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효동의 조롱 섞인 눈빛을 마주한 임유환이 고개를 저었다.“20억?”임유환이 욕심을 부린다는 생각에 조효동은 잠시 미간을 찌푸렸지만 20억은 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기에 굳이 따지지는 않았다.하지만 임유환은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200억?”생각보다 큰 숫자에 조효동의 표정이 빠르게 어두워졌다.하지만 200억에 최서우를 되찾는다면 그것도 나름 수지가 맞는 거래라 생각하며 애써 화를 삼켰다.그런데 임유환이 또 고개를 저어댔다.“2천억?”2천억이라는 지출은 조효동에게도 아주 큰 금액이었기에 조효동은 이를 악물며 물었다.하지만 말을 제가 먼저 뱉었기에 인제 와서 주워 담기도 자존심 상한 일이니 조효동은 애써 괜찮은 척을 할 수밖에 없었다.“2천억이라뇨? 조 사장님 그 정도로 그릇이 작은 사람이었어요?”하지만 2천억이라는 금액에도 가소롭다는 듯 말하는 임유환에 조효동은 이번에는 정말 참지 못하겠는지 어금니가 깨질 정도로 이를 악물더니 소리를 질렀다.“2천억도 적어? 너 도대체 얼마를 원하는 거야!”이쯤 되니 최서우와 조명주도 임유환이 든 두 손가락이 대체 얼마를 의미하는지 궁금해 났다.“20만 억.”그때 더 이상 시간을 끌기 싫었는지 임유환이 금액을 불렀다.그리고 그 소리를 들은 조명주와 최서우가 바로 웃음을 터뜨렸고 최서우는 임유환이 지금 장난을 치고 있다는 걸 알기에 이 상황이 흥미롭다는 듯 눈빛을 반짝였다.“지금 나랑 장난해?!”말도 안 되는 금액에 조효동이 소리를 지르자 임유환은 더 태연자약한 모습으로 조효동을 보며 말했다.“20만 억이 그렇게 많아요?”“그것도 없으면서 어디서 큰 소리야, 당장 나가요. 나랑 서우 씨 방해하지 말고.”조효동은 자산이 2만 억이나 되는 제가 임유환 같은 서민 나부랭이에게 농락당했다는 사실에 화가 나는지 깊은 한숨을 쉬고는 눈을 치켜뜨고 임유환을 보며 물었다.“그럼 너는 20만 억이 있다는 소리야?”“당연하죠. 고작 20만 억이 없겠어요?”담담히 말하는 임유환에 조효동은 속에서 천불이 끓
“신의 양반은 우리 서우 어떤 것 같아?”임유환의 마음이 궁금했던 최대호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성격 좋죠.”“하하, 그럼 됐어.”임유환이 별로 생각도 안 하고 답하자 최대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또 수염을 쓸어내렸다.임유환은 최대호가 그저 손녀 칭찬에 기뻐하는 줄로만 알았지만 최대호의 뜻을 알아들은 최서우는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그런데요 어르신, 서우 씨와 조효동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거에요? 그 이유라도 알면 병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서요.”“아, 그 개자식.”임유환이 턱을 매만지며 말하자 최대호가 한숨을 한 번 쉬고 말을 이었다.“서우야, 이건 네가 직접 얘기해. 나는 먼저 방에 가 있어야겠다.”“그게...”말을 마친 최대호가 방으로 사라지자 최서우는 입술을 깨물며 망설였다.최서우는 혹시나 임유환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기라도 할까 봐 그 일에 관해 얘기하고 싶지않았다.“서우야, 얼른 유환 씨한테 말해.”하지만 지금 최서우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임유환뿐이었기에 조명주는 그런 최서우를 재촉했다.“명주야, 나...”“됐어, 내가 대신 말 할게.”최서우가 계속 주저하자 조명주는 자신이 대신 말하겠다며 나섰다.