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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9화

Penulis: 시해나
방금 팜플렛에서 국제단편소설연구팀이라는 글귀를 보았다.

이 팀은 배미희가 얘기한 것처럼 아마추어들의 공모전이 아닌 인터넷소설을 전문으로 하는 국제적인 유명한 단편 소설가들이 결성한 팀이었다.

대중의 시선을 단편소설로 돌리기 위한 인문학자들의 노력이라고나 할까?

이번에 공모전을 개최하는 것도 물론 하이먼 스웨이의 명성을 이용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시덥잖은 그런 공모전은 아니었다.

아마도 이서가 부담감을 가질까 봐 일부러 그렇게 얘기한 거라고 상언은 위안 삼았다.

“그럼... 저 이번 공모전에 나가 볼까요?”

말을 하며, 이서의 눈은 지환을 바라보았다.

지환이 살짝 고개를 끄덕이자, 이서는 그제야 환하게 웃었다.

“음... 마감일이 다음 달 15일이니 아직 20여 일이나 남았네요. 20여 일이면 충분히 다 쓸 수 있어요.”

이서의 눈빛이 반짝이는 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특히 이서와 가장 오래 알고 지낸 하나는, 활력을 다시 찾은 이서를 보고 엄청 뿌듯해했다.

...

하이먼 스웨이의 별장.

따가운 햇살이 하이먼 스웨이의 미간을 비추었다.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이미 컴퓨터 앞에서 무려 하룻밤을 꼬박 앉아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눈앞의 모니터는 이미 꺼진 지 오래되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가은이 한 살 때 가족을 잃어버렸다는 얘기가 맴돌았다.

그녀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았다. 컴퓨터 화면 속 자료를 똑똑히 보고 싶어도 손은 천근만근이 되어 도무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럼 가은이는 내 딸 아닌건가?’

‘난 분명히 다섯 살 때 잃어버렸는데, 만약 메일의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면, 내 딸은 도대체 어디에 있단 말이야?’

‘딸’을 찾은 뒤로 하이먼 스웨이는 마치 오랜 가뭄에 단비를 맞은 사람처럼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단비로 알고 있었던 게 태풍이 되어 휘몰아쳤다. 그것도 초특급 울트라 태풍으로...

“빵빵!”

아래층에서 자동차의 경적 소리가 들려왔다. 가은이 외출했다가 돌아온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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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히 미쳐버린 거야!’ ‘절대 하지환 씨가 좋아서가 아니라고!’ 이서는 속으로 절박하게 외쳤지만, 머릿속에서 다른 목소리가 비웃듯이 튀어나왔다.‘과연 그럴까?’ 하필이면 그때 아래층에서 지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야, 포도 묘목이 도착했는데, 같이 심을래?”이서는 천천히 커튼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봤고, 여전히 셔츠를 단정히 입고 있는 지환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그냥 혼자 하세요.” “그래, 그럼 나 혼자 심을게.” 지환의 대답을 듣고 있자니, 이서는 어쩐지 지환이 불쌍하게 느껴져서 입술을 살짝 깨문 채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어차피 나도 할 일 없으니까 같이 심어요.” 지환은 이서를 향해 환히 웃어 보였고, 햇살 아래 지환의 미소는 마치 사람을 홀리는 듯한 치명적인 매력을 발산했다. ‘차마 못 보겠어.’ 이서는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 빠르게 아래층으로 내려갔지만, 지환에게 가까이 다가가자마자 후회가 밀려왔다. 가까워질수록 지환의 짙은 향기와 넘치는 남성미가 더 강하게 느껴져서 도망칠 곳조차 없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서는 최대한 멀리 떨어진 자리를 찾아 지환에게 말했다. “여기... 이쪽 벽 근처에 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나중에 지지대를 세우기도 편하잖아요.” 지환은 이서를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네가 원하는 데다 심자.” 이서는 지환이 미소를 지을 때마다 정신이 아득해져서, 애써 지환의 존재를 무시하고 급히 포도 묘목을 집어 들고 땅에 심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듯, 지환은 이서의 속마음을 읽지 못한 듯 다가왔고, 이서가 열심히 묘목을 심는 모습을 보고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포도는 그렇게 심는 거 아니야. 내가 가르쳐줄게.” 이서가 ‘괜찮아요’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지환이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봐, 이렇게 해야 해.” 이서는 이미 지환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온 신경은 어느새 등에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6화

