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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화

허태준은 어려서부터 사람을 믿지 않았다.

학교에서는 친구조차 없었으며 자신의 부모도 믿지 않았다.

그의 부모는 세상에 쓸모있는 사람과 쓸모없는 사람, 두 부류만 있다고 가르쳤다.

그는 사람들을 만나면 항상 실과 득을 따졌다. 그러니 사람들과 깊이 교제하지 못했고 또 그들과 감정도 나누지도 못했다.

기쁨, 슬픔, 행복, 절망, 좌절 등 보통 사람들이 느끼는 온갖 기분이 그에게는 사치품 같았다.

그는 인간이라기보다는 가업을 물려받기 위한 기계에 가까웠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그를 보며 사람들은 그가 최고의 경영자가 될 것이라며 칭찬했다.

그는 어떠한 잘못도, 어떠한 실수도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심유진을 만나기 전까지 그는 일밖에 모르는 그런 기계같은 사람이었다.

어쩌면 심유진을 만난 것이 그에게는 큰 사고일지도 모른다.

그는 지금까지 이런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모든게 서투르고 당황스러웠다.

심유진로 인해 그는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녀가 힘들어 할 때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서라도 그녀를 그 슬픔에서 꺼내주고 싶었다.

아직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서툰 그는 그녀를 배신한 조건웅에게 그녀가 동정심을 갖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는 배신한 조건웅이 자살이라는 처참한 결말을 맞이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하고 옳은 일이라고 여겼다.

어쩌면 허태준은 조건웅을 질투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심유진은 허태준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꿈에도 몰랐기에, 그가 그저 자신을 비아냥거리고 한심하게 여기는 줄만 알았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자 그녀는 당황스럽고 어떻게 반응을 해야할지 몰랐다.

“미안해…… 이건 진심이야.”

허태준은 아련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이래서 잘생기면 용서가 된다는 거구나.’

그녀는 빚어 놓은 것 같은 새초롬한 그의 얼굴을 보고 마음이 풀렸다.

방금까지는 그의 태도와 말에 화가 났지만, 그의 진심어린 사과에 심유진은 한숨을 내쉬더니 그를 뚫어져라 보았다.

허태준은 그런 그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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