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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본색이요? 어떤 본색인데요?”

이를 악물며 말하는 조명주에 임유환이 궁금한 듯 물었다.

“그 자식이 연애를 엄청 많이 해본 쓰레기라는 거죠.”

“처음에 서우랑 친해지고 나서부터 계속 다정하고 지고지순한 척 연기하면서 뭐 본인은 태어날 때부터 집이 가난해서 주변 사람들이 돈 때문에 병 치료도 제대로 못 한다고 그랬대요.”

“그것 때문에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최선을 다해서 그런 어려운 사람 돕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댄 거죠.”

“근데 문제는 돈 많이 벌어서 꼭 해외에 가서 계속 공부를 하고 싶다는 그 소리에 서우가 감동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놈 도와주겠다고 안 하던 카페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그동안 모은 돈을 다 준 거에요. 가서 공부하는 데 쓰라고.”

“처음에는 뭐 이 돈을 어떻게 받냐는 둥 별 입에 발린 소리를 다 하면서 또 서우를 감동시켰죠. 그러면서 7일 뒤면 밸런타인데이니까 그때 같이 로맨스 영화 보러 가자고 서우한테 데이트 신청을 했어요.”

“서우도 한창 그놈을 좋아하고 있을 때니까 당연히 좋다고 했죠.”

“그렇게 7일 뒤에 둘이 같이 영화를 보러 갔어요.”

“아, 지금 생각해보니까 그냥 영화 분위기를 빌려 서우랑 한번 해보고 싶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우리도 몰랐죠 그걸.”

“서우가 좀 보수적이다 보니까 연애를 해도 스킨십 같은 건 전혀 안 했거든요. 아예 손도 안 잡아서 조효동이 영화관이 어두우니까 그때 키스도 하려고 했는데 서우가 피한 거죠.”

“그때 피하길 잘했죠. 아니었으면 돈도 몸도 다 빼앗겼을 거예요.”

“사실 서우는 이미 잘 만날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아마도 하늘이 도왔던 것 같아요. 하느님도 더 이상 서우가 그런 놈한테 사기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았던 거죠.”

“그러다가 영화가 절반쯤 지났을 때 조효동이 갑자기 전화를 받더니 집에 급한 일이 생겼다면서 먼저 갔어요. 서우도 별생각 안 하고 그냥 혼자 영화 보는 게 재미없어서 도서관에 가서 책이나 읽으려고 나갔는데.”

“그 덕분에 바로 그 쓰레기를 현장에서 보게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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