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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심유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휴게실 안으로 들어갔다. Judy를 중심으로 여자 직원들 몇 명이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마침 커피 머신 앞에 서 있었다. 심유진이 웃으면서 물었다.

“잠시 비켜 주실 수 있어요?”

웃음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여직원들은 자리를 피해 주면서 심유진을 위아래로 훑었다. Judy는 자세히 심유진의 표정을 살폈다. 심유진이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자 Judy는 심유진이 방금의 대화를 듣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정 했다.

“커피가 아직 안 돼서 저희도 기다리고 있어요.”

Judy는 심유진과 십 년 지기 친구라도 되는 것처럼 친한 척을 했다.

“아, 그럼 이따가 올게요.”

심유진이 가려고 하자 Judy가 막아섰다.

“유진 씨가 마실 거예요 아니면 김욱 씨가 마실 거예요?”

심유진의 손에 들린 컵을 바라보는 Judy의 눈빛에 질투가 가득했다. 심유진은 그제야 자초지종을 알 것 같았다. 이 컵은 어제 김욱이 쓰라고 준 것이었는데 김욱의 책상 위에 놓인 것과 똑같은 컵이어서 오해를 한 것 같았다. 하지만 심유진은 특별히 해명을 하지도 않았다. 자신이 아무리 말해도 여직원들이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가 마실 거예요.”

Judy는 손에 힘이 들어갔지만 여전히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 말했다.

“그럼 컵은 여기 두고 가세요. 제가 커피 가져다 드릴게요.”

심유진은 가식적인 그 웃음을 보며 소름이 끼쳤다. Judy가 가져다준다고 해도 심 유진은 마시지 않을 것이다. 안에 뭘 넣을지 모르니 말이다.

“고마워요. 하지만 괜찮아요. 이번에는 제 차례까지 오지 않을 거 같은 데 조금 이따 올게요.”

회사의 커피 머신은 크지 않았기 때문에 한번 작동하면 다섯 컵 정도 되는 커피가 나왔다. 근데 지금 직원이 일곱 명이나 있었다. 심유진은 이 핑계를 되면 자리를 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Judy는 심유진을 놓아주지 않았다.

“괜찮아요. 매 사람마다 조금씩 적게 마시면 한 컵 정도는 더 나오죠.”

Judy는 그렇게 말하면서 심유진의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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