    “아...” 이서가 순간 멍해졌고, 가슴 속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흘러나오는 것 같아서 황급히 고개를 돌리며 지환의 눈을 피했다. “저기... 밥은 먹었어요?” 지환이 나직하게 대답했다. “응, 먹었어.” 지환은 이서의 얼굴에 번진 수줍음을 보고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이서가 얼굴을 붉히는 모습은 변함없이 예쁘구나.’ 그 모습은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았다. “포도 말고, 다른 건 필요 없어?” “필요 없어요. 그게... 아직 배가 덜 찼거든요. 먼저 가서 밥 좀 더 먹을게요!” 이서는 말을 마치기 무섭게 황급히 자리를 떴는데, 지환이 또다시 심장을 뛰게 만드는 무언가를 말할까 봐 도망치듯 달아난 것이었다. 지환은 이서가 급히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사실,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환도 이서가 자신을 완전히 미워하고 싫어하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참이었다. 문제는 지환이 이서를 속였다는 점과 그가 하은철의 작은아버지라는 사실이었다. 하씨 가문이 과거에 이서에게 큰 상처를 준 만큼, 이서는 지환과 함께 있는 매 순간 하은철을 떠올릴 것이었으니 말이다.즉, 이서가 하은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지환과의 관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었다.지환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고 다시 몸을 숙여 꽃을 심기 시작했다.‘그냥 흐름에 맡기라는 상언이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지환은 흙 속에 심어진 꽃모종을 바라보며 표정을 살짝 찡그렸다.‘이렇게 애매한 상태로 마음이 흔들리는 건 싫은데...’지환은 이서와의 관계에 분명한 경계를 짓고 싶었다. 한편, 주방에서 밥을 먹던 이서는 몸은 주방에 있었지만 마음은 이미 바깥 정원으로 날아가 있었다. 햇볕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지환을 본 순간, 지환의 셔츠 아래 단단한 근육과 팽팽한 가슴 근육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그리고 그 위로 흐르는 땀방울이 주는 묘한 자극까지... ‘안 돼!’ 이서는 급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5화

    문이 닫히자마자 다른 임원들이 다급하게 물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입니까? 갑자기 왜 부대표님을 호출하는 거죠?” 우기광은 담담하게 답했다.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다들 걱정할 필요 없어요. 모두 자리로 돌아가서 일하세요. 별일 아닐 겁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임원들은 어쩐지 일이 단순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모두가 근심 가득한 얼굴로 서 있자, 우기광은 다시 한번 차분하게 말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윤 대표님을 믿습니다. 그분이 고 팀장에게 그렇게 중요한 자리를 맡긴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우리는 고 대표와 일한 시간이 짧아서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러니 이번 일로 그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는 건 옳지 않아요. 자, 여기서 이렇게 서 있어 봐야 해결될 일도 아니니,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서 상황을 직접 지켜봅시다. 고 팀장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이죠.” 다른 임원들은 우기광의 설득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각자의 자리로 향했다....그 시각, 이서는 위층에서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정원에서 분주히 일하고 있는 지환을 발견했다. 이서는 정원으로 내려가 다가가며 물었다. “벌써 출근한 줄 알았는데, 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집안이 조용해서 당연히 지환이 출근한 줄 알았던 이서는, 지환이 정성스럽게 꽃과 나무를 손질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지환은 막 심은 장미 한 송이를 다듬으며 일어섰다. “벌써 잊었어? 우리는 서로 떨어지지 않기로 했잖아. 그런데 내가 어떻게 혼자 출근할 수 있겠어?” 지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네가 기억을 잃고 난 이후로 여긴 방치돼 있었어. 이제 네가 돌아왔으니, 이곳을 멋진 정원으로 꾸미고 싶어. 사계절 내내 꽃이 피어 있는 정원, 정말 아름다울 것 같지 않아?” 이서는 지환에게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하고 싶었다. 어차피 모든 일이 끝나면, 그들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4화

    이서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래요? 저는 왜 전혀 기억이 안 나는 거죠?] 고이서는 능청스럽게 응수했다. “대표님, 아직 충분히 쉬지 못했다는 증거예요. 좀 더 시간을 갖고 푹 쉬셔야 할 것 같은데, 회사 일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제가 알아서 잘 처리하면 되니까요.”[네, 고 팀장님이 그렇게 말해 주니 마음이 놓이네요.]이서는 다시 중얼거렸다.[내가 왜 전화했을까...?] 이서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고, 고이서도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전화를 끊은 후, 고이서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꼈다.‘녹음해 놓길 잘했어. 본인 입으로 나더러 회사 사람들을 마음대로 해고해도 된다고 했으니까!’ ‘그렇다면 첫 번째로 할 일은...”고이서는 옆에 놓인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김 비서, 들어오세요.” 김하늘이 잔뜩 긴장한 채 방으로 들어오자, 고이서가 날카롭게 물었다. “내가 회삿돈을 썼다는 거, 김 비서가 대표님께 알린 거죠?” 김하늘은 깜짝 놀라 거의 심장이 멎을 뻔했다. “아니에요, 고 팀장님! 제가 어떻게 그런 걸 대표님께 말씀드리겠어요!!” 고이서는 몇 초 동안 김하늘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만족스럽게 다리를 꼬고는 말했다. “하긴, 김 비서한테 그럴 깡은 없겠죠. 그럼 대체 누가 내가 회삿돈을 썼다는 걸 윤 대표님께 알린 거죠?”김하늘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없이 고개만 숙였고, 고이서는 비꼬듯 말했다.“말하기 싫어요? 아, 그 사람한테 밉보일까 봐 겁나는 거예요? 그럼 말 안 해도 돼요.” 김하늘이 안도의 한숨을 쉬려는 순간, 고이서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재무팀에 가서 이번 달 월급이나 정산받으세요.” 김하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안 돼요, 그러시면 안 돼요! 저희 집엔 부모님과 어린 동생들이 있고, 한 달에 수백만 원씩 대출금도 갚아야 하는데, 제가 직장을 잃으면 가족들이 다 굶어 죽게 된다고요. 제발 저를 내쫓지 말아 주세요!” 고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3화

