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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방금 앤서니와 조백이 왔을 때, 그녀는 이미 깼다.

그래서 그 때 그들이 나눈 얘기를 얼핏 들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앞뒤 맥락을 연결해 보면 H선생님이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자기 사람들을 모두 그녀에게 동원했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아니었다면, H선생님은 어젯밤에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다. 어젯밤 일은 분명히 그녀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서의 이상을 눈치채지 못한 지환은 그녀가 본인 신분에 관한 얘기를 듣지 못한 게 다행이라며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덩달아 걱정도 함께 내려놓았다.

“잘못 들은 거야.”

“아니요, 분명히 들었어요.”

이서는 고개를 숙였다.

“어젯밤, 저는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요. 이제야 모든 게 이해되네요. 제가 그렇게 타이밍 맞게 구조된 건... 저를 암암리에 지켜주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지환은 마음속에서 소리 없이 탄식했다.

가끔은 정말 이서가 좀만 덜 똑똑했으면 했다.

“그 사람들... 모두 철수시켜 주세요.”

이서는 고개를 들어 지환의 눈을 진지하게 바라보았다.

“만약 저 때문에 H선생님이 다치기라도 한다면, 저는 평생 자책하며 살 거 같아요.”

그 말에, 지환은 하경철이 생각났다.

“그렇게 해주세요. 부탁해요.”

이서는 지환의 옷소매를 잡아당겼다. 애원하는 그녀의 목소리에 지환은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지환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며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서를 속이고 싶지 않았지만, 어둠의 세력을 철수시킬 생각은 없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하지호가 이서를 노리고 있다는 게 확실해졌으니.

“절반만이라도... 안 될까요?”

이서는 다시 입을 열었다.

“앞으로는 집에 얌전히 있을 게요. 아무데도 가지 않을 거예요. 지진이 났다고 해도 꼼짝 안 할 거라고요. 이씨 저택은 매우 안전해요. 그러니까 굳이 그 많은 사람들을 저한테 보내지 않아도 돼요.”

이서의 작은 손은 지환의 옷자락을 잡고 흔들었다. 지환의 마음도 흔들릴 것만 같았다. 그는 몸을 숙여 갑자기 이서에게 다가갔다.

깜짝 놀란 이서는 지환의 옷자락을 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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