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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허태준은 더 이상 심유진 집에 묵지 않았지만 이튿날 아침 제시간에 맞춰 그녀의 집 문 앞에 도착했다. 호텔에서 풍성한 아침도 싸 왔다.

하은설은 아침을 먹으면서 허태준한테 칭찬을 늘어놓았다.

“허 대표님은 진짜 세상 좋은 남자십니다! 마음이 이미 다른 곳에 있는 게 아니라면 제가 모든 곤란을 헤쳐가면서도 따라다닐 텐데!”

허태준은 하은설의 칭찬을 받자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래서 하은설에 대한 태도도 더 좋아졌다.

“하은설 씨는 내일 아침 조식으로 어떤 음식을 먹고 싶나요? 제가 호텔에 준비하라고 하겠습니다.”

심유진은 바싹하게 구운 베이컨을 물면서 슬며시 눈을 흘겼다.

하은설도 허태준 앞에서 내숭 떨지 않고 음식 이름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였다.

“허 대표님, 앞으로 저한테 부탁할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얘기하세요.”

허태준은 미소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네.”

**

허태준이 옆에 없자 별이는 저녁에 자는 것이 습관 되지 않아 차에서 한참을 푸념했다. 심유진이 강제적으로 진압해서야 그만두었다.

예전처럼 허태준은 별이를 유치원 안까지 데려다주고 심유진은 혼자 차에서 기다렸다.

차창을 넘어 별이는 허태준의 손을 잡고 발랄하게 무슨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 허태준도 별이의 키에 맞춰 허리를 숙이면서 별이의 얘기를 열심히 들었다. 심유진의 가슴은 따뜻해졌고 자기 생각을 더욱 굳게 다잡았다.

이십여 분 후 허태준은 유치원에서 나왔다. 심유진이 별이를 데리고 가는 데 걸린 시간의 두 배다.

심유진은 허태준이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였는지 알 것만 같았다.

“선생님이 또 얘기를 늘어놓으셨죠?”

심유진은 팔짱을 끼면서 턱을 들고 장난어린 눈빛과 말투로 말했다.

별이의 반 여선생님은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그들은 심유진과 같은 중년여성과 달리 멋진 남자에 대한 저항력이 높지 않았다. 허태준의 얼굴은 그들한테 있어서 핵무기와도 같은 살상력을 갖고 있었다.

심유진은 별이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다. 매번 허태준이 별이를 교실까지 데려다줄 때면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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