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는다! 사람이 죽는다!”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너무 놀라 비명을 질러댔다. 지금의 기한성은 머리는 피범벅이 되어 얼핏 보면 그냥 고깃덩어리와 같아 보는 사람을 구역질 나게 했다. 기한성의 친구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저 새끼 대체 누구야?” “차림새로 보았을 때 이 크루즈의 경호원 같은데?” “젠장, 경호원 따귀가 감히 기한성을 저렇게 만들었다고? 기씨 가문이 남산 최고의 명문가라는 걸 몰라서 저러는 거야?” “심지어 남산시 지하 황제 독고준도 기씨 가문에 깍듯하게 대해야 해!” 여종업원 역시 그 모습에 너무 놀라 다급히 엄진우를 잡고 말했다. “은인님, 빨리 가세요. 이러다 기씨 가문 사람들이 몰려오면 은인님은 반드시 목숨을 잃게 될 겁니다.” “이 새끼가 먼저 더러운 짓을 했으니 난 정당방위라고 주장할 생각이에요.” 엄진우는 더없이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 “소용없어요. 오늘 이 크루즈에 있는 모든 하객은 전부 오윤하 아가씨의 강남성 친구들로 하나같이 명문가 자제들이에요. 다 비슷한 사람들이라 절대 은인님의 편을 들어주지 않을 거예요.” 여자는 잔뜩 겁에 질려 말했다. “그들에겐 공정은 없어요. 오윤하 아가씨의 친구를 저 꼴로 만들었으니 오윤하 아가씨도 굳이 경호원인 은인님 때문에 기씨 가문을 외면하지 않을 거예요.” 엄진우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 그렇다면 내 방식대로 정의를 지킬 거예요.”“도련님!” 이때 한 무리의 덩치가 큰 경호원들이 급히 달려왔다. 안정된 걸음걸이와 무거운 호흡으로 보았을 때 그들은 적어도 무도종사 출신이고 머릿수로 따지자면 대략 50명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이것이 바로 기씨 가문의 힘이다. 기한성의 비참한 꼴에 그들은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 “어떤 새끼가 감히 우리 도련님을 이렇게 만들었어?”“저기 저놈이야! 저 비천한 경호원이 기한성을 저렇게 만들었어.” 지원군이 도착하자 기한성의 친구들은 금세 그 오만방자했던 태도를 회복하고
이런 쓰레기들을 치우는 건 개미를 밟아 죽이는 것처럼 아주 쉬운 일이다. 일종의 게임과 같다고 할까? “이거 꿈이야? 다 죽었어?” 피와 살이 난무하는 장면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으악!” 나머지 기씨 가문 무도종사에게도 피가 잔뜩 튀어 상대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온몸을 벌벌 떨었다. “으아아악! 귀신이야, 귀신!” 아까만 해도 기고만장하던 얼굴에 이제는 두려움만 남아있었다. 엄진우는 살며시 웃으며 말했다. “그래, 저 새끼 내가 떡으로 만들었어. 기씨 가문 대단하다며? 나랑 계속 붙고 싶어? 남산시 최고 명문가의 실력을 확실하게 보자고!” “나 너무 무서워.” 엄진우는 입꼬리를 올리고 싸늘하게 웃었는데 어쩌면 예우림에게서 받았던 화와 뷔젠트에게 당했던 억울함을 전부 쏟아붓는 것 같았다. 특히 기한성의 몇몇 친구들은 이미 구석에 몸을 웅크린 채 벌벌 떨고 있었는데 감히 엄진우의 눈을 쳐다보지도 못했다. “은인님.” 여종업원도 크게 놀랐다. 오씨 가문의 평범한 경호원이 순간 저 많은 무도종사를 모두 처리했다고? “오해하지 마세요. 그쪽을 위해 죽인 건 아니고요. 제가 그냥 죽이고 싶었어요.” 엄진우는 가볍게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니 나한테 미안해할 것 없어요. 나 때문에 죽겠다는 말은 더더욱 하지 마시고요.” 상대는 할 말을 잃었다. 이때, 오씨 가문의 경호원이 몰려왔다. 엄진우를 발견한 우두머리는 엄격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건 우리 오씨 가문의 경호원이 아니야! 너 대체 누구야? 무슨 목적으로 오씨 가문 경호원으로 사칭해서 기씨 가문과 트러블을 만든 거지?” “오씨 가문 경호원이 아니었어?” 사람들은 또 한 번 놀랐다. 크루즈에 정체불명의 사람이 숨어들었다니. “그러니까, 저놈을 여기서 죽여서 오윤하 아가씨와는 상관이 없다는 말인가?” 이때, 하얀 아르마니 정장에 롤렉스 시계를 찬 번듯한 남자가 뒷짐을 쥐고 앞으로 나섰고 그 뒤에는 두 노인이 따르고 있었다. 기세로 보아하니 아마 대단한 고
