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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0화

이날 밤 심유진은 제대로 자지 못했다.

밤중에 추워서 덜덜 떨다가 또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차가운 손이 그녀의 손을 꽉 잡고 있어 그녀에게 힘을 주었다.

그녀가 깼을 때 방안은 빛 한줄기 없이 어두웠다.

그녀는 어렴풋이 천장을 한참 바라보고 나서야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여느 때와 같이 그녀는 습관적으로 옆으로 누워 침대 옆에 놓인 핸드폰을 보려 했다. 하지만 손이 움직이자마자 큰 힘에 의해 잡혀 왔다.

심유진은 쓰읍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 찬찬히 보고 나서야 침대 옆에 엎드린 거뭇한 그림자를 발견했다.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그녀는 검은 그림자가 허태준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허태준은 자신의 팔을 깔고 있어 몸이 뒤틀린 채로 두 다리를 쭉 땅에 뻗었다.

심유진은 가슴이 아파 허태준과 두 손이 잡힌 채로 허태준을 밀어보았다.

“일어나봐요!”

허태준은 잠에 깊게 들지 않아 심유진이 부르자마자 눈을 떴다.

“깼어?”

그는 몸을 일으켰다. 목소리는 잠에 잠겨 거칠어졌다.

심유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허태준은 차가운 손으로 그녀의 이마를 짚어보았다.

“열은 내린 것 같네.”

그는 시름을 놓은 말투로 말했다. 허태준은 두 손으로 침대를 짚어 바닥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더 잘래?”

그는 물었다.

심유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허태준은 창가로 걸어가 두터운 암막 커튼을 열어 그 작은 틈새로 햇빛이 들어오게 하였다. 한줄기 햇빛은 금세 방안을 밝혔다.

심유진은 손으로 두 눈을 가리고 침을 삼켜 목구멍에 물을 묻혔다. 그리고는 급하게 물었다.

“몇 시예요? 별이는 학교 갔어요?”

밖의 빛을 보니 이르지 않은 것 같았다.

허태준은 돌아와서 그녀의 폰을 켰다.

“열 시가 다 되어가. 별이는 학교에 안 갔어. 아마도 서재에서 책을 보고 있을 거야.”

그녀가 이불을 차던지는 것을 대비해 허태준은 온밤 심유진을 돌보았다. 중도에 해열 패치를 두 번이나 갈아주어 아침 다섯 시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여덟 시가 되어서 별이는 허태준을 찾아왔다. 그는 심유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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