    안타깝게도 이 세상에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는 법은 없었다.고이서는 한참을 망설인 끝에야 이를 악물고 전화를 받았는데, 손에 쥔 핸드폰이 그녀에겐 시한폭탄처럼 느껴졌다. 고이서는 떨리는 목소리로 수화기 너머의 이서에게 말했다. “네, 대표님.” 하지만 돌아온 이서의 목소리는 고이서가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으며, 전혀 화가 난 기색을 띠지 않았다. 심지어 어딘가 즐거운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공금을 횡령했다면서요?]“그게... 제 얘기 좀 들어주세요!”고이서는 더 이상 이서의 말투에 신경 쓸 여유도 없이 급하게 해명하려 들었다.[아니요, 해명할 필요 없어요. 고 팀장님이 그 돈을 쓴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 테니까요. 고 팀장님, 저는 고 팀장님을 친구로 생각하는 이상, 고 팀장님을 전적으로 믿을 생각이에요.]이서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어쨌든 회사를 위해 그 돈을 썼을 거잖아요, 그렇죠?]고이서는 얼어붙었다. ‘윤이서가 이런 말을 할 줄이야. 방금 그 말은 치매가 오지 않은 이상 절대 할 수 없는 말이었어!’ 보아하니, 이서의 병세가 꽤 심각해진 것 같았다. ‘며칠만 더 지나면 내가 윤씨 그룹의 대표 자리를 확실히 굳힐 수 있을 것 같아.’“네, 맞습니다! 사실 진행이 안 되던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그 담당자에게 큰 선물을 보냈더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며칠 내로 프로젝트를 승인해 준다고 하더군요. 대표님, 제가 이렇게 한 게 회사 규정에 어긋나는 건 아니겠죠?”[그럼요, 지금은 고 팀장님이 윤씨 그룹의 대표니까 고 대표님이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요. 제가 전화를 한 이유도 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서였어요.][임원들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말아요. 대표 자리에 앉은 이상, 고 팀장님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돼요. 심지어 직원들을 해고하는 것도 가능하죠.]고이서의 눈이 커졌다. “제가 회사 직원들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는 말씀이세요?”[그렇다니까요? 아까 말했잖아요, 지금 회사의 실질적인 주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2화

    전화 건 사람은 우기광이었다. 이서는 우기광의 목소리를 듣고는 꽤 의외라는 듯 말했다.“웬일로 저한테 직접 전화하신 거죠?” 사실 우기광도 전화를 걸고 싶지 않았으나 어쩔 수 없었다. 몇몇 임원들이 회사에 우기광을 붙잡아 두는 바람에, 이서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윤 대표님, 혹시 지금 윤씨 그룹의 대표 업무를 수행하는 고이서 팀장이 공금을 횡령한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아, 그게 언제 있었던 일이죠?]이서의 어조에서는 전혀 불쾌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되려 흥미로움이 묻어나는 듯했다. 우기광은 그런 이서의 반응에 잠시 의아해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어제 일입니다. 대표님께서 고이서 팀장에게 회사를 맡기자마자 그런 황당한 일을 저지른 거죠. 대표님, 저는 대표님께서 윤씨 그룹을 맡기 전부터 대표님과 함께 일해왔으니,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표님의 능력은 누구나 인정할 정도니까요. 하지만 회사 운영을 재무팀 팀장에게 맡기신 건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이서가 웃으며 말했다.“제 결정을 무조건 지지해 줄 수 있으신가요?” 우기광은 잠시 침묵하더니, 이내 조심스러운 어조로 답했다. [그건 대표님의 결정이 회사에 이익이 되는 경우에 한합니다. 만약 회사에 손해가 되는 일이라면 저는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서의 미소가 더욱 밝아졌다. “그 말씀이면 충분합니다. 이제야 안심이 되네요. 하지만 고 팀장님의 일에 대해서는 개입하지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다른 임원들이 아무리 압박을 가하더라도 반드시 버텨 주셔야 하고요.” [대표님, 혹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지금은 말씀드릴 수 없지만, 며칠만 기다리시면 알게 될 겁니다.”이서는 이 말을 끝으로 전화를 끊었고, 곧장 김하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서의 전화가 걸려 오자, 김하늘은 겁에 질린 채 전화를 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몇 초 동안 망설이다가 결국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김하늘은 전화를 받자마자 울먹이는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1화

