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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한차례의 읍소를 마친 조효동의 눈가가 촉촉해 보였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조효동 본인마저 자신의 연기에 깜빡 속아 넘어가 자신이 정말 그런 포부를 가지고 있었고 정말 그렇게 일편단심인 사람이었다고 믿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연설이야!”

그때 한쪽에서 듣고 있던 임유환이 박수를 치며 말했다.

“진짜 온 마음을 다한 예술적인 공연이었어. 넌 연기를 해야 했어, 시청자로서 내가 다 아쉽네.”

“왜, 이제 내가 가진 것들이 탐나? 나랑 서우 사이에 남아있는 감정이 부러워?”

조효동은 임유환 말에 전혀 기죽지 않고 오히려 임유환을 무시하듯 말했다.

그런 자신의 기세를 보면 최서우가 제 말을 더 믿어줄 것 같아서였다.

“명주야, 도대체 누구 말이 진짜야?”

여러 가지 진술들이 겹치는 바람에 진실을 가리지 못해 머리가 복잡해진 최서우는 조명주를 보며 물었다.

조명주는 절대 저를 속일 리가 없는데 또 조효동의 입에서 나온 오해라는 말은 믿고 싶었다.

어찌 됐든 지금의 최서우는 조효동이 절대 자신을 배신할 리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히 내 말이지!”

최서우의 질문에 조효동과 조명주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그에 조효동이 이를 악물며 먼저 소리를 질렀다.

“서우야, 나한테는 증거가 있어!”

“증거요?”

“그래!”

조효동은 자신만만해 하며 최서우와 대학 때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최서우가 기억을 잃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만반의 준비를 한 보람이 있는 것 같았다.

최서우는 역시나 그 사진을 건네받고는 더 혼란스러워진 상황에 눈동자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그리고 이내 그 얼굴에 쑥스러움이 비쳤다.

사진 속에 그들은 함께 운동장을 거닐고 있었는데 노을이 환하게 웃고 있는 그들 위로 비치고 있어 아주 아름다워 보였다.

사진을 보니 조효동과 자신이 정말 사귄 게 맞긴 한 것 같았다.

“이젠 내 말을 좀 믿겠어?”

조효동은 부끄러워하는 최서우의 얼굴을 보며 이 정도면 됐겠다 싶은 마음에 물었다.

“네...”

이런 일엔 유독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최서우는 고개를 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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