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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6화

심유진의 뜻밖의 행동에 허태준은 잠시 멈칫하다가 이내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나도 갈래!”

별이도 얼른 일어나서 허태준에게 달려가려 했지만 하은설이 별이를 잽싸게 품에 안았다.

“늦은 시간에 어디를 가려고. 감기 걸려.”

별이가 반항하려 하자 하은설이 별이를 째려보더니 귓가에 대고 말했다.

“움직이면 앞으로 엄마 몰래 햄버거 안 사줄 거야.”

별이는 그제야 조용해졌다. 하은설은 심유진과 허태준을 바라보며 말했다.

“별이는 제가 챙길 테니까 둘 다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이는 대표님 데려다주고 너무 늦으면 안 돌아와도 돼.”

심유진은 조용하라는 듯 눈빛을 쏴주더니 허태준의 손을 잡았다.

“가요.”

심유진네 집은 집 밖을 나가기만 하면 바로 도로였다. 허태준은 차를 도로변에 주차했기에 걸어서 1분도 안 걸리는 거리였다. 허태준이 차에 올라타려고 하자 심유진은 당황하더니 저도 모르게 허태준의 손을 잡았다.

“걸어가요.”

심유진은 목도리에 얼굴을 푹 묻으며 말했다.

“걸어가자고?”

“네.”

“추워.”

허태준은 딱히 내키지 않는 것 같았다.

“오늘 얇게 입었어.”

허태준은 코트 안에 얇은 셔츠 한 장만 입었고 목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었다. 심유진은 매혹적인 그의 목젖을 보며 고민하는 표정을 지었다. 허태준은 그 표정을 보며 웃더니 심유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차에 타. 드라이브하자.”

유럽의 밤거리는 여전히 시끌벅적했다. 저녁 9시가 거의 되는 시간이었지만 이때야말로 모두가 저녁 활동을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길에는 조명이 반짝거리고 개성 있는 젊은 남녀들이 밤거리를 즐기고 있었다. 허태준은 차를 매우 천천히 운전했기에 뒤에서 차량들이 경적을 몇 번이나 울렸지만 그는 여전히 자신의 속도대로 나아갔다.

차 안은 히터를 빵빵하게 틀었기에 심유진은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났다. 심유진은 목도리와 겉옷을 벗어서 손에 들었다. 허태준은 휴지를 뽑아서 자상하게 심유진의 이마에 난 땀을 닦아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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