“하하! 그래 모른다고 해야지.” 육민성은 싸늘하게 웃었지만 눈가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그렇다면 죽어...” “잠시만요, 육민성 도련님, 잠시만요!” 이때, 다급한 그림자가 허둥지둥 달려왔는데 상대는 바로 오윤하의 기사였다. 기사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한 번만 봐주세요. 이분은 우리 아가씨가 직접 데려온 분입니다.” 그 말은 마치 폭탄처럼 일파만파로 퍼졌다. 사람들은 제각기 한마디씩 하기 시작했다. “뭐야? 짝퉁 아니었어? 갑자기 오윤하 아가씨의 사람이라고?” “오윤하 아가씨가 직접 데려왔다면 보통 신분은 아닐 텐데! 그런데 왜 경호원 옷을 입고 있지? 너무 이상해!” 육민성은 두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노 기사님, 지금 농담하시는 거죠? 오윤하 아가씨처럼 귀한 분이 이런 볼품없는 사람을 생일 파티이자 약혼식에 데려왔다고요? 혹시 이 자식 노 기사님 조카나 사생아 이런 거 아닌가요? 왜 이렇게 감싸세요?” 그 말에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그러자 노 기사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사실입니다. 지하실에서 치료받고 있었는데 경호원들을 쓰러 눕히고 몰래 나온 겁니다. 이 경호복도 이분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윤하가 크루즈 지하실에 남자를 키우고 있었다고? 맙소사! 약혼자인 육민성의 체면은 이젠 어쩐단 말인가? 육민성의 안색은 극도로 어두워졌지만 오늘 파티의 남자주인공으로 그는 그 어떤 체면을 구기는 일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다간 오윤하에게 유치한 남자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여 그는 억지로 화를 누르며 일부러 대범한 척 말했다. “풉! 오윤하 아가씨도 사람 보는데 실수할 때가 있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사람을 폭행하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다니! 오윤하 아가씨의 기준에 따르면 벌써 밖으로 내던져진 지 오래야!” 그러자 자리에 있던 구경꾼들도 분분히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어떻게 저런 남자를 이런 장소에 데려올 수 있지? 정말 실망이야!” “북강
오윤하는 수많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인 채 천천히 앞으로 걸어왔다. 그녀는 보라색 다이아몬드와 크리스털 장식이 가득한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머리에는 보기에도 무거운 크라운을 쓰고 있었으며 발아래는 초록색 크리스탈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게다가 정교한 메이크업에 마귀 같은 몸매까지 완벽히 드러나 그야말로 경국지색이었다. 심지어 엄진우조차도 깜짝 놀랐다. 조금 더 꾸몄을 뿐인데 이렇게 예뻐졌다고? “오윤하 아가씨!” “반가워요, 아가씨!” 순간 장내가 들끓기 시작했다. 이 여자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곳에서 그녀는 금자탑 꼭대기에 위치한 여왕님이다. 오윤하가 지나가자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그렇다. 그들에게는 오윤하와 눈을 마주칠 수 있는 자격도, 바라볼 자격도 없었다. 북강의 오씨 가문은 강남성 명문가와 비교했을 때 전혀 차원이 달랐다. 그녀의 생일 파티와 약혼식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명문가 자제들에게는 더없는 영광이고 행복이다. 이때, 육민성은 잔뜩 흥분한 표정을 애써 가라앉히며 넥타이를 정리하더니 그녀를 향해 터벅터벅 걸어갔다. “오윤하 아가씨, 죄송합니다. 시시콜콜한 일로 시끄럽게 굴었네요. 신사로서 실수했습니다.” 그러자 오윤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럴 리가요. 민성 씨는 오늘 가장 중요한 손님이고 날 지극히 생각하잖아요. 그러니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말에 육민성은 마치 천국에 도착한 것만 같았다. 그는 오윤하를 꼬박 3년을 좋아했다. 3년 동안 그녀는 애매하게 행동했고 그의 선물도 받아줬지만 그의 마음에 대한 대답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 전, 오윤하는 그에게 약혼식 초대장을 보냈고 그가 가장 중요한 손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육민성이 곧 오윤하의 약혼자가 될 것이라는 말이 아닐까? “아가씨!” 노 기사가 창백한 안색으로 달려왔다. “무슨 일이야?” 오윤하는 턱을 치켜들고 엄진우를 힐끗 보더니 금세 안색이 굳어졌다. “
