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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테이블에 같이 앉은 사람들은 허씨 삼 형제다. 안식구들과 손주들은 모두 옆 테이블에 앉았다.

허태준은 테이블 가까이에 다가가자, 그의 아버지가 손을 흔들었다. "태준아, 여기!"

테이블 위에 사람들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옆에 남겨진 빈자리 하나는 분명 허태준의 자리다.

허태준은 자리에 앉는 대신 둘째 삼촌 쪽으로 다가가 준비한 선물을 그에게 건넸다.

"삼촌, 생일 축하해요."

허태준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온화하게 말하는 허태준은 이 사람들을 대할 때 어조에서 보기 드물게 약간 온화함을 내비쳤다. 보기 드문 표정이다. 몇 년 간 서로 어색했던 사이였다.

다만, 그는 "기억상실" 이후로 가족과 친구들에게 많이 차가워졌다. 그의 이런 태도는 그녀를 다소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고마워, 태준아!" 오늘 생신을 맞은 둘째 삼촌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 평소처럼 허태준의 안색을 살피는 게 아니라,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가 건넨 선물을 품에 안고 느껴지는 액체의 흔들림을 온몸으로 느꼈다.

허태준이 선물한 것은 술이다, 그의 취향을 제대로 간파한 것이다. 둘째 삼촌은 술을 목숨처럼 좋아하지만, 술에 취한 뒤 술주정으로 일찍이 그 때문에 많은 추태를 부린 적이 있다.

옆 테이블의 둘째 아주머니가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네가 술을 준 거니?"

그녀의 목소리가 워낙 컸던 탓에 주위의 시끄러운 소음들을 가뿐히 무시한 채 모두가 입을 다물게 하는 데 성공했다.

둘째 삼촌 얼굴의 미소가 더욱 실렸다.

허태준은 미소를 멈추고 고개를 돌려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둘째 삼촌이 위랑 간이 안 좋은 것 몰라? 의사가 술 절대 마시지 말라고 했단 말이야." 둘째 아주머니가 화를 내며 허태준을 노려보았다. 그를 마치 고의로 사람을 해치려는 흉악한 살인범처럼 바라보았다.

허태준의 눈에는 둘째 삼촌은 옛날에는 괴롭히다가, 지금은 아들을 내세워 괴롭히는 독선적인 늙은이에 지나지 않았다. 비록 야심은 크지만 어떤 풍파도 일으킬 수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는 일부러 사람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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