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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심유진은 멈칫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침대를 잡고 도로 앉았다.

“주물러...줄까요?”

허태준은 콩닥콩닥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 진중한 척 사양했다.

“됐어.”

심유진은 그가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는 습관을 깨닫고 말했다.

“당돌했네요.”

그녀는 사과하면서 말했다.

“잠깐만 기다려봐요─”

그녀는 잡동사니 수납장에서 구매 후 포장을 뜯지도 않은 디퓨저를 꺼냈다. 물을 가득 담고 라벤더 아로마 오일을 몇 방울 떨궈 넣었다.

“이게 안정을 취하게 하고 숙면에 좋대요.”

그녀는 허태준한테 소개를 했다.

“눈을 감고 한참 있으면 잠이 올 거예요.”

담담한 라벤더 향은 촘촘한 안개와 같이 공기 중에 퍼졌다.

허태준은 온순히 눈을 감았다. 아마도 계속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그런지 두통은 감소되지 않았다.

한참 후 그는 눈을 떴다. 그리고 침대 곁에 잠들어 있는 심유진의 모습을 보았다.

그녀의 두 눈은 굳게 닫혀 있었고 가슴은 규율이 있게 오르내렸다. 콧날도 숨소리에 따라 움직였다.

허태준은 호흡마저 참았다. 그녀를 깨우게 될가봐서였다.

침대 옆 희미한 불빛을 빌어 그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이렇게 그녀를 쳐다보게 된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다음이 언제일지 모르겠다.

그가 유일하게 할수 있는것은 오늘밤 그녀를 조금이라도 더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

허태준은 온밤을 못 잤다. 심유진이 꿈에서 화들짝 깨어나자 그제서야 황급히 눈을 감았다.

심유진은 몸을 바로 폈다. 피곤함은 삽시간에 온데간데 없어졌다.

침대 옆에 놓여진 디퓨저는 여전히 작동되고 있었다. 뽀얀 안개가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이 디퓨저는 하은설이 사다 준 것이다. 그녀가 오래동안 밤을 새면서 일을 했기 때문에 하은설은 그녀의 수면의 질을 생각해서 사주었다.

그녀는 인정샷을 찍었지만 사용한 적이 없었다. 그래서 효과가 이렇게 좋을지 몰랐다.

그녀의 머리가 거의 침대에 닿자마자 눈꺼풀이 감겼다.

심유진은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려 옆에서 자고있는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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