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무가 화를 내기도 전에 엄진우는 몸을 돌렸다.“방금 그건 단지 자그마한 에피소드일 뿐이에요. 그렇다면 지금부터 우리 지성그룹의 신제품을 정식으로 공개합니다.”엄진우가 리모컨을 누르자 대형 스크린에는 아주 심플한 연고가 나타났다.“이름하여 자양 단골제입니다.”그 이름에 진천무는 펄쩍 뛰며 소리쳤다.“야, 씨! 이거 우리 블랙 단골제 카피한 거잖아! 이름까지 비슷하네!”엄진우는 어이없다는 듯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그 쓰레기를 내가 표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엄진우는 한꺼번에 단상에서 뛰어내려 진스제약 사람들 쪽으로 걸어가더니 아까 팔이 잘렸던 무도종사를 향해 씩 웃으며 물었다.“다시 이어진 팔이 정말 원래 팔과 똑같아요?”상대는 안색이 돌변하며 말했다.“그럼요! 완전히 똑같죠! 오히려 힘이 더 좋아진 것 같아요!”“그렇다면 그 팔로 물컵 한 번 들어봐요.”엄진우는 자기 컵을 넘겨주며 싸늘하게 웃었다.그러자 상대 무도종사는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지금 뭐 하자는 거야? 무도종사인 내가 설마 잔 하나를 못 들겠어?”진천무는 배를 끌어안고 깔깔 웃어댔다.“엄진우, 너 지금 개그 하냐? 뭔 개소리야?”무도종사에게 세 살짜리 아이도 들 수 있는 잔을 들라니. 기타 진스제약 사람들도 주먹을 불끈 쥐고 소리를 질렀다.“당장 꺼지지 않으면 당신 가만 안 둬!”엄진우는 일부러 상대를 자극했다.“아, 감히 못 들겠죠?”그러더니 바로 몸을 돌렸다.그러자 상대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댔다.“거기 서! 내가 이것도 못 들까 봐? 부숴버릴 수도 있어!”“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엄진우는 담담하게 웃으며 잔을 상대에게 넘겨주고 바로 손을 뺐다.그 순간, 상대 무도종사의 안색이 갑자기 붉어지고 온몸에 핏줄이 솟아오르더니 팔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부숴버리기는커녕 들기도 힘들어 보였다.“창호야, 연기 그만하고 바로 부숴버려.”“그래, 그만하면 됐어. 그러다 사람들이 너 폐인으로 착각한다?”진스제약 사람들은 그가 일부러 그러는
수많은 투자자들은 이미 진스제약에 투자할 생각을 단념했다.그리고 생방송을 통해 많은 국민도 이 일을 알게 되었는데 국민은 하나같이 주문 취소 전화를 걸어오기 시작했다.워낙 반년이나 밀렸던 주문은 속속들이 취소당했고 약 10%도 남지 않았다.진천무는 심장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우림아. 내가 그랬잖아. 진우 씨 믿으라고!”소지안은 너무 흥분해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이번에 진스제약은 완전히 끝장이다. 그들이 말하는 비장의 무기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었다.워낙 떠날 준비를 하고 있던 오윤하는 이 장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했다.“블랙 단골제도 가짜였어? 진천무, 저거 완전 병신이네. 아니지, 그냥 재수가 없었던 거야. 그러게 왜 하필 저런 대단한 상대를 건드려서는.”그녀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폈다.“엄진우, 정말 궁금하네. 이따가 사람 보낼 필요 없어. 내가 직접 만나러 갈 거야. 저런 인재는 다른 회사에 빼앗기기 전에 빨리 내 손에 넣어야 해.”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엄진우는 진천무를 벼랑까지 내몰지 않았고 단상으로 올라가 다시 입을 열었다.“하지만 우리 지성그룹의 단골제는 블랙 단골제와 완전히 다른 제품입니다. 자양 단골제는 절단된 부위와 이을 필요 없이 상처에 바르기만 하면 부러진 그 어떤 기관도 원래대로 회복합니다.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의학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진천무의 일로 화가 치밀어 오른 관중들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채 엄진우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뻥 치지 마! 걸핏하면 의학의 기적이야? 뭔 기적이 그렇게 많아?”“진천무가 기적이라고 말했다가 어떤 꼴이 났는지 몰라서 그래? 지성그룹도 그 나물에 그 밥이네. 개싸움 아주 재밌다, 재밌어!”“또 사기꾼이야? 꺼져!”하지만 엄진우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관객들을 향해 큰소리로 물었다.“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 사람 없습니까?”그 말에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볼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심지어 예우림조차도 눈살을 찌푸렸다.