조명주는 최서우가 얼른 그날의 그늘에서 벗어나길 바랐다오늘 최서우가 남자를 혐오하는 병에 걸렸다는 건 또 어떻게 알았는지 그 얼굴을 들이미는 조효동에 조명주는 이미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었다.그래서 조명주는 최서우가 얼른 병을 극복하고 다른 남자를 만나 조효동에게 제대로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유환 씨, 조효동은 서우랑 3년 전에 알던 사인데 그때까지 서우는 연애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어요.”“그래도 공부 잘하고 이쁘고 학생회 부회장까지 했었으니까 서우 좋아하는 남자는 많았죠.”“근데 최서우가 쟤가 의학에 미쳐서 동아리 활동만 하고 맨날 도서관에만 있었어요.”“서우 좋다는 남자들로 그 도서관이 늘 꽉 찼었죠. 근데 서우가 다 거절했거든요.”“그러다가 조효동 그 개자식이 나타난 거
“본색이요? 어떤 본색인데요?”이를 악물며 말하는 조명주에 임유환이 궁금한 듯 물었다.“그 자식이 연애를 엄청 많이 해본 쓰레기라는 거죠.”“처음에 서우랑 친해지고 나서부터 계속 다정하고 지고지순한 척 연기하면서 뭐 본인은 태어날 때부터 집이 가난해서 주변 사람들이 돈 때문에 병 치료도 제대로 못 한다고 그랬대요.”“그것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최선을 다해서 그런 어려운 사람 돕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댄 거죠.”“근데 문제는 돈 많이 벌어서 꼭 해외에 가서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는 그 소리에 서우가 감동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놈 도와주겠다고 안 하던 카페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그동안 모은 돈을 다 준 거에요. 가서 공부하는 데 쓰라고.”“처음에는 뭐 이 돈을 어떻게 받냐는 둥 별 입에 발린 소리를 다 하면서 또 서우를 감동시켰죠. 그러면서 7일 뒤면 밸런타인데이니까 그때 같이 로맨스 영화 보러 가자고 서우한테 데이트 신청을 했어요.”“서우도 한창 그놈을 좋아하고 있을 때니까 당연히 좋다고 했죠.”“그렇게 7일 뒤에 둘이 같이 영화를 보러 갔어요.”“아,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냥 영화 분위기를 빌려 서우랑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우리도 몰랐죠 그걸.”“서우가 좀 보수적이다 보니까 연애를 해도 스킨십 같은 건 전혀 안 했거든요. 아예 손도 안 잡아서 조효동이 영화관이 어두우니까 그때 키스도 하려고 했는데 서우가 피한 거죠.”“그때 피하길 잘했죠. 아니었으면 돈도 몸도 다 빼앗겼을 거예요.”“사실 서우는 이미 잘 만날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아마도 하늘이 도왔던 것 같아요. 하느님도 더 이상 서우가 그런 놈한테 사기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던 거죠.”“그러다가 영화가 절반쯤 지났을 때 조효동이 갑자기 전화를 받더니 집에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먼저 갔어요. 서우도 별생각 안 하고 그냥 혼자 영화 보는 게 재미없어서 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읽으려고 나갔는데.”“그 덕분에 바로 그 쓰레기를 현장에서 보게 된
