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귀국행에 이렇게 많은 우여곡절이 있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한평생 승진도 안하고 돌아오지도 않았을 것이다.옛말에 뱀한테 한번 물리면 동아줄만 봐도 뱀인줄 안다는 말이 있다.그녀는 뱀한테 이렇게 많이 물렸지만 매번 위험의 끝자락에서 들락날락했다—그녀도 자신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하지만 이번에 그녀는 진짜로 무서웠다.여기에 더 머무르다가는 팔다리가 끊어지는 것처럼 간단하게 끝나진 않을 것이다. 아마도 목숨까지 빼앗길지도 모른다.“좋다!”육윤엽은 활짝 웃었다. 마음은 통쾌하기 그지없었다.몇시간만에 그는 평생 제일 어려운 두 과제를 해결했다.그는 몇백억짜리 계약을 성사한 것보다 더 기뻤다.심유진은 온몸에 중상을 입었으니 한참을 자도 정신은 또렷하지 않았다. 육윤엽과 얘기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눈꺼풀이 무거워져 잠에 들었다.**심유진이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의사와 간호사의 위문과 검사였다.그녀는 심하게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고 신체 각 기능도 정상적이었다.하지만 의사는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심유진은 사고가 났을 때 머리가 바닥에 세게 부딪혔었다. 출혈은 심하지 않았지만 의사가 말하기를 내부손상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아마 후속적인 정밀검사가 필요할 것이다.“요즘 환자의 상태를 더 눈여겨보셔야 합니다.”그는 육윤엽과 김욱에게 당부했고 심유진한테도 잊지 않고 당부를 했다.“불편한 곳이 있다면—어지럼증이라 해도 즉시 저한테 알리셔야 합니다.”육윤엽은 시종일관 병실에서 그녀와 있어주었다.그의 몸도 좋지 않아 여기저기 돌아다녀야 하는 일은 김욱한테 시켰다.혈연관계가 있다고 해도 심유진과 김욱의 사이는 친하지 않았다. 그래서 심유진은 김욱한테 많은 신세를 졌다고 불편해했다.“시터를 쓸까요?”그녀는 제의를 했다.한쪽으론 두사람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고 다른 한쪽으론...그녀도 여자이니 두 남자가 보살펴주는 것에는 그래도 불편함이 있었다.김욱도 같은 생각인지 그녀에게 오십대 되는 여성 시
허태준은 요즘 억울하기 그지 없었다.그는 자신이 어떻게 육윤엽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몰랐다. 심유진의 위문리스트중 블랙리스트에 올랐기 때문이다. 매번 신이 나서 병원에 가면 각종 이유로 김욱한테 제지당했다.어쩔수 없이 그는 낡은 수법을 썼다—시터를 구해준다는 명의로 심유진의 병실에 자신의 눈이 되어줄 사람을 심는 것이었다.진아주머니는 매일 허태준한테 심유진의 몸 상태에 대해 보고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만족을 하지 못했다.어쩔수 없이 그는 여형민한테 도움을 요청했다.“심유진을 만날수 있는 정당한 명목을 생각해 줘.”허태준은 심유진한테 식사배달, 핸드폰 배달, 별이의 소식을 전해주는 등 각종 방법으로 도전을 해봤지만 매번 김욱한테 제지당해 대신 전달해 주겠다는 얘기만 들었다.“심유진을 보러 가는 게 제일 정당한 이유 아냐?”여형민은 그녀의 고민에 동감을 표하지 못했다. 사실—“나는 어제 심유진을 만나봤거든. 알고 있었어? 그 YT그룹과 합작한다는 블루스타항공에 육책임자가 심유진의 친아버지래! 이 세상은 놀라운것 투성이야. 벙쪘다니까...”여형민은 흥분에 겨워 한참을 말했으나 허태준은 한마디도 듣지 않았다.“어제 심유진을 보러 갔다고? 병실에 들어갔다고?”그는 여형민을 빤히 쳐다보았다. 긴장해서 숨을 들이마시는 것조차 까먹었다.“당연히 들어갔지.”여형민은 허태준의 바보 같은 질문에 황당해했다.“심유진이 중증환자 간호실에 있는 것도 아니고 못 들어갈 건 또 뭐야?”허태준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육 씨 집안사람들이 너를 들여보냈다고?”그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여형민은 고개를 끄덕였다.“내가 심유진의 친구라고 하니까 막지 않던데. 심유진씨 아버지랑 사촌오빠는 다 좋아 보이던걸. 나랑 한참을 얘기했어. 심유진을 보살펴줘서 고맙다고. 그리고 이제 심유진이 퇴원을 하게 되면 식사를 대접하겠다고.”허태준은 더욱 억울했다.억울함과 동시에 화가 났다.똑같이 심유진의 친구인데 왜 대우는 그와 여형민이 천차만별일까?