그 말에 현장은 또 한 번 큰 파문이 일어났고 사람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까 저 자식 감싸지 않겠다는 말씀이신가?” “오윤하 아가씨도 이제야 저놈 때문에 모두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이 가치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으신 모양이야.” “역시 키우던 개와 마찬가지였어. 우리 같은 귀한 몸들과는 비교할 수 없지.” 사람들은 경멸의 표정을 지으며 쉴 새 없이 입을 나불거렸다. 제일 놀란 사람은 단연 육민성이다. 오윤하가 나서서 엄진우를 감쌀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에게 맡기겠다고 하다니... 이건 일종의 묵인이 아닌가? 엄진우를 죽이라는 뜻이겠지? 거의 죽어가는 기한성은 마지막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육민성 도련님! 반드시 절 위해 이 원수를 갚아주세요! 저놈의 살을 벗기고 뼈를 발라 바다에 처넣어주세요!” “아가씨가 절 이렇게 믿어주시다니 아주 영광입니다. 제가 깔끔하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육민성은 더는 본성을 숨길 필요가 없다는 듯 바로 엄진우에게 다가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 “내 조건은 그대로야. 지금 당장 무릎 꿇고 내 구두에 묻은 찌꺼기들을 핥아먹어. 그러면 한 번은 봐줄 수도 있어.” “육민성 도련님! 저놈은 우리 기씨 가문의 무도종사들을 죽이고 절 이 꼴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걸로 끝입니까?” 기한성은 비틀거리며 걸어와 말했다. 그러자 육민성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상대를 향해 발길질하며 말했다. “닥쳐! 내가 알아서 하니까 옆에서 쫑알거리지 마! 기씨 가문의 체면은 고작 그만하니까 더는 나대지 말도록!” 비록 오윤하의 허락은 받았지만 그래도 육민성은 대량으로 사람을 학살하여 괜히 피에 굶주린 사람으로 오해받고 싶지 않았다. 하여 이 인자한 연극은 바로 오윤하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엄진우를 조커로, 그리고 자기를 영웅으로 포장할 생각이다. “어때? 널 때문에 난 지금 기씨 가문까지 외면했어.” 육민성은 양손을 주머니에 꽂은 채 엄진우를 째려보며 야비하게 웃어 보였다. “기
“네! 도련님!” 육민성 뒤에 있던 비범해 보이는 두 노인은 지령을 받고 바로 하늘로 뛰어올랐는데 그 속도는 마치 번개처럼 빨랐다. 거대한 위압으로 크루즈는 마치 폭풍과 해일을 만난 듯 거세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존종사야! 두 사람 다 지존종사야!” 사람들은 겁에 질린 채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전체 강남성을 털어도 지존종사는 열 명을 초과하지 않아. 그런데 육씨 가문에 두 명이나 있었다니.” “역시 한때 강남성 갑부였어서 그런지 기씨 가문과는 전혀 차원이 달라.” “육민성이 어쩐지 담량이 크다고 했더니 지존종사 두 명을 옆에 뒀었던 거네. 저 상태로 성부에 쳐들어가도 성총리 님이 꼼짝도 못 하겠어.” 눈 깜짝할 사이에 엄진우의 옆에 두 명의 지존종사가 그의 길을 막았는데 앞에는 늑대가, 뒤에는 호랑이가 사냥감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것 같았다. 노 기사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지존종사가 나서면 크루즈의 일부는 파괴될 것입니다. 육민성 도련님! 우리 아가씨의 생일 파티에서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그러자 육민성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 “오늘의 모든 손해는 나 육민성이 혼자 책임질 것이니 이놈은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아가씨! 제가 무모한 게 아니라 보시다시피 이놈이 너무 건방진 겁니다. 오늘 이놈을 죽이지 않으면 앞으로 전 강남에서 머리도 쳐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통제 불능이 되어버린 상대의 모습에 오윤하는 여전히 고고한 자세로 다리를 꼬고 덤덤히 이 상황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찬찬히 보면 그녀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의미심장했다. 오윤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육민성은 거리낌 없이 명령을 내렸다. “저놈을 죽이세요!” “네!” 쿵! 두 노인의 몸에서 폭풍우의 기운이 폭발하여 사람들은 숨도 제대로 쉬기 힘들었다. “젊은이, 우린 자네에게 아무런 원한이 없고 단지 명령에 따를 분이야. 하지만 자네의 비범한 재능을 생각해 체면 있게 죽여줄 거야.” 두 노인은 동시에 손을 뻗어 엄진우의 어깨에 무겁게
