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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2화

허태준은 아무 말 없이 심유진을 바라보기만 했다. 말을 하지 않아도 그 눈빛 속에 감정이 다 들어있었다.

“아직 일주일 안된 거 아는데 그래도...”

허태준이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혹시 대답 들을 수 있을까?”

심유진은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 타이밍에 갑자기 그걸 물을 줄은 몰랐다. 심유진은 계속 날짜를 체크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두 사람이 약속한 일주일이 되기까지 아직도 삼일이나 있었다. 일을 미루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이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았다. 심유진은 계속 조금만 더 기다리자고 자신을 위로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허태준은 기다리기가 힘들었다.

“저는...”

심유진은 말을 더듬었다. 그러자 허태준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허태준은 심유진을 재촉할 생각이 없었다. 심유진의 마음에 생긴 응어리가 풀리기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심유진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하지만 오늘 심유진은 확실히 자신을 관심하고 걱정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렇다면 자신을 걱정해 주는 이유는... 허태준은 행복한 생각에 둘러싸여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 물음을 입밖에 꺼내고 말았다.

“괜찮아.”

허태준이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웃으며 손을 풀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허태준은 한발 물러섰다. 심유진은 맞잡았던 손이 떨어지자 순간 조금 속상했지만 그 감정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고개를 돌리니 허태준이 이미 침대에 누워있는 게 보였다. 어두운 눈빛을 한 허태준이 조용히 심유진과 눈을 마주쳤다. 휘몰아치던 감정들은 사라지고 고요함과 평온함만이 남았다.

“올라와.”

허태준이 자신의 옆자리를 손으로 톡톡 치며 말했다. 거절하기 어려운 말투였다.

“그...”

심유진이 머뭇거리는데 허태준이 한마디 더 했다.

“그럼 컴퓨터는...”

허태준의 말이 끝나기 전에 심유진은 가장 빠른 속도로 침대에 누웠다. 허태준은 이불을 덮어주고 심유진을 자신의 품에 안았다. 허태준의 턱이 심유진의 정수리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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