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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4화

김욱에게는 출장 전용 캐리어가 있었고 안에는 옷 몇 벌과 생활용품들이 들어있었다.

임시 출장 업무가 있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게 그는 그 캐리어를 항상 차에 두고 다녔다.

이제 쓸모가 있게 되었다.

심유진은 김욱을 다른 객실로 안배했고 하은설의 방과 벽 하나만 떨어졌다.

하은설은 그전에 김욱을 몇 번 본적이 있었다. 그리 서로 익숙한 편은 아니었지만 낯설지는 않았다.

김욱이 오자 하은설은 생활에 영향을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지 않았기에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김욱과 심유진은 보통 일찍 나가고 늦게 돌아오기 때문에 같은 집에 살더라도 만날 시간이 거의 없었다.

“저녁은 먹었어요?”

김욱이 방을 치우기 위해 들어가기 전에 하은설이 그에게 물었다.

그와 심유진은 지금 막 야근을 끝내고 돌아왔기 때문에 밥을 먹을 시간이 전혀 없었다.

“집에 뭐 먹을 게 있어?”

심유진은 원래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하은설이 묻 묻자 갑자기 배가 고파졌다.

“바로 먹을 수 있는 건 없어. 아니면 내가 국수나 물만두 좀 끓여줄까?”

심유진이 고용한 간병인은 하은설의 세 끼만 해주었을 뿐 절대 음식을 더 많이 하지 않았다.

다행히 집에 인스턴트식품들이 있었기에 굶을 정도는 아니었다.

“전 괜찮아요.”

김욱은 하은설을 완곡하게 거절하고 캐리어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는 방문을 닫았다.

하은설은 혀를 날름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심유진에게 투덜거렸다.

“네 오빠는 정말 까칠하네. 저번에 훠궈 먹으러 왔을 때는 그렇게 친근하더니. 며칠 안 본 사이에 이렇게 변할 수 있어?”

“그래? 난 꽤 친절하다고 생각하는데.”

김욱의 처사하는 스타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심유진은 딱히 그가 까칠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긴 최근 회사에 문제가 조금 생겨서 기분이 좋지 않아서 그럴 수 있어.”

“알겠어.”

하은설은 충분히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잠깐! 너 회사가 문제 생겼다며 넌 왜 매일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조금도 초조해 하지 않아?”

하은설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내가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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