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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마리아 씨는 남아봤자 육 대표님께 커피 타주는 것 외에 할 일이 없지 않아요?”

심유진은 마리아에게 물었다.

마리아는 주로 육윤엽의 개인적인 일이나 일정을 계획해 주는 일을 책임지고 있었다.

블루 항공에 일이 있기 전까지 육윤엽의 하루 일과는 규칙적이어서 매일 정시에 퇴근했다. 협력업체는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퇴근 후에는 회사로 전화를 걸지 않았다.

심유진은 마리아는 야근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유진 씨!”

마리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언성을 높였다.

“제가 하는 일이 많고도 많아요. 함부로 깔보지 마세요! 제가 야근하면 기껏해야...”

마리아는 갑자기 능글맞게 웃으며 이어서 말했다.

“육 대표님한테 커피 몇 잔 더 타 줄 수 있죠.”

...

일하다 보니 어느새 아홉 시가 다 되어갔다.

심유진은 일에 열중하느라 맞은편에 앉은 마리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마리아가 자리에서 일어설 때마다 탕비실에서 커피를 타서 육윤엽의 사무실로 배달하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마리아는 겨우겨우 육윤엽이 퇴근할 때까지 버텼다.

퇴근할 때 육윤엽은 마리아의 뒤에 잠시 멈춰 서서 말했다.

“앞으로 야근할 필요 없어요. 커피는 제가 알아서 타서 마실게요.”

“네.”

마리아는 머쓱한 듯 대답했다.

그가 떠난 후 마리아는 다시 심유진한테 다가갔다.

“육 대표님도 퇴근하셨는데 유진 씨는 아직도 일이 안 끝났어요?”

심유진은 여전히 불이 켜져 있는 김욱의 사무실을 바라보았다.

“제 상사가 아직 퇴근하지 않았어요! 저도 상사한테 잘 보여서 이 회사에 오래 붙어 있도록 노력해야겠어요.”

그 말에 마리아는 다시 자리에 돌아가 앉았다.

“그럼, 제가 같이 있어 줄게요.”

“그럴 필요 없어요.”

심유진은 그녀의 호의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시간이 너무 늦었어요. 여자가 저녁 늦게 집에 가는 것이 위험할 수 있어요.”

“유진 씨도 여자 아니에요?”

마리아가 되물었다.

“저는 데리러 올 사람이 있어요.”

심유진은 차마 김욱이 그녀를 집에 데려다준다고 말할 수 없었다. 마리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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