“스무 살이요?”돈을 위해 스무 살이나 많은 여자를 만났다는 소리에 임유환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네, 진짜 개쓰레기죠!”조명주는 눈을 치켜뜨며 이를 악물고는 말했다.“근데 서우가 또 한 고집하잖아요. 전화로 확인하고도 못 믿겠다고 직접 눈으로 봐야겠다고 그 비 오는 날에 맞은편 정류장에서 4시간을 기다린 거예요.”“그리고 조효동과 그 여자가 호텔에서 웃으며 나오는 걸 보게 됐죠. 그때 분명히 조효동과 눈이 마주쳤는데 조효동은 아무렇지도 않았대요.”“그냥 이제 다 까발려졌구나 정도?”“그리고 그 여자도 서우를 보고 일부러 약 올리면서 영화 하나 본 걸로 뭐 비련의 여주인공 행세냐고, 겨우 몇백만 원으로 뭘 할 수 있냐고 도발했대요. 본인이 조효동한테 사준 명품 옷, 시계만 해도 몇억은 넘는다고 그리고 조효동 앞으로 해외에 집까지 사줄 거라면서 서우를 몰아붙인 거죠.”“서우도 그제야 안 거죠. 조효동이 그동안 말했던 뭐 가난하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다는 걸. 조효동은 진작에 돈 많은 아줌마한테 몸을 팔아왔다는 걸.”“그렇게 큰 충격을 받고 서우는 비를 맞으면서 기숙사로 돌아간 거죠.”“그리고 바로 쓰러졌는데 다행히 룸메이트가 있을 때라서 병원으로 옮겨져서 한 며칠은 입원했을걸요.”“그런데 조효동이 거기까지 찾아와서 용서해달라고 비는 거예요. 정말 어머니 수술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집에 돈이 없어서 어쩔 수 없어서 그런 거라면서.”“당연히 서우도 두 번은 안 속고 쫓아냈죠. 서우 룸메이트도 너무 열 받아서 조효동을 뺨을 때릴 정도였다니까요.”“그렇게 그 뒤로는 연락을 안 했어요. 조효동도 그 돈 많은 아줌마 따라서 해외에 갔다고 하던데 이렇게 또 돌아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그런 놈이 자산이 2만 억이나 되는 이사장이 되어 돌아왔다니 정말 생각할수록 짜증 난다니까요!”말을 하다 보니 더 화가 나는지 조명주는 이를 갈기 시작했다.“진짜 우리 서우만 불쌍하다니까요. 어쩌다 그런 놈을 만나서 저 이쁜 애가 다른 남자
임유환의 말에 조명주가 의외라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임유환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렸다.“유환 씨도 우리랑 생각이 같다니 의외네요. 역시 내가 사람은 잘 봤어요.”임유환은 차갑던 눈을 접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서우 씨는 저한테 맡기고 마음 편히 작전 구역으로 돌아가세요.”“그래요, 혹시 무슨 일 생기면 불편해하지 말고 바로 나한테 연락해요. 서우는 내 제일 친구예요. 나도 서우가 다치는 건 보고 싶지 않아요.”“네, 그럴게요.”의리 있는 조명주의 말에 임유환도 웃으며 답했다.“그럼 나 먼저 갈게요. 작전 지역에서 계속 재촉하네요.”“네.”“조심히 가 명주야.”“응, 잘 있어. 나 먼저 갈게.”“응, 잘 가.”조명주와 최서우가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마치고 조명주가 별장을 나서자 거실에는 최서우와 임유환만이 남게 되었다.그렇게 둘의 시선이 부딪치자 최서우가 난감해하며 말했다.“미안해요, 또 귀찮게 해서...”“아니에요. 이건 어떤 남자가 봐도 다 그냥 넘어가지 못했을 일이에요. 당연히 도와야죠.”고개를 저으며 정의로 불타는 그 맑은 두 눈을 저에게로 고정한 채 말하는 임유환에 최서우는 또 얼굴이 붉어졌다.그리고 가슴도 살짝 두근거리는 것 같았다.임유환은 다른 남자들과는 달라 보였다.“고마워요, 유환 씨.”“왜 자꾸 고맙다고 그래요, 나 적응 안 되게.”“그래도 고마운 건 고마운 거예요. 계속 나 도와주고 있잖아요.”기분이 나아진 듯 예쁜 미소를 띠며 말하는 최서우에 임유환도 웃으며 말했다.“서우 씨가 괜찮다니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그럼 오늘은 먼저 가볼게요.”“아 그리고 할아버지 약 처방은 좀 있다 줄게요. 그 처방에 적힌 대로 하루에 세 번씩 드시면 2주 정도 지나면 다 나으실 거예요.”“네.”최서우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데려다줄까요?”“아니요, 서우 씨는 할아버지 보살펴야죠. 이미 기사 불렀어요.”“그래요, 조심히 가요.”말을 하는 최서우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네.”임유환이 고개
