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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평일 저녁 마트에는 사람이 많았다. 대부분 퇴근하고 장을 보러 온 사람들이었다. 별이는 심유진의 손을 잡고 허태준의 뒤를 따랐다. 심유진은 마트에 와서 장을 본적이 많지 않았다. 게다가 마트가 유달리 컸었기에 보통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심유진은 직원에게 위치를 물어보군 했다. 심유진이 평소와 다름없이 직원에게 물으려는데 별이가 심유진을 말렸다.

“엄마! 물어볼 필요 없어. 아빠는 다 알아.”

별이의 표정에 자부심이 가득했다.

“아빠 엄청 대단해! 딱 한번 왔는데 위치 다 기억하고 있어.”

별이는 심유진에게 뭐라 하지 않았지만 심유진은 왠지 부끄러워서 얼굴이 붉어졌다.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가려는데 직원이 부러움 가득한 표정으로 칭찬을 했다.

“남편분이 멋있으시네요. 아들도 귀여워요!”

“감사합니다.”

심유진은 허태준과의 관계에 대해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그냥 웃어넘겼다. 하지만 별이는 그걸 굳이 캐물었다.

“아빠가 남편이야?”

“음...”

심유진은 허태준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하지만 허태준은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이라는 듯 쳐다보기만 했다. 심유진은 그냥 무시하고 장 보는데 집중했다.

“일단 밀가루부터 사요.”

심유진은 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두 걸음도 걷지 못하고 허태준에게 잡혀왔다. 허태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쪽 아니고 이쪽.”

심유진은 머쓱하게 따라갔다. 하지만 허태준은 계속 심유진의 손을 놓지 않았다.

“길 잃을 수도 있잖아.”

합당한 이유에 심유진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허태준은 정말 별이의 말대로 길을 너무 잘 찾았고 헤매지 않으니 장 보는 시간도 반으로 줄었다. 순식간에 장바구니를 가득 채웠다. 허태준은 장바구니를 들고 차에 올라타고 별이는 내내 허태준을 칭찬했다. 심유진은 이미 질투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질리게 들어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이었다.

하은설은 요즘 일이 많이 줄어 제시간에 퇴근을 했다. 심지어 심유진보다 집에 일찍 들어왔다. 심유진은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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