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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허태준은 오늘 정성 들여 꾸민 것 같았다.

몸에 딱 맞게 맞춘 검정색 턱시도는 유난히 기품 있어 보였다. 하얀 셔츠는 살에 딱 달라붙어 팽팽한 가슴근육이 그대로 보였다. 안에 입은 하얀색 정장 조끼는 그의 군더더기 없는 허리 라인을 강조하였다. 허리 아래로는 곧게 뻗은 두 다리가 검정색 정장 바지에 가려져 라인이 그려졌다.

허태준은 자잘한 앞머리를 전부 올려 왁스로 고정하여 그윽하고 밤하늘 같은 눈동자를 드러냈다.

허태준의 눈을 마주친 순간 심유진은 혼이 뺏긴 것처럼 멍하니 제자리에 서있었다. 반나절이 지나도록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허태준은 웃어 보였다.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허태준은 구석에 서있는 피아니스트를 바라보면서 몇 번 없는 존대어린 말투로 요구를 제기했다.

“한 곡 더 연주해 주시겠어요?”

피아니스트는 미국 사람이었고 육윤엽의 친구였다. 그래서 이 업계에 발을 내디딘적이 없어 허태준이라는 사람을 몰랐다. 하지만 연회에서 다른 사람이 허태준에 대한 태도를 보니 허태준의 몸값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지체하지 않았다.

경쾌한 곡이 손가락을 타고 흘러나왔다. 허태준은 심유진에게 신사다운 인사를 하였다. 이윽고 넓은 손바닥이 그녀의 손 옆에 놓여졌다.

그는 말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기만 했다.

유혹에 넘어간 듯 심유진의 머리는 이미 작동을 멈췄다. 심유진은 자연스레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끝이 그의 손바닥에 대이자 그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입꼬리는 더욱 짙어지더니 그는 눈을 깜빡이며 눈부신 미소를 지어 보였다.

Mike 엄의 매너 손과는 다르게 허태준의 팔은 심유진의 허리를 꽉 감쌌다. 두 사람의 몸은 바짝 붙어졌다. 가슴에 가슴을 대니 호흡마저 힘들었다.

심유진은 하이힐을 신었지만 허태준은 심유진보다 머리 절반은 더 컸다. 심유진의 정수리는 허태준의 턱에 대였다. 눈길이 닿는 곳은 허태준의 툭 튀어나온 울대뼈였다.

허태준이 침을 삼키거나 살짝 웃을 때면 울대뼈는 같이 진동하였다. 그럴 때마다 심유진의 얼굴은 뜨거워 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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