“무슨 일이냐고? 잘 안 보여? 그렇다면 내가 도와줄게.” 엄진우는 육민성을 마치 강아지를 들어 올리듯 손쉽게 들어 올리더니 바로 피바다로 던져버렸다. “이 새끼 이거 사람 아니야! 지옥에서 온 악귀라고!” 육민성은 안색이 하얗게 질린 채 벌벌 기어서 엄진우를 피해 저만치 도망갔는데 아까의 그 카리스마 넘쳤던 모습은 이미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이게 꿈이 아니라면 난 정말 재수가 없는 거야.” “한 방에 두 지존 종사를 죽였다니. 내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아.” 이 장면을 보고 있는 사람들 역시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엄진우에게서 멀리 떨어졌다. 특히 엄진우를 비웃던 사람들은 혹시라도 엄진우의 눈에 띄기라도 할까 봐 다급히 입을 가리고 뒤로 슬슬 물러섰다. 엄진우를 가장 심하게 욕했던 사람은 바로 기한성인데 아까의 기세는 이미 사라지고 지금은 마치 상갓집 개처럼 사람들 속에 숨어 나서지 못했다. “우어엉! 너무 무서워. 엄마, 나 집에 가고 싶어.” 기한성은 두 다리를 벌벌 떨더니 이내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 하지만 엄진우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육민성의 비참한 모습을 싸늘하게 비웃으며 말했다. “오윤하, 너 이렇게 가리지 않는 성격이었어? 이런 남자도 눈에 들어와?” 그 말에 오씨 가문 사람들은 버럭 화를 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 아가씨가 좋은 마음으로 구해드렸는데 소란을 피운 것도 모자라 이젠 막말까지 하시는 겁니까?” “아가씨도 가만히 계시는데 감히 먼저 시비를 걸다니요!” “육민성 도련님은 아무리 그래도 우리 아가씨의 약혼자입니다! 그런데 아가씨의 약혼자를 저 지경으로 만든 건 우리 아가씨에 대한 도전입니다!” 오윤하의 부하들은 연이어 욕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이 모든 일이 자기와 상관없다는 듯이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육민성이 “오윤하 아가씨. 보고만 계시지 말고 절 위해 복수해 주세요. 아가씨의 명령에 따라 저놈을 혼내다가 생긴 일이잖아요
순간, 잔잔한 바다에 폭탄이 떨어진 듯 하늘이 흔들리고 파도가 밀려왔다. 이건 마치 산사태처럼, 쓰나미처럼 더없는 충격이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쩍 버렸다. “육민성이 약혼자가 아니라, 저 엄진우라는 사람이 약혼자였어?” 이런 반전에 사람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심지어 엄진우 본인도 그녀의 말을 듣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젠장. 오윤하가 말한 약혼자가 나였어?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럴 리가요. 믿을 수 없어요!” 육민성은 안색이 일그러진 채 버럭버럭 소리를 질러댔다. “저런 찌질한 새끼가 어떻게 감히 북강 공주의 약혼자일 수 있죠? 이 육씨 가문 상속자가 저런 거지새끼보다 못하다는 건가요?” 그러자 오윤하는 두말없이 몸을 일으켜 육민성의 뺨을 갈겼고 육민성은 그 자리에서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꼬꾸라져 어금니 몇 대가 부러져버렸다. “또박또박 예의 지켜서 존댓말로 해줬더니 너 아주 제정신이 아니구나? 야, 네가 뭔데 내 남자를 비난해? 너 같은 건 한 트럭이 와도 저 남자 겨드랑이털보다도 못해. 어디서 거지 같은 새끼가 굴러들어 와서는.” 오윤하가 화를 내는 모습은 뭇사람들을 벌벌 떨게 했다. “네가 중요한 하객이라고 한 건 내가 널 이용해서 내 약혼자의 지금 실력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야.” 오윤하는 한쪽 입꼬리를 당기며 육민성을 비웃었다. “네 이용 가치는 이미 끝났어. 넌 이젠 단지 폐기물일 뿐이야.” “절 이용만 했다는 말인가요?” 육민성은 그제야 자기가 완전히 놀아났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동안 오윤하의 묵인은 단지 그를 속이기 위한 수단이었던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윤하는 단 한 번도 그를 남자로 본 적 없다. “으아아아악! 오윤하! 감히 날 갖고 놀아?” 육민성은 완전히 눈이 뒤집힌 채 오윤하의 목을 조르려고 달려갔지만 눈치 빠른 오윤하의 경호원이 먼저 나서 상대를 제지했다. “꺼져!” 하지만 워낙 무도종사인 육민성은 상대보다 실력이 훨씬 뛰어났다. 그는 순식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