않는다면 나 진짜 굶어 죽을 수도 있어.”

그녀의 ‘빈틈없는’ 연기에도 엄진우는 문제점을 한가득 보아냈다.

하지만 상대의 눈물에 예우림은 동정심이 들끓어 머릿속이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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