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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화

전화를 끊은 후 그녀는 허태준이 자기를 보고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두 사람은 가까이 있었고, 방안은 조용했기에 그는 방금 그녀가 간호사와 통화한 내용을 똑똑히 들었다.

“가봐야 해?”

“아니요.”

심유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허태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서 어떻게 가요. 갈 방법도 없고, 이제 그 사람이라면 지긋지긋해요. 다시는 얽히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그 사람이 죽어서 슬퍼?”

“아무 감정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심유진은 솔직했다.

“그래도 그는 너 몰래 밖에서 딴짓을 했던 사람이잖아. 너를 그렇게 아프게했던 사람인데 아직도 감정이 남은 거야?”

심유진은 안 그래도 마음이 힘든데 허태준이 자극하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제 이 얘기는 안 하면 안 될까요?”

“너를 찬밥 신세로 만든 사람이 죽었으니 오히려 기뻐해야 하는 거 아냐? 눈물을 왜 흘려?”

심유진은 그에게 쏘아붙이고 싶었지만, 그의 손등에 꽂힌 링거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허태준은 그런 심유진을 보며 괴로워했다.

그는 그녀가 화가 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그녀에게 위로 한 마디를 할 수는 없었다.

마침 심유진의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의사 불러야겠네요.”

그녀는 의사에게 전화를 걸었고, 의사는 5분 만에 왔다.

“여기를 꾹 눌러줘야 해요.”

그는 솜을 뜯어 심유진에게 주었다.

심유진이 솜으로 그의 손등을 누르자 허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고, 심유진은 그의 행동에 놀라 무의식적으로 손을 뺐다.

솜이 침대에 떨어졌고 바늘 구멍에서는 검붉은 피가 졸졸 흘러나왔다.

“뭐 하는 거죠?”

의사는 심유진을 노려보았다.

“방금까지 고열로 생사를 오가던 사람입니다! 죽을 수도 있었다고요!”

“생사” 라는 단어는 심유진을 혼란스럽게 했다.

의사는 그녀에게 다시 솜을 주었고, 그녀는 다시 허태준의 손등을 꾹 눌렀다.

허태준이 이번에도 그녀의 손을 잡았으나 그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의사는 심유진에게 체온계를 주면서 한 시간마다 체온을 재보고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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