아마도 병실에 오래 있은 탓인지 심유진은 사람을 만나기 좋아했다.그녀가 차 사고를 당해 다쳐서 입원했다는 소식은 호텔에 퍼졌다. 간혹가다가 사람들이 문안을 왔지만 매번 김욱한테 제지를 당했다.그녀의 몸은 안정을 취해야 하는 게 맞지만 너무 안정해서 무료했다.이런 와중에 여형민은 육윤엽과 김욱이 심사숙고한 끝에 유일하게 들여보내져 그녀와 대화를 할수 있는 사람이었다.그래서 그녀는 여형민을 보자 눈에서 빛이 반짝반짝 났다.“하이!”그녀는 씩씩하게 인사를 했다. 진심으로 우러나온 미소였다. 육윤엽과 김욱은 어쩐지 질투가 났다—그녀는 그들과 있을 때 한 번도 이렇게 기뻐한 적이 없었다.육윤엽은 조용히 결정을 했다.앞으로는 여형민의 위문횟수도 줄여야겠다고.“오늘은 안 바빠요?”심유진은 진아주머니한테 눈치를 줬다. 진아주머니는 눈치를 채고 심유진의 침대를 높여줬다.다행히 그때의 사고에서 심유진은 허리를 다치지 않아 처음 며칠 아픔이 지나간후 누워만 있기 싫어 가끔은 앉아서 그들과 같이 티비도 보고 담소도 나눴다.“안바빠.”여형민은 제집에 온 듯 쇼파에 앉았다.“금방 맡고 있던 안건을 끝마쳐서 요즘 할 일이 별로 없어.”그는 육윤엽한테 물었다.“육책임자님은요? 업무를 보러 가지 않아도 되나요?”허태준한테 듣기로 육윤엽은 하루 24시간 동안 심유진 옆에서 떠나지 않는다고 한다.—그렇기 때문에 허태준은 슬쩍 들어올 기회조차 없었다.“유진이보다 중요한 건 없어요.”육윤엽은 머리를 숙여 부드럽게 심유진을 바라보면서 입가에는 자상한 미소를 띠웠다. 딸바보가 따로 없었다.심유진은 얼굴이 뜨거워났다. 가슴속에는 뜨거운 무엇인가가 꿈틀대고 있었다.병실 밖에서 누군가 노크를 했다.사람들은 소리를 따라 바라보았다. 여형민은 입꼬리를 올리면서 김욱보다 먼저 일어서면서 말했다.“제가 문을 열어볼게요.”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한참을 기다린 허태준이었다.육윤엽의 얼굴색은 변했다. 김욱도 덩달아 긴장했다. 그는 급히 문어구쪽에 다가가 허태준을 막아 나서
말랑한 크레페와 부드러운 크림과 새콤달콤한 망고는 입안에서 살살 녹았다. 풍부한 식감과 달콤함에 심유진은 혀를 내둘렀다.어쩔수 없이 연속 며칠을 보약만 먹던 심유진은 이 시각 감동되어 눈물이 흐를 지경이었다.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게 아니라면 그녀는 허태준한테 소리를 질렀을 것이다.“은인님!”그녀의 기쁜 기색은 너무나도 선명하였다. 병실안의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허태준의 눈가 주름은 깊어졌고 눈 안의 부드러움은 흘러넘칠 지경이었다.그와 반대로 육윤엽의 얼굴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그는 입을 삐죽하고 질투에 차서 말했다.“그렇게 영양가가 없는 음식은 앞으로 적게 먹어야 해.”심유진은 그의 말을 귓등으로 흘려보냈다.허태준은 응답을 해줬다.“네 육아저씨.”저번에 왔을 때만 해도 육총책임자님이라고 부르더니 이제는 육아저씨라고 부르네.육윤엽은 이를 악물었다. 허태준에 대한 불만은 깊어만 갔다.“허대표님,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는 아니지 않나요.”허태준은 할 말을 잃었다. 포크를 집은 손은 공중에 떠 있었다.심유진은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목을 앞으로 움직이려 하였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육총책임자님 죄송합니다.”허태준은 아래를 보면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였다.