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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셔먼의 장원은 이씨 가문의 고택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으나, 고풍스럽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예술적인 가치를 지닌 곳이라 할 수 있었다.

장원의 집사가 상언을 거실로 안내했다.

“이 선생님, 셔먼 장관님은 서재에서 급한 업무를 보시는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말을 마친 집사는 상언에게 차 한 잔을 대접하지도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셔먼은 족히 10여분이 지나서야 2층에서 내려왔는데, 상언을 보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선생, 어쩐 일로 나를 다 찾아온 겁니까?”

셔먼은 큰 키와 훤칠한 외모를 가진 사람이었는데, 비록 그의 얼굴에는 세월이 남긴 흔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젊은 시절의 풍모를 뽐내고 있었다.

상언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제 실험실을 폐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셔먼은 전혀 얼굴을 붉히지 않았으며, 오히려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선생의 실험실이 폐쇄되었다고요? 저는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상언이 한 번 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죠. 저한테 원하시는 게 뭡니까?”

이 말을 들은 셔먼은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 선생이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저도 솔직히 말씀드리죠.”

“그래요, 이 선생의 실험실을 폐쇄한 사람이 바로 접니다. 하지만 모든 건 이 선생을 위해서였죠.”

상언이 분노에 찬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셔먼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님의 마음에 드는 땅이 하나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땅의 주인인 몬토 씨는 꽤 고집스러운 사람이라 누가 설득해도 소용이 없더군요.”

“그런데 이 선생이 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적이 있다면서요? 이 선생이라면 그 사람을 설득해서 그 땅을 대통령님께 드릴 수 있을 겁니다. 몬토 씨는 이 선생을 아주 존경하고 있을 테니까요.”

“만약 이 선생이 이 일을 성사시킬 수만 있다면, 대통령님은 크게 감동하실 겁니다. 그렇게 되면 이 선생에게도 좋은 일이지 않겠습니까?”

상언이 냉소를 터뜨렸다.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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