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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어떤 놈 말하는 거예요?”

아까의 최서우와 마찬가지로 표정이 굳어진 조명주를 본 임유환은 꽃을 선물한 사람이 더 궁금해졌다.

“그게...”

“명주야, 말하지 마!”

조명주가 입을 열자 임유환에게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던 최서우가 조명주를 말렸다.

“그놈이 대체 무슨 염치로 또 널 찾아온 거야!”

조명주가 그놈이라 칭하는 사람 때문에 그 밝던 최서우가 대학교 3학년을 기점으로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게 된 것이다.

그러니 조명주는 그놈을 당장이라도 때려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

“됐어 명주야, 이미 다 지난 일이잖아. 그 사람이 와도 모른 척 할 거야.”

최서우는 떠올리기도 싫은 과거에 차가운 눈을 하고 말했다.

“알겠어.”

“아이고...”

조명주가 마지못해 알겠다고 하니 지금껏 입을 다물고 있던 최대호가 한숨을 내쉬었다.

임유환 덕분에 최서우가 그 일은 다 잊고 다시 이성에게 마음을 연줄 알았는데 그놈이 하필 지금 돌아오다니, 게다가 양심도 없는지 최서우 앞에 다시 나타나니 최대호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할아버지, 나 진짜 괜찮아요. 그러니까 한숨 쉬지 마요.”

최서우는 병이 이제 막 다 나은 할아버지가 또 제 걱정에 잠 못 이룰까 봐 애써 괜찮은 척을 했다.

“서우야, 그냥 유환 씨한테 얘기하는 게 어때? 유환 씨 정도의 실력이면 그 이상한 병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임유환에게 최서우의 병을 고쳐줄 수 없겠냐고 늘 부탁하고 싶었던 최대호는 오늘 일을 기회 삼아 마침내 입을 열었다.

“할아버지!”

하지만 최서우는 이런 부끄러운 일을 저와 상의도 없이 말한 최대호에 입술을 말아 물었다.

“서우야, 나도 다 네가 걱정돼서 이러는 거잖아.”

“평생 결혼 안 하고 혼자 살 거야? 그렇게 외롭게?”

“혼자가 어때서요? 남자들은 다 믿을 게 못 돼요.”

최대호의 잔소리에도 최서우는 입술을 말아 물며 고집스럽게 말했다.

최대호는 그런 손녀를 보고 다시 한숨을 쉬었다.

“어르신, 그 이상한 병이 뭐예요?”

계속 한숨을 쉬는 최대호에 도대체 어떤 병이기에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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