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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김욱은 육윤엽의 특별 조수이자 총재 사무실의 핵심 인원이다. Maria를 제외하고 부서 내 모든 사람의 업무는 최종 김욱의 손을 거쳐야만 했다. 김욱한테 보고하는 것은 물론이고 김욱은 매 사람의 업무 내용과 진도에 대해 빠삭했다. 마치 자신이 직접 한 것처럼 말이다.

한사람이 열 몇 명 되는 사람과 인수인계하는 것은 힘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하지만 김욱은 마치 스킵 버튼을 누른 것처럼 배속으로 움직였다. 심지어 퇴근 전에 총재 사무실은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정상적으로 운영되었다.

모든 문제를 해결하자 김욱은 드디어 시큰한 허리를 폈다. 그는 한 손으로 허리를 두드렸다. 심유진은 고개를 들자마자 그 모습을 보게 되어 김욱한테 물었다.

“눌러줄까요?”

심유진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응하였다. 그래서 김욱과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한다는것도 까먹었다.

말이 입 밖에 나가고 나니 그녀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어쩔 줄 몰라서 맞은 편의 Maria를 바라보았다.

Maria도 이마를 살짝 찌푸린 채 생각에 잠긴 듯한 눈빛으로 심유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심유진의 눈빛과 마주치자 Maria는 냉큼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업무에 몰두하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김욱은 심유진 앞에 멈춰서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공적인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한테 잘 보이려 해도 소용없어요. 이번 달 개근상은 없습니다.”

심유진은 대답했다.

“네, 없어도 방법이 없죠.”

심유진은 관심을 거두어들이고 냉담한 척하였다.

김욱이 사무실로 돌아가자 심유진은 냉큼 김욱한테 문자를 보냈다.

“오빠가 방금 명석하게 행동했으니 망정이에요! 아니면 우리 관계가 들통날 뻔했어요!”

김욱은 이참에 사기 치려 들었다.

“고마움을 표시해야지? 오늘 저녁이나 사주지 않겠어?”

“오늘 저녁은 안 돼요.”

심유진은 허태준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다.

“내일 저녁은 어때요? 집에서 훠궈 먹을 건데 같이 먹어요.”

“좋지.”

김욱도 사절하지 않았다.

“허 대표더러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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