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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엉망진창으로 지다

강상규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은 무진은 잠시 망설였으나 결국 강상규를 만나러 교도소로 향했다.

그러나 둘째, 셋째 일가를 돕기 위해 간 것은 결코 아니었다.

강상철, 강상규, 두 어른이 할아버지의 친 동기이기에 간 것일뿐.

그들에 대해 무진은 절대 마음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무진을 본 강상규는 드물게도 당황했는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그저 앞에 놓인 잔만 만지작거렸다.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다.

“셋째 할아버님, 할 말이 있으시면 그냥 말씀하세요.”

무진이 담담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하긴, 넌 이제 무척 바쁜 사람이니, 지금 나를 보러 온 것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겠지.” 강상규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전에 자신이 무진을 대하던 여러 장면들을 떠올리니, 무진에게 자신을 도와달라는 말이 차마 입에서 나오지가 않았다.

강상규가 입을 열지 않자, 무진도 입을 다물었다. 침묵하고 있는 두 사람으로 인해 질식할 것 같은 공기 가운데 무척이나 어색한 시간이 흘렀다.

얼마간 시간이 지난 후에 강상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무진아, 틀림없이 우리 둘째, 셋째 일가의 처지는 너도 분명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이 할아비가 부탁하마. 이제 우리 하자. 우린 이미 그 죄과를 받았다.”

평소 강상규가 얼마나 도도한 사람이었던가? 그런데 그런 그가 지금 고개를 숙인 채 무진에게 사과하고 있었다.

강상규도 예전만큼 정정하지 않았다. 무척이나 초췌한 것이 마치 십년은 더 늙어 보였다.

어쩌면 이 모습이야 말로 노인이 가져야 할 덕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진은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 바로 대놓고 강상규에게 말했다.

“저는 멈출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일은 제가 끝내고 싶다고 해서 멈출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MS 가문이 둘째, 셋째 일가의 남은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안색이 창백해진 강상규의 마음은 완전히 낙담한 상태가 되었다.

강명재와 강명기는 대단한 뒷배를 끌어들이면 큰 집에 맞설 수 있을 거라고 계산했다.

하지만 그들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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