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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2화

딩동, 딩동!

그때 1층에서 갑작스레 들려오는 초인종 소리가 둘의 대화를 끊어냈다.

“흑제님인가 봐요, 내가 내려가 볼게요.”

좀 전까지만 해도 슬픔에 잠겨있던 임유환은 순식간에 감정을 추스르고는 자상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조명주는 계단을 내려가는 임유환의 서글픈 뒷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 같았다.

이 찝찝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다시 제대로 물어보기로 했다.

그때 별장 정원 입구까지 나온 임유환은 눈앞에 보이는 뜻밖의 인물에 두 눈을 의심했다.

흑제가 온 건 줄 알았는데 문 앞에 서 있는 건 다름 아닌 하얀 셔츠차림에 카네이션 꽃다발을 들고 있는 최서우의 전 남자친구, 조효동이었다.

“네가 여길 왜 와.”

조효동을 본 임유환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하하, 서우가 전에 입원했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병문안이나 하려고 왔지.”

임유환 때문에 여러 번 망신을 당하긴 했지만 이번에 정우빈한테서 최서우가 기억을 잃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다시 이 기회를 빌려 최서우를 제 여자로 만들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조효동의 얕은수를 단번에 보아낸 임유환은 냉기 어린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말했다.

“서우 씨는 너 안 보고 싶어해. 그리고 지금 집주인 허락도 없이 자운별장에 무단침입한 너 때문에 내 프라이버시 보장이 잘 안 되고 있거든. 그러니까 경호원 부르기 전에 빨리 꺼져.”

임유환은 금방 퇴원한 최서우가 조효동을 만나 안 좋은 자극을 받기라도 할까 봐 조효동을 서둘러 돌려보내려고 했다.

“미안한데 나도 여기 별장 샀거든, 그러니까 나도 집주인이야.”

물론 조효동이 산 건 산기슭의 별장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는 저의 재력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

하지만 임유환은 그런 조효동이 가소롭다는 듯 말했다.

“자운 별장은 집주인들끼리도 함부로 프라이버시 침입하지 못하게 돼 있는 거 몰라?”

“알지 당연히, 나 그래서 침입 안 했잖아. 초인종까지 누르고 찾아온 건데?”

“여긴 너 안 반기니까 다시 가.”

정말 주인이라도 된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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