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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그렇게 해도 괜찮겠어.’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이서가 말했다.

하나는 이서와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누고서야 방 밖으로 나갔는데, 뜻밖에도 방을 나서자마자 거실에서 통화 중인 상언을 보았다.

“어떤 방법을 쓰든 이번 주 토요일까지는 실험실에 관련된 일을 마무리 지어야 해요! 다음 주에는 계속 실험해야 하니까요!”

줄곧 차분한 모습을 보이던 상언이 화를 내고 있었다.

“더 이상의 쓸데없는 말은 듣고 싶지 않네요. 그럴 시간이 있으면 빨리 가서 문제나 해결하도록 해요!!”

이 말을 마친 상언은 즉시 전화를 끊었고, 휴대전화를 소파에 던지려던 찰나 2층에 서 있는 하나를 보았다. 그가 얼굴에 만연한 노기를 급히 삭히며 말했다.

“가려고요?”

“네.”

하나가 입술을 움찔거리며 대답했다.

“내가 데려다줄게요.”

상언은 차 열쇠를 들고 하나와 함께 호텔로 향했다.

호텔로 향하던 두 사람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하나는 몇 번이고 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묻고 싶었지만, 결국 참아내야만 했다.

‘내가 귀국하면 우리의 감정도 끝날 거야.’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거니까.’

‘게다가 이 선생님은 가능한 한 빨리 결혼하기를 바라는 분이시잖아.’

“저 먼저 가볼게요.”

이 말을 마친 하나는 즉시 호텔 방으로 올라갔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던 상언은 다소 피곤하다는 듯 하늘을 한 번 보고서야 액셀러레이터를 밟고 호텔을 떠났다.

같은 시각.

호텔 방 앞에 도착한 하나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카드키를 꺼내어 방문을 열었는데, 하마터면 매우 놀라 고꾸라질 뻔했다.

“왜 제 방에 있는 거예요?”

마음을 가라앉힌 하나가 자신의 침대에 한가로이 앉아 있는 케이티를 혐오스럽다는 듯 바라보았다.

케이티가 말했다.

“이 나라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법이에요.”

하나가 미간을 더욱 찌푸렸다.

“이건 법을 어기는 거라고요!”

“허, 그럼 경찰에 신고 하시던가요.”

케이티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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