    잠시 후, 소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이서 언니, 솔직히 말해도 절대 화내면 안 돼요.]“그래, 어차피 내가 먼저 말하라고 했잖아. 소희 씨도 내가 무슨 성격인지 잘 알잖아? 말하라고 해놓고 화내는 일은 없을 거야.” 이서의 말에 하나와 소희, 나나는 용기를 내서 각자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나가 먼저 운을 띄웠다. [이서야, 형부가 신분 문제로 널 속인 건 맞지만, 그 외의 다른 일에선 너를 진심으로 대했어.]“그러니까 네 말은 하지환 씨가 날 속인 걸 더 이상 문제 삼지 말라는 거야?”[응... 그런 셈이지.]“소희 씨 생각은 어때?”소희가 머뭇거리며 천천히 답했다.[그럼 저도 솔직히 말할게요. 형부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형부만큼 언니한테 잘해줄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라고요.][만약 저라면 그 정도 잘못은 그냥 넘어갔을 것 같아요.]소희는 최대한 조심스레 말했고, 혹여나 이서가 기분 나빠할까 봐 머뭇거렸다.다행히 이서는 여전히 차분한 태도로 대답했다. “내가 괜히 별거 아닌 일로 예민하게 군다는 거네?”[언니,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소희가 급히 해명했지만, 이서는 한사코 소희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소희 씨, 굳이 변명하지 않아도 되고, 미안해할 필요도 없어. 소희 씨가 그렇게 느꼈다면 그게 소희 씨의 솔직한 생각인 거니까. 사람마다 문제를 보는 시각은 다르니, 결론도 다를 수 있어. 난 소희 씨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말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는 것 같아. 잘 생각해 볼게.”소희는 이 말을 듣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으로 나나가 나섰다. [언니, 아시다시피 저는 연애 경험이 없어서 딱히 할 말도 없어요. 그냥 시간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올 것 같아요.]이서는 작게 중얼거렸다. “시간에 맡기라고...?”‘그래,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자. 어차피 하도훈 문제도 당장 해결될 게 아니고, 그때까진 고민할 시간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40화

    윤재하와 성지영, 고이서 세 사람은 여전히 이서가 치매에 걸려 윤씨 그룹을 손에 넣을 꿈에 들떠 있었지만, 정작 이서는 지환과 한 지붕 아래에서 지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고민에 빠져 있었다. 분명 병원에서 함께 지내던 때도 있어서 이번에도 별문제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되니 묘하게 어색하고 불편했다. 이서는 귀를 바짝 세우고 문밖에서 나는 작은 소리 하나까지 신경 쓰면서도, 문밖에서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면 그 소리가 금세 사라지길 바라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런 어이없는 감정에 시달리던 첫날 밤, 놀랍게도 이서는 오랜만에 불면증 없이 잠들었다.다음 날 아침, 이서는 눈을 뜨자마자 하나의 문자 폭탄을 받았다. [너, 형부랑 다시 합친 거야?] [같이 살기 시작했다던데, 화해하고 다시 시작하려는 거냐고!] [왜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은 거야? 이 선생님이 말 안 해줬으면 전혀 몰랐을 뻔했잖아!][나, 너한테 가장 친한 친구 아니었어?]이서는 할 말을 잃었다. 곧바로 소희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어제 두 사람이 손잡고 있는 거 보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화해한 거였어요? 이렇게 큰일을 저한테도 숨긴 거예요?] 결국 이서는 단톡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환 씨랑 다시 화해한 거 아니야. 괜히 오해하지 마.] 그 순간, 나나도 단톡방에 뛰어들었다. [뭐라고요? 이서 언니가 형부랑 다시 화해했다고요? 대박! 들러리 자리 하나 예약할게요!]이서는 어이가 없어졌다. ‘대체 왜 내가 한 말은 안 보고 다들 자기 멋대로 상상하는 거야?’ 이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단체 영상 통화를 시도했다. “말했잖아, 화해한 거 아니라고.” 이서는‘화해한 적 없다’는 말을 특히 강조했다.그제야 세 사람은 조용해졌는데, 잠시 후에야 하나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근데 이 선생님 말로는 두 사람이 같이 산다고 하던데? 다시 화해한 게 아니면 왜 같이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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