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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자, 손이라도 데워요.”

그녀는 뜨거운 물을 심유진에게 건넸다.

“알다시피 여기에는 뜨거운 물이 없어요. 일부러 물을 끓여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시간이 좀 걸렸어요.”

심유진은 컵을 두 손으로 들었다. 끊임없이 손바닥에 전해지는 온기에 심유진의 움츠려있던 어깨는 천천히 펴졌다.

심유진은 감동하면서 소리냈다. 다른 사람들의 이상한 눈빛이 아니라면 컵을 얼어붙은 얼굴에 대고 싶었다.

“Maria가 아니라면 죽었을 거예요.”

심유진은 잠긴 목소리로 Maria한테 말했다.

“전혀 오바하지 않았어요.”

Maria는 큰 눈으로 심유진을 노려봤다.

“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아까 물어보니까 앞에 계신 손님이 다 먹고 결산하고 있다네요. 우리도 곧 들어갈 수 있으니 유진 씨도 밖에서 더 고생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심유진은 이 말에 살아났다.

아니나 다를까 오분도 지나지 않아 웨이터가 준비되었다고 통지하러 왔다.

레스토랑 안은 에어컨이 빵빵했다. 심유진의 얼어붙은 사지도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웨이터는 앞에서 자리로 안내했다. 홀 중앙까지 가자 심유진과 Maria는 한창 웃고 있는 Judy 일행을 발견했다.

그들의 목소리는 너무 높았다. 조용한 편도 아닌 레스토랑 안이고 심유진과 Maria가 거리를 두고 서있어도 그들의 얘기를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아까 걔 표정 봤어? 하하하! 분이 풀리는 거 있지!”

“김욱 씨가 Judy 편에 설 줄 몰랐어요. 솔직히 그 천한 년 편을 들어주고 Judy를 벌할 줄 알았거든요.”

“김욱 씨는 늘 공정한 분이잖아요? 역시 제가 숭배하는 남자예요!”

“근데 김욱 씨랑 그 천한 년은 도대체 무슨 관계일까요? 관계가 없다면 김욱 씨가 왜 갑자기 육 대표님에게 여자 비서를 안배해 주겠어요? 그런데 관계가 있다고 하기에도..., 오늘 일어난 일은 어떻게 설명하죠?”

“예전에 잠깐 관계가 있었나 보죠. 김욱 씨도 그랬잖아요? 직장 내 괴롭힘은 용납할 수 없다고. 그 천한 년이 Judy를 괴롭힌 걸 딱 김욱 씨한테 잡힌 거죠. 김욱 씨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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