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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하나가 냉소하며 말했다.

“그런 일은 이 선생님께 말씀하셔야죠, 저한테 말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케이티가 말했다.

“당연히 이 선생님께도 말씀드릴 생각이에요. 그저 임하나 씨가 이 선생님을 귀찮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될 뿐이죠.”

하나가 옅은 웃음을 지었다.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 저는 며칠 후에 귀국할 예정이라 이 선생님께 매달리고 싶어도 할 수 없거든요. 다만...”

“또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예요?”

“이 선생님이 저랑 같이 H국에 간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요.”

하나의 말을 들은 케이티가 웃음을 터뜨렸다.

“허, 꿈이 크네요! 이 선생님은 M국에서 큰 공을 세운 사람이에요. 그런 사람이 임하나 씨와 H국에 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바보가 아닌 이상 그렇게 하지는 않을 거라고요!”

하나 역시 케이티와 같은 생각이었으나, 막상 그녀의 입에서 나오는 말을 들으니 마음이 불편해지는 듯했다.

“이 선생님이 저를 따라 H국으로 돌아갈 리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저는 왜 찾아오신 건데요?”

케이티는 말문이 막혔다.

화가 난 그녀가 가방을 움켜쥔 채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딱 기다려요, 조만간 이 선생님께 퇴짜 맞게 해줄 테니까요!”

이 말을 마친 케이티는 하나를 매섭게 노려 보고서야 성큼성큼 호텔 방을 나섰다.

케이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하나의 머릿속에는 그녀의 마지막 한 마디가 끊임없이 메아리치는 듯했다.

‘그래, 이 선생님과 나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거야.’

...

이씨 가문의 고택.

상언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부하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

[이 선생님, 셔먼 장관님의 비서와 연락을 해봤는데요. 실험실 재개를 원한다면 장관님의 자택을 직접 찾아오라고 하셨습니다.]

상언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알았어요.”

그는 즉시 전화를 끊었다.

돌아오자마자 외출하려는 상언을 본 배미희가 그를 불러 세웠다.

“또 어딜 가려고?”

상언이 말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

그가 배미희의 질문에 대답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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