“둘이 이미 만났었어?”“당연히 만났지. 내가 꺼지라고까지 했는데 왜 거기에 가 있냐고!”깜짝 놀라는 엄마를 향해 최서우가 다급히 물었다.“넌 왜 말을 그렇게 해. 효동 씨가 얼마나 싹싹한데. 선물도 잔뜩 들고 왔어. 다 엄청 비싼 거야.”윤세아는 비싼 물건들에 현혹되어 조효동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엄마, 당장 그것들 다 돌려줘. 나 걔랑 안 만나.”“그만 고집부려. 효동 씨가 얼마나 고민해서 골라온 것들인데. 루이비통 신상 백이랑 제비집 다 내가 엄청 좋아하는 거잖아!”“엄마, 설마 조효동이 전에 나한테 했던 짓 다 잊은 거야? 그리고 나 지금 남자친구 있어. 조효동도 아까 봤어.”저한테 까였다고 바로 엄마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조효동에 최서우는 치를 떨려 이를 악물고는 아까보다 더 차가워진 목소리로 말했다.“남자친구가 있다고? 근데 왜 말을 안 했어? 효동 씨보다 더 잘나가?”윤세아는 남자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 말고는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당연하지, 걔보다는 백배 천배 나아!”“진짜야? 효동 씨 말로는 엄청 가난해 보인다는데? 너 일부러 나 속이려고 남자친구 아무나 데려온 거 아니야?”“그놈의 조효동 진짜!”이해할 수 없는 엄마의 말에 최서우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엄마는 그놈 말이 믿고 싶어?”“딸,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때가 있는 법이야.”“그때는 나이도 어릴 때고 무슨 일이 있었겠지. 지금은 시간도 많이 지났고 후회도 많이 했다잖아.”“그리고 자산이 2만 억이라는데, M 국에 본사가 있고 국내에서도 계열사를 만들 거래.”“이게 얼마나 큰 기회야!”“효동 씨 지금 거실에서 티비 보고 있으니까 빨리 와!”“일단 혼수 얘기부터 할 거니까 사람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와.”“엄마...”최서우는 뭐라 더 말하고 싶었지만 윤세아는 끝까지 조효동 편만 들다 전화를 끊어버렸다.“하...”그에 답답한 최서우가 한숨을 내쉬었다.임유환과 최대호도 옆에서 같이 듣고 있었는데 임유환은 최서우에게 거절당하고 바로 그
“유환 씨도 같이 간다고요?”“네.”놀란 눈으로 저를 보는 최서우에 임유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조명주에게 최서우를 지켜주겠다 약속한 것도 있고 또 그런 인간쓰레기한테 혼자 보냈다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도 됐기에 임유환은 같이 가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고마워요 유환 씨. 그런데 우리 엄마가 유환 씨를 그렇게 환영하진 않을 거예요.”제 엄마 성격에 안 좋은 말을 할 거라는 걸 알기에 최서우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난 괜찮으니까 그런 건 신경 쓰지 말아요.”그에 임유환이 걱정 말라는 듯한 눈으로 확신을 주자 최서우는 입술을 말아 물며 말했다.