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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고마워요.”

심유진이 말했다.

허태준은 이마를 찌푸렸다.

별이는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를 읽지 못했다. 허태준이 한참 동안 말이 없자 별이는 허리에 손을 얹고 허태준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아빠, 엄마한테 괜찮다고 말해야죠!”

허태준은 심유진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괜찮아.”

별이는 기뻤다. 하지만 심유진은 등 뒤가 차가워 나는 것 같았다.

그녀는 급히 우유를 마시고 컵을 팽개친 채 도망가듯 안방으로 갔다.

“잘게요! 다들 일찍 자요!”

별이는 도망가는듯한 심유진의 뒷모습을 보면서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었다.

“엄마는 다 컸는데 왜 아직도 철이 없죠?”

허태준은 부드러운 눈을 하고 별이의 고개를 어루만졌다.

“엄마는 철이 안 들어도 괜찮아. 별이랑 아빠가 엄마를 보호하면 돼.”

**

아마도 우유의 작용인지 심유진은 빠르게 잠이 들었다.

하지만 한밤중에 추워서 깼다.

두터운 오리털 이불은 그녀의 몸에 잘 덥혀 있었다. 그녀가 생각했던 것처럼 꿈결에 차 던진 것이 아니었다.

심유진은 따뜻해지려고 몸을 움츠리고 두 팔로 자신을 꼬옥 안았다. 하지만 뼛속부터 전해져오는 냉기는 그녀를 떨게 했다.

처음에는 보일러가 고장난 게 아닐지 의심했다.

그녀는 두꺼운 점퍼를 걸치고 핸드폰을 들고 보일러 밸브를 검사하러 갔다.

서재를 지날 때 그녀는 놀랍게도 아래 문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서재 안에 있던 사람도 밖의 기척을 느낀 것 같았다.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전해지더니 몇 초 후 서재의 문이 열렸다.

허태준은 여전히 생활복을 입고 있었다. 눈썹사이로는 예전보다 강한 예리함이 묻어져 나왔다.

그의 어깨를 넘어 심유진은 책상 위의 노트북을 보았다. 아마 밤을 새우면서 일을 했나 보다.

“왜 아직 안 잤어?”

허태준은 물었다.

심유진은 점퍼를 더 여미면서 말했다.

“보일러가 고장난 것 같아서 보러 가는 중이었어요.”

그녀는 얘기할 때 치아가 떨려 아래위 이가 맞부딪혔다.

허태준은 의심스러웠다.

“보일러가 고장났어?”

심유진은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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