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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심유진은 허태준을 꼭 안아 재웠다.

그의 험상궂던 표정이 그녀의 품안에서 사랑스럽게 변했다.

밤중에 비가 포슬포슬 내렸다.

허태준의 체온이 어느정도 떨어지자 답답했던 심유진은 천장 덮개를 열었다.

가느다란 빗줄기가 지붕에 부딪치면서 후드득거리는 소리에 그녀는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별들은 비 때문에 노랗게 번져보였다.

기온이 떨어진 탓에 비는 점차 눈으로 변했다.

눈이 천장을 덮자 방안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그 속에서 심유진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느끼지 못했다.

허태준이 정신을 차린 것은 오전 9시 무렵이었다.

그가 눈을 뜨자마자 심유진의 얼굴이 보였다.

허태준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심유진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심유진은 아무렇지 않은 사람처럼 조용히 손을 올려 침대 머리맡에 있는 체온계를 집어들었다.

“체온 좀 잴게요.”

밤새도록 땀을 흘린 허태준은 체내의 수분이 심하게 빠져 피부가 푸석했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밤새 여기에 있던 거야?”

“네. 어젯밤에 악몽을 꾸신 것 같더라고요. 유진이인지 유정이인지 아무튼 제 이름과 비슷한 이름을 부르며 힘들어하시길래 옆에 있어드렸어요.”

허태준은 그녀의 말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또 그 꿈을 꿨군. 아…… 심유진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봤겠네.’

허태준은 자신이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고 후회가 물밀듯 밀려왔다.

“배고프지 않아요? 뭐 먹고 싶은 건 없어요?

심유진이 그에게 물었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은 그였기에 배가고파 죽을 것 같았다.

“배가 고프네.”

심유진은 식당에 전화를 걸었다.

“여기 허 대표님 방인데요. 죽 두 그릇 부탁해요.”

“두 그릇?”

“그럼 혼자 먹게요? 내 입은 입도 아닌가?”

“너 죽 싫어하잖아?”

허태준의 입에서 불쑥 저 말이 튀어나왔다.

심유진은 조금 의아했다.

“제가 죽을 싫어한다는 걸 당신이 어떻게 안 거죠?”

그녀는 담백한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자극적이고 매콤한 음식을 선호하는 그녀는 허태준의 말에 놀랐다.

‘내가 죽을 싫어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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