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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무슨 소란이세요? 일들 안 하나요?”

김욱은 차가우면서도 위엄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격분해있던 동료들도 이 순간 얼어붙은 것처럼 소리를 죽였다.

김욱이 걸어오자 심유진을 에워싸던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다들 자신의 위치로 돌아가 업무를 하는 척 고개를 깊숙이 파고들었다. 김욱의 눈빛을 마주칠까 봐서였다.

Judy도 한순간 당황했다.

그녀는 손등으로 얼굴의 눈물자국을 닦아내고 고개를 살짝 내린 채 빨간 눈을 드러냈다. 그녀가 코를 훌쩍이는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김욱의 시선은 그녀의 얼굴에 멈췄다. 이마는 저도 모르게 찌푸려졌다.

“왜 저러죠?”

김욱은 심유진한테 물었다.

심유진은 크게 숨을 들이마시자 금세 평온해졌다.

심유진은 애초에 이 일을 크게 벌일 생각이 없었다. 김욱이나 육윤엽이 알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일이 걷잡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저랑 Judy가 업무상에 상이한 의견을 갖고 있어서요. 마찰이 조금 있었습니다.”

심유진은 엄중하지 않게 얘기하려 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조마조마한 표현이었으며 잘못을 인지하는 표현이었다.

Judy는 얼굴을 더 깊이 숙이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눈물은 또다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삼십 초도 안 되는 사이에 그녀의 책상에는 눈물이 흥건했다.

“Judy, Shen 의 얘기에 동의하지 않는듯하네요?”

김욱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사리에 밝고 자상한 상사 역할을 하였다.

“얘기해 보세요. 무슨 일이죠?”

Judy는 한참을 소리 없이 울다가 울먹이면서 입을 열었다.

“Shen이 얘기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녀는 눈을 피했다. 크나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 조심스러워했다.

심유진은 이런 인재가 오스카 연기대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연기가 아깝다.

김욱의 표정은 부드러워졌다. 말투도 아까처럼 차갑지 않았다.

“저를 믿으신다면 솔직하게 얘기하세요.”

그는 말하면서 심유진을 바라보았다.

“블루항공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이런 일이 발생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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