“정말이지?”남자는 순간 큰소리로 웃어대기 시작했다.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엄진우가 설마 내뱉은 말을 번복할까?남자는 두 손가락만 남은 오른쪽 손을 엄진우에게 쑥 내밀었다.“이따가 너절로 손가락 자르기 힘들면 내가 도와줄게.”엄진우는 상대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남자의 절단된 손가락에 연고를 조금 덜어내서 발라주었다.그러자 남자는 갑자기 안색이 돌변했다.“뜨거워, 간지러워! 뭔 거지 같은 약이야?”“잔말 말고 꺼져.”엄진우는 상대를 발로 뻥 걷어찼고 남자는 그대로 벌러덩 넘어졌다.“이 자식이 내가 가만히 있는데 감히 누구한테 발길질이야! 죽고 싶어?”남자는 씩씩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엄진우에게 반격하려고 했다.그런데 이때, 뒤에서 경악에 찬 목소리가 들려왔다.“손! 손가락이 자랐어!”남자는 순간 표정이 멍해지더니 오른손을 확인했다.정말이다!절단되었던 세 손가락에서 마치 싹이 자라듯 새살이 올라오고 있었다.5분간의 침묵이 흐른 후, 남자는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세 손가락이 다 회복됐어. 게다가 예전과 똑같아. 어떻게 이런 일이!”남자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며 엄진우 앞에 무릎을 꿇었다.“대단하십니다! 지성그룹의 자양 단골제를 알아보지 못하고 무례를 저질러서 정말 죄송합니다.”그러더니 연신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순간 현장은 떠들썩해졌다.“그렇게 신기하다고?”“연결이 아니라 새로 자라났어!”“게다가 시간도 오래됐다잖아. 근데 순간 자라났어!”예우림도 깜짝 놀라며 입을 열었다.“어쩐지 우리한테까지도 숨긴다했는데, 이런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니.”소지안도 교활한 미소를 지었다.“우리가 괜히 걱정했어. 진우 씨 저러는 거 스파이를 막기 위한 거였네.”“엄진우는 굳이 상대의 음모를 까발릴 필요조차 없었어. 저 제품 하나로 진스제약은 완전히 패배했을 거야.”자양 단골제는 모든 면에서 진스제약의 블랙 단골제를 압살한다.진천무는 극도로 어두운 안색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뒤에 앉은 의사의 멱살을 잡고 주먹
모두가 숨을 죽이고 엄진우의 설명을 기다리는 그때, 엄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상세한 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발표회가 끝난 후 지성그룹 홈페이지에서 상관 정보를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말을 끝낸 엄진우는 빠른 걸음으로 무대에서 내려와 예우림에게 다가갔다.모두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이대로 발표회를 끝낸다고?이런 폭탄을 던져놓고 왜 이대로 그만두는 거지? 그럴 리가 없는데.예우림이 회안단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물으려고 할 때, 뒤에서 큰 소리가 들려왔다.“엄진우 씨! 잠깐만요!”“예우림 부대표님, 잠시만요!”“우리 인터뷰에 반드시 응해주셔야 합니다. 우리는 회안단이라는 신제품이 아주 궁금합니다.”안타깝게도 기자들이 몰려오기 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었는데 대부분이 관중들이었다.“세상에 정말 젊음을 되찾을 수 있는 제품이 있어요? 열 살 스무 살 젊어질 수 있냐고요?”“저 살래요! 언제 출시하는지 제발 알려주세요. 저 이건 사채 써서라도 반드시 살 거예요.”사람들은 엄진우와 두 여자를 물샐틈없이 에워싸고 속사포처럼 질문을 던졌다.심지어 심사위원들도 귀신에 홀린 듯 다가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예우림 부대표님, 저 잊지 않으셨죠? 회안단이 출시되면 꼭 우리한테 먼저 연락해 주세요.”“그러게요. 사실 우리도 늘 지성그룹의 발전을 기대하고 있었어요. 진스제약은 지성그룹에 비교도 안 돼요.”아까만 해도 무시당했던 예우림은 순간 모든 이의 관심을 받게 되었는데 마치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간 것 같았다.하여 늘 침착했던 그녀도 지금은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태도가 돌변한 심사위원들을 보며 진천무는 욕설을 내뱉었다.“망할 자식들! 내 돈 받아처먹고 지금 누구한테 꼬리를 흔드는 거야? 내 돈 내놔!”순간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안색이 어두워졌다.“진 회장, 입조심하세요! 돈이라뇨? 우리가 당신 돈을 받은 적 있어요?”“우리는 진 회장에게 여러 차례 기회를 주었어요. 그러니 본인의 무능함을 탓하세요!”진천무의
