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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허태준은 요즘 억울하기 그지 없었다.

그는 자신이 어떻게 육윤엽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몰랐다. 심유진의 위문리스트중 블랙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매번 신이 나서 병원에 가면 각종 이유로 김욱한테 제지당했다.

어쩔수 없이 그는 낡은 수법을 썼다—시터를 구해준다는 명의로 심유진의 병실에 자신의 눈이 되어줄 사람을 심는 것이었다.

진아주머니는 매일 허태준한테 심유진의 몸 상태에 대해 보고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만족을 하지 못했다.

어쩔수 없이 그는 여형민한테 도움을 요청했다.

“심유진을 만날수 있는 정당한 명목을 생각해 줘.”

허태준은 심유진한테 식사배달, 핸드폰 배달, 별이의 소식을 전해주는 등 각종 방법으로 도전을 해봤지만 매번 김욱한테 제지당해 대신 전달해 주겠다는 얘기만 들었다.

“심유진을 보러 가는 게 제일 정당한 이유 아냐?”

여형민은 그녀의 고민에 동감을 표하지 못했다. 사실—

“나는 어제 심유진을 만나봤거든. 알고 있었어? 그 YT그룹과 합작한다는 블루스타항공에 육책임자가 심유진의 친아버지래! 이 세상은 놀라운것 투성이야. 벙쪘다니까...”

여형민은 흥분에 겨워 한참을 말했으나 허태준은 한마디도 듣지 않았다.

“어제 심유진을 보러 갔다고? 병실에 들어갔다고?”

그는 여형민을 빤히 쳐다보았다. 긴장해서 숨을 들이마시는 것조차 까먹었다.

“당연히 들어갔지.”

여형민은 허태준의 바보 같은 질문에 황당해했다.

“심유진이 중증환자 간호실에 있는 것도 아니고 못 들어갈 건 또 뭐야?”

허태준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육 씨 집안사람들이 너를 들여보냈다고?”

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여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심유진의 친구라고 하니까 막지 않던데. 심유진씨 아버지랑 사촌오빠는 다 좋아 보이던걸. 나랑 한참을 얘기했어. 심유진을 보살펴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이제 심유진이 퇴원을 하게 되면 식사를 대접하겠다고.”

허태준은 더욱 억울했다.

억울함과 동시에 화가 났다.

똑같이 심유진의 친구인데 왜 대우는 그와 여형민이 천차만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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