그는 육윤엽의 적의를 알수 있었고 그 적의는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 것만 같았다.그는 반항을 하지 못했다—육윤엽이 블루스타항공의 대표이기 때문이 아니라 심유진의 친부이기 때문이었다.허태준은 육윤엽이 진심으로 심유진을 대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육윤엽한테 존중을 표할 수 있었다.육윤엽은 콧방귀를 뀌고는 고개를 돌려 심유진한테 물었다.“유진아 뭐 더 먹고 싶은건 없어? 아빠가 지금 가서 사다줄게.”“아니예요.”심유진은 고개를 젓고는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케익의 달콤함에 참지 못하고 입술을 핥았다.육윤엽의 질투는 더 심해만 졌다.그는 다짐을 했다. 김욱을 보내서 그 가게 파티쉐를 스카웃해 가겠다고!이 파렴치한 자식이 또 어
거울에는 멋진 얼굴이 비춰졌다.이 시각 그 얼굴에는 이상하리만큼 흥분된 표정이 비춰졌다. 두 뺨과 귀까지 빨갛게 번졌다.허태준의 두 눈은 더욱 어두워졌다.그는 입을 벌리고 핑크빛 혀를 내밀었다. 그리고 오른손을 들었다.그는 눈을 반쯤 감고 감상하기라도 하듯 손에 묻은 크림을 깨끗하게 핥아먹었다.—마치 핥아먹은 것은 그녀의 푸딩처럼 나른한 입술인 것처럼.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오히려 그녀와의 접촉을 더욱 갈망하게 되었다.허태준은 두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은 살 속을 파고들었다. 그는 아픔으로 자신의 욕망을 무마하려 했다.오분후 그는 드디어 화장실에서 나왔다.다른 사람들이 의심을 할까봐 그는 변기에 물까지 내렸다.심유진은 케익을 다 먹었다. 육윤엽은 종이로 그녀의 입가를 닦아줬다.허태준이 문을 여는 소리를 듣자 그는 흘끔 보고 물었다.“허대표님, 아직 볼일이 남으셨나요?”허태준은 그를 바라보면서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YT그룹과 블루스타의 합작에 관하여 육총책임자님과 얘기할까 합니다.”육윤엽은 차가운 얼굴로 거절을 했다.“휴식할 때 일 얘기는 안 합니다.”그는 성심성의껏 심유진을 보살피기 위하여 회사의 모든 업무를 지구 반대편에 있는 직원한테 맡겼다. 중요한 프로젝트에 대한 판단만 책임졌다.“그럼...”허태준은 눈길을 김욱한테로 돌렸다.김욱은 자연히 육윤엽을 배신할수 없었다.“허대표님, 죄송하지만 저도 휴가중이라.”그는 난처해하면서 말했다.허태준은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삼분만 실례할게요.”그리고는 그를 밖으로 끌었다.여형민도 두사람 뒤를 따라갔다. 걸으면서 심유진한테 손을 흔들어 보였다.“나중에 시간 될 때 또 보러 올게! 안녕!”**허태준은 김욱을 비상출구쪽으로 데려왔다.심유진이 머무르고 있는 골격과는 외과층의 위쪽에 위치해 있어 오르내릴 때는 주로 엘리베이터를 많이 사용하여 비상 출구 쪽에는 평소에 사람들이 없었다. 그래서 귓속말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었다.김욱은 허태준한테 병실에서부터 끌려오면서