“고마워요 진짜.”또 고맙다는 최서우에 임유환은 가볍게 미소를 짓고는 물었다.“언제 갈 거예요?”“지금요.”“그래요.”...삼십 분 뒤, 셋은 시광빌라 5동 602호 앞에 서서 같이 초인종을 눌렀다.“지금 나가!”급하게 뛰어나와 문을 열던 윤세아는 최서우를 보고서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서우 왔어?”“아버님은 왜 같이 오셨어요?”“그리고 이 남잔 누구야?”줄줄이 따라온 사람들을 보고 윤세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엄마, 이 사람이 임유환 씨야. 내가 얘기했던 남자친구.”최서우가 임유환을 소개하자 윤세아는 바로 최서우의 고개를 잡아 제 쪽으로 돌리며 거실에 앉아있는 조효동이 듣기라도 할까 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남자친구? 너 진짜 엄마 화나게 하려고 작정했어? 효동 씨 있는데 남자친구를 왜 데려와!”“내 남자친구니까 같이 엄마 보러 온 거지!”“너!”입술을 깨물며 말하는 최서우에 화가 난 윤세아는 고개를 돌려 임유환을 위아래로 훑어봤다.몸에 걸친 건 온통 싸구려였고 두 손에도 아무것도 들려있지 않는 돈이라곤 없어 보이 임유환 모습에 윤세아는 임유환의 체면 따위는 상관하지 않고 문전박대를 했다.“너 그만하고 얼른 저 사람 돌려보내. 우리 집엔 저런 사람 못 들여.”“엄마 진짜 왜 이래!”“엄마도 이게 다 널 위한 거잖아. 저런 가난한 애한테 시집갔다가 네가 고생한다고.”윤세
“너 무슨 말을 그렇게 해!”최대호는 언짢은 얼굴로 윤세아를 보며 말했다.“이 신의 양반 아니었으면 난 아직도 병원에 누워있어야 했어.”“이 사람이 치료했다고요?”윤세아의 눈빛이 살짝 흔들리는 걸 본 최대호가 큰 소리로 말했다.“그래, 의술도 뛰어나고 사람도 겸손해서 내가 서우 짝으로 봐둔 사람이야.”“아버님이 봐두셨다고 해서 꼭 제 마음에 들란 법은 없잖아요?”윤세아는 임유환을 훑어보며 입을 삐죽였다.“신의는 무슨, 신의면 뭐해요, 조효동 씨처럼 2만 억씩 번대요? 서우한테 물질적인 행복은 줄 수 있대요?”“돈 돈 돈! 넌 돈밖에 모르니?”“엄마, 유환 씨 진짜 괜찮은 사람이야, 나한테도 잘해주고.”화가 잔뜩 난 최대호와 최서우가 같이 말했지만 윤세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잘해주면 뭐하니? 서우야, 넌 아직 어려서 뭘 몰라.”“내가 그래서 네 아빠랑 결혼했잖아. 네 아빠가 꿈도 커 보이고 우리 동네에선 꽤 유명한 의사니까 결혼했는데 지금 내 꼴을 봐. 남는 게 아무것도 없어.”“마흔 넘어서 아직도 동네 병원에서 저러고 있잖아. 그리고 노인들은 불쌍하다고 돈도 안 받아. 맨날 일하면 뭐해, 버는 것보다 들어가는 게 더 많은데. 내가 너희 아빠 안 도와줬으면 병원 진작에 문 닫았어.”“엄마 동창들은 다 나 비웃어.”“내가 그때 그 예쁠 때 우리 동네 이장님 아들이랑 결혼했으면 지금 아주 부귀영화를 누렸을 거라고!”“그러니까 서우야, 엄마 말 들어. 엄마는 다 겪어봐서 뭐가 더 중요한지 알아.”“아빠가 우리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아빠가 치료해준 사람들도 가족을 살렸다면서 명절 때마다 고맙다고 인사 오잖아.”최서우는 엄마가 자신의 자랑인 아빠를 언급하자 다급히 말했다.최서우는 늘 아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래서 아빠와 같은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이었다.“그게 뭐가 좋아, 들고 오는 건 맨날 먹지도 않는 과일들뿐인데. 들어간 약값도 안 나와 그걸로. 다른 집들 봐, 명절이면 갖은 보석에 진주에 널리고 널렸는데 우리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