진천무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다급히 소리를 질러댔다.맞다!북강 제일의 명문가인 오씨 가문 사람이 입을 연다면 소씨 가문도 그를 어쩌지 못할 것이다.진천무는 어쨌든 오늘 오윤하에게 깍듯하게 대했고 원하는 것을 해주었으니 적어도 체면은 봐줄 것이라고 생각했다.오윤하가 한 마디만 해도 상대 검사들은 바로 놀라서 도망갈 것이 뻔하다.아니나 다를까, 오윤하가 등장하자 사법부 검사들은 저도 몰래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하지만 오윤하는 턱을 치켜들고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살려달라고? 내가 왜?”진천무는 순간 희망을 잃고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윤하 씨, 오늘 오윤하 씨가 먹고 마신 것들은 전부 우리 진스제약에서 준비한 거지 지성그룹은 물 한 잔도 내놓지 않았다고요.”오윤하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제대로 알아 둬. 내가 먹고 마셔준 걸 넌 은혜로 생각해야 해. 그리고 오늘 빚진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야. 그런데 살려달라고? 넌 거울도 안 봐? 너 같은 벌레가 감히 나한테 도움을 청해?”그러더니 카리스마 넘치게 뒤돌아 가버렸다.진천무는 이성을 잃고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씨발, 씨발, 씨발! 오윤하, 이 씨발년아! 감히 나한테 그딴 식으로 지껄여? 내가 반드시 복수할 거니까 딱 기다려!”어쩜 거물들은 하나같이 저리 악독할까?“진천무 씨, 다른 일 없으면 같이 가주시죠. 수사에 협조하시길 바랍니다.”오윤하가 가버리자 사법부 사람들은 다시 기세를 되찾았다.진천무는 하는 수 없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화장실 급하니까 화장실 먼저 다녀올게요.”“여기서 기다릴 테니 도망갈 생각은 하지 마세요. 강남성 어느 구석에도 우리 사람들이 있습니다.”상대는 엄숙하게 말했다.진천무는 몸을 돌려 화장실로 도망가 정남선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버지! 저 죽게 생겼으니 빨리 도와주세요.”“쓸모없는 개자식!”정남선은 전화기 너머로 욕설을 내뱉었다.“빌딩 후문에 롤스로이스 팬텀이 대기하고 있어. 기사가 공항까지 데려다줄 테
진천무는 순식간에 혼비백산했다. 그러니까 그를 데리러 왔던 운전기사는 남궁민희에게 살해당했던 것이다.그는 놀라서 비명을 질러댔다.“엄진우? 당신 엄진우 사람이야? 일개 서민이 날 죽이겠다고? 나 4대 고대 무가 진씨 가문의 소주야! 그런데 감히 날 죽인다면 우리 진씨 가문은 그 자식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사법부 같은 거물이 자기를 죽이려 한다면 진씨 가문도 어찌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엄진우 같은 나부랭이가 그를 죽이려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시궁창에서 숨만 쉬고 있는 벌레가 창해시의 하늘인 4대 고대 무가를 건드리려고?상대의 건방진 태도에 남궁민희는 긴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며 우아하게 말했다.“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도, 진씨 가문도 다 같이 한꺼번에 죽여버릴 테니까.”말을 끝낸 그녀는 바로 트리거를 당겼다.이와 동시에, 빌딩에 있던 진씨 가문 사람들도 각자 암살을 당했다.어떤 사람은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가 목이 졸려 죽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물을 마실 때 유리조각으로 목이 베이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소음 권총으로 소리 없이 처리되기도 했다.진씨 가문은 그렇게 몰살당했다.그리고 같은 시간, 진씨 저택은 온통 불바다가 되어버렸다.그들의 상대는 용국 역사상 최연소 전신 용국청용전신이다.최강의 무도종사도 그의 따귀 한 대에 피를 토하며 죽어갔다.“청용 전신님. 제발 살려주세요. 진천무가 한 짓을 왜 우리에게 이러십니까? 4대 고대 무가는 북강과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습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러십니까?”아직 살아있는 진씨 가문 사람들은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하지만 청용은 살기 가득한 표정으로 또박또박 말했다.“명왕을 알아?”“명왕요? 북강의 살신! 혼자의 힘으로 해외 백만 명의 병사를 상대한 그 명왕 말씀입니까?”명왕이라는 이름만 들었는데도 그들은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그들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그런 높으신 분을 저희가 어떻게 건드립니까? 얼굴 뵙기도 하늘의 별 따기란 말입니다.