블루스타항공은 규모가 꽤 큰 국제 항공회사였다. 육윤엽이 창립하고부터 지금까지 삼십년의 역사가 있었다. 거의 세계 어느 나라 항구도시마다 블루스타항공의 정착점과 화물창고가 있었다. 이것은 국제 수출입 무역에 있어 불가피한 일환이었다.아무리 출신이 보잘것없고 얼마 배우지도 못했지만 육윤엽은 명료한 원칙이 있었다—그 어떤 범죄행위도 하지 않는 것이었다.그래서 운수도중 그가 제일 중요시하는것은 화물에 대한 검사였다. 제일 엄격하게 검사하는 것도 화물에 대한 검사였다.블루스타항공은 그 어떠한 밀수, 금지물품 운수 등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듣기로 마약조직 두목이 육윤엽을 찾아와 몇백억이 되는 사례금으로 합작을 요구했지만 거절을 당했다고 한다.그의 정직함은 세계적으로 유명했고 블루스타항공도 몇해동안 한 건의 사고도 난적이 없기에 각 관세청에서는 블루스타항공에 그린라이트를 켜줬다. 그래서 화물에 대한 운수검사는 타 회사보다 수월했다.허태서는 아마 이 점을 노리고 육윤엽을 찾아온 것일 것이다.그는 수입 육아용품을 YT그룹 산하 슈퍼에서 판매한다는 허울을 이용했다. 심지어 국외 여러 육아용품회사와 대리판매계약을 체결했다.그 회사들은 유명한 회사였고 블루스타항공과도 합작한 적이 있었다. 육윤엽은 의심하지 않고 허태서와 조건에 대해 협상한 뒤 흔쾌히 계약을 체결했다.계약을 체결한 이튿날 허태서는 급히 전화를 걸어 분유가 미국에서부터 한국으로 급히 운송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수입 분유는 늘 핫한 제품이었다. 인터넷에서 유명한 브랜드들은 셀프에 오르자마자 엄마들이 싹쓸이해갔다.허태서가 원하는 분유는 제일 핫한 브랜드여서 국내 어디에서나 품절상태였다.그가 이렇게 긴박하게 요구하는것도 이상하지는 않았다.YT그룹은 한국에서도 세력이 대단하여 육윤엽이 사업중심을 국내로 옮기는데 YT같은 탑계열 회사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그는 특별히 분부하여 허태서의 물건의 순서를 앞당겨 최대한 빨리 한국으로 운송되게 하였다.김욱이 전화를 할 때 그 물건들은 이미 배에 실려
허태준은 그에게 비밀을 알렸다, 화물선을 소환하도록 하였다.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허태서는 그를 외국의 공급업자에게 내팽개칠 수 있다. 가장 안 좋은 결과는, 투자한 돈을 날리는 것이다. 만약 허태서가 상대방과 맺은 계약서가 물건이 도착한 후, 값을 내는 거였다면 그는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네 말대로 나는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야." 허태준이 낮은 목소리로 웃음기를 가지고 말했다. "그래서 나와 내 사촌한테 원한이 있는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지 않을 거야."김욱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물었다. "심유진 씨 때문입니까?허태준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곧 그는 몸을 돌려 긴 다리를 쭉 뻗고 두 계단을 한 번에 올라가 맨 꼭대기에 섰다.그는 김욱에게 등을 돌리고 한 손은 주머니를 꽂았다, 다른 한 손은 허공에서 두 번 휘둘렀다."가."**심유진은 김욱이 병실에 돌아왔을 때, 표정이 이전과 많이 달라진 것을 알아차렸다. 육윤엽의 눈치를 살폈다.허태준은 그를 끌고 나가 한 말은 심유진의 회사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을 것이다, 김욱이 휴가로 쉬는 동안 공적인 일은 얘기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기 때문에 김욱은 꺼림칙했다. 그가 난처해할까 봐 심유진이 일부러 물었다. "허태준 씨가 뭐라고 했어요?"