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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임유환은 의심 가득한 조명주의 눈을 보며 정말 억울하다는 듯 실소를 터뜨리고는 말했다.

“진짜예요, 내가 명주 씨한테 왜 거짓말을 하겠어요. 그때는 정말 아무렇게나 말한 거였어요.”

“그때 제가 세계 1위 재벌이라고 했는데 세계 1위 재벌은 명주 씨도 봤다시피 흑제님이시잖아요.”

“이건 사실이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굳이 조명주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면서 신분을 숨기진 않았을 텐데 지금은 자신이 처한 상황이 그다지 좋지 못하니 사실대로 말해줄 수가 없었다.

최서우도 저를 지키다가 총까지 맞았는데 조명주까지 이런 위험한 일에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제 신분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들이 위험해질까 봐 임유환은 말 한마디도 조심해서 하려 했다.

서강인의 말처럼 정씨 집안 뒤에는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누군가가 숨어있었다.

그 옛날 8대 가문의 수장이었던 임씨 가문을 제거해버릴 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8대 가문 전체가 두려워하는 존재.

임유환은 그들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목표가 임씨 가문 하나 제거하는 것 정도로 단순하진 않다는 건 확신할 수 있었다.

임씨 가문을 제거하기 위해서라면 그 고생을 해가며 어머니를 죽일 필요도 없을 테니까, 어머니를 죽였다는 건 어머니가 그들의 비밀을 알고 있어서 입을 막으려고 죽였거나 아니면 그밖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임유환은 그들 조직은 필시 연경 어딘가에 숨어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누구의 시선도 닿지 않는 깊은 곳에 숨어 어둠 속에서 눈을 뜨고 여러 가문을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었다.

그러니 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임유환은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했다.

그래서 조명주에게조차도 자신의 신분을 밝힐 수 없는 것이다.

조명주가 알게 된다면 당연히 수사를 돕겠다고 나설 것이고 그렇게 오랫동안 연경에서 임유환과 함께하다 보면 그 비밀조직의 눈에 띄는 건 시간문제였다.

한편 그런 임유환의 생각을 알 리 없는 조명주는 임유환의 해명을 듣고는 그것도 일리 있는 말이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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