“엄진우? 네가 왜 여깄어? 너 발표회에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엄진우의 등장에 정남선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엄진우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중요해? 중요한 건 내가 널 죽여야 한다는 거야. 하지만 지금 뷔젠트에 관한 정보를 나한테 넘긴다면 목숨은 살려줄 생각이 있어.”정남선은 심호흡을 하더니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내가 너 만만한 인물이 아닐 거라고 예상은 했어. 너 뷔젠트가 목표구나? 근데 네가 정말 날 죽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어떡하지? 이 몸은 이미 대종사가 되었단 말이야.”정남선은 한바탕 고함을 지른 후 재빨리 몸에서 단약을 꺼내 허겁지겁 먹었다.그러자 순식간에 그의 몸에서 불길이 치솟으며 옷이 갈라 터졌는데 곧 괴물 같은 모습으로 변했다.공포의 진기가 밖으로 뿜어나와 발아래의 땅바닥은 거미줄처럼 쩍 갈라졌다.“대환원단.”엄진우는 잠시 흠칫했지만 이내 싸늘하게 웃어 보였다.“대환원단은 비록 강제로 힘의 단계를 높일 수 있지만 10년 수명과 여러 가지 부작용이 그 대가이지. 정말 괜찮겠어?”“널 이길 수만 있다면 난 뭐든 할 수 있어!”정남선은 이목구비가 자유분방하게 일그러졌다.대종사의 힘은 그를 미치게 했다.이 수준의 무도종사에 이르면 심지어 10일 동안 음식과 물을 섭취하지 않아도 견딜 수 있다고 한다.그리고 맨 주먹으로 빌딩도 부수는 괴물 같은 힘을 얻을 수 있다.“난 지금 엄청 강해. 모든 사람이 내 눈에 그저 쓰레기일 뿐이야!”그는 피에 굶주린 짐승처럼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으르렁댔다.그러자 강풍이 몰아치며 엄진우를 삼켜버렸다.쿵쿵쿵---순간 주변의 빌딩들이 연이어 무너지기 시작했다.“하하하하! 죽었어. 이 새끼 뒤져버렸어!”정남선은 폭풍에 휩싸인 엄진우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크게 웃었다.“이게 바로 대종사의 실력인가? 내력종사보다 훨씬 강한 힘이라니, 아주 좋아! 엄진우, 내가 강해진 후 처음으로 죽인 사람이 너니까 넌 영광으로 생각해야 해.”“영광은 개뿔.”이
“그래, 내가 말했잖아. 난 그냥 꼭두각시일 뿐이라고. 진정한 뷔젠트 조직원은 내가 아니야.”정남선은 계속 피를 토했는데 아마 곧 죽을 것 같았다.이 소식은 정말로 충격적이었다.오랫동안 뷔젠트를 추적해 왔는데 고작 꼭두각시나 찾아냈다니!“그러니까 진짜 뷔첸트 조직원은 따로 있다는 얘기야? 여태 그 사람이 널 뒤에서 조종했어?”엄진우는 다급히 침을 꺼내 상대의 목숨을 살리려고 했지만 정남선은 그대로 무너지고 짓뭉개졌다.“혈주술이야! 정남선에게 저주를 건 상대는 주술의 고수가 분명해.”엄진우는 그의 의술로도 어찌할 수 없다는 생각에 동공이 움츠러들었다.정남선은 간신히 입을 벌려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여...... 여자야. 이름은...... 이름은......”“이름이 뭔데?”엄진우가 다급히 물었다.하지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정남선은 처절한 비명과 함께 육체가 폭발하여 피가 사면팔방으로 튀었다.“배후의 인물이 입을 다물게 만들었나 보네.”엄진우는 정남선의 시체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뷔젠트의 단서가 이렇게 끊어졌다.예우림을 해치려는 자는 여전히 어둠 속에 숨으려고 한다.“기다려. 네가 아무리 꼭꼭 숨어도 난 반드시 널 잡을 거야.”엄진우가 맹세했다.진씨 가문의 멸망 소식은 재빨리 퍼져나갔다.조씨 가문은 감사국 사건으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조용히 지냈다.그리고 장씨 가문은 여전히 평정을 누리고 있었다. 장필문은 진씨 가문이 왜 멸망 당했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이것이 바로 엄진우를 건드린 결과이다.가장 겁에 질린 가문은 바로 엄씨 가문이다. 게다가 기고만장했던 엄씨 가문의 엄비룡이 호텔에서 죽은 일도 예우림과 관련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엄씨 어르신은 이 모든 것의 배후에는 반드시 엄진우가 있다고 단정했다.“아버지, 엄진우 이 자식이 점점 더 폭주합니다. 그 자식 이대로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형님을 헛되이 죽게 할 수는 없잖습니까?”엄비호의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전에 엄진우는 적의 적이라 친구와도 같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