김욱이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YT 그룹과 관련된 계약에 문제가 생겼어요." 그는 육윤엽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며 반응을 기다렸다.육윤엽은 얼굴을 찡그리고 병상에 누워있는 심유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김에게 분부했다. "나가서 얘기하지."그는 심유진이 쉬는 것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그들 둘은 멀리 가지 않고 VIP 병실 밖 복도에 있었다.이쪽에 입원한 사람은 심유진 뿐이었다. 의사와 간호사는 큰일이 없는 한 거의 병실 쪽을 오지 않는다.김욱은 허태준을 통해 들은 모든 일을 육윤엽에게 상세히 전달했다.육윤엽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이 화물의 검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조사해. 만약 정말 밀수품이 있다면........법무부가
마케팅 계정에서 사영은으 과거를 폭로하면서 그녀의 연기 복귀가 완전히 몰락했다. 게다가 그녀의 사생아까지 언론에 거론되었다. 보낸 원고는 심유진이 쓴 것으로, 그녀에 대한 모든 정보를 모호하게 했다. 임가연은 수정 과정에서 심유진의 신분이 드러나지 않게 재차 확인한 뒤에야 안심하고 올렸다. 하지만 이 세상에 통하지 않는 벽은 없었다.심씨 가문에서 오랜 세월 보냈던 심유진은 대외적으로 사영은의 조카딸이었지만 심씨 가문과 친밀하게 지냈기에 대부분 그녀가 사영은의 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이것은 상류층의 뒷말에 지나지 않는 가십이었지만,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자연스럽게 언론 기자들의 귀에 들어갔다.여러 언론사는 킹 호텔에 연락해, 심유진에게 인터뷰 요청을 제안했으나, 그녀의 비서가 핑계를 대며 인터뷰를 거절했다.하지만 기자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위장하고 호텔 입구에 쭈그리고 앉아 심유진과 마주치기를 기다렸다. 어떤 사람은 호텔 손님인 척 호텔 안으로 들어가 지배인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객실 매니저 매니저는 결국 심유진이 교통사고로 입원했다는 것을 알렸다. 언론 기자들은 인맥이 넓었고, 결국 심유진이 입원한 병원 병실 정보까지 얻어냈다. 그러나 심유진의 병실 밖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 두 명이 24시간 교대로 병실을 지키고 있었기에, 날파리 조차 병실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들은 심유진을 인터뷰할 수 없게 되자, 그녀의 주치의와 그녀를 담당하고 있는 간호사, 심지어 그녀와 같은 층에 있는, 그녀의 얼굴도 보지 못한 다른 환자까지 찾아가서 괴롭혔다.많은 사람이 언론 기자들의 무례함을 견디지 못해 항의를 시작했고, 병동 전체가 원성이 자자했다. 결국, 병원 측에서는 김욱에게 언론사를 처리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김욱은 어릴 때부터 육윤엽을 따라다니면서 어깨너머로 육윤엽의 일 처리 방법을 배웠다.언론이 인터넷 시대에 차지하는 지위가 상당히 중요했기에 김욱은 그들에게 직접 항의를 하지 않았다. 대신에 기자들을 병원 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