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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심씨네 일가가 떠나고 난 뒤 집안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모두가 전과는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허씨 어르신은 사업판에서 알아주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그의 세 아들 모두 자질이 평범했다. 첫째가 그나마 나았지만 인품이 좋았을 뿐 사업 능력은 그저 평범했다.

그러니 세 아들 모두 성인이 되었어도 YT그룹은 여전히 어르신이 권력을 쥐고 있었고 돌아가실 때까지도 자리를 내놓지 않으셨다. 그리고 허씨네 3대손들은 어릴 때부터 곱게 자라서 그런지 그 아버지들보다도 더 못했다. 오직 허태준만 빼고. 어르신과 친한 사업친구들은 항상 이렇게 말하군 했다.

“태준이는 네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태어난 애 같아.”

허태준의 능력은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러니 어르신도 암암리에 허태준에게 사업을 물려줄 준비를 했다. 허태준도 그의 기대에 부응하기라도 하듯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상태로 CY그룹을 창립하고 신속하게 발전시켜 YT그룹과도 맞먹는 강한 기업으로 키워냈다.

모두가 허태준을 차기 회장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예상밖의 상황들이 자꾸 발생했다. 6년 전 허태준이 의식을 잃고 둘째와 셋째는 그룹 내에 자신의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고 그렇게 허태서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땐 모두가 YT그룹이 조만간 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어르신 친구들이 평생을 바친 사업을 말아먹지 말고 유명한 기업인을 찾아 물려주라며 설득했지만 어르신은 그럴 때마다 담담하게 대답했다.

“자식이 많은 것도 복이겠지 뭐. 몇 년 뒤에 내가 떠나면 이제 사업 걱정 따위 안해도 되겠어.”

몇 년이 걸릴 새도 없이 어르신은 급히 떠나버렸다. 아마 살아계셨더라면 장례식장에서의 그 사단을 보고 혈압이 올라 돌아가셨을지도 모른다.

허태서는 모두가 알다시피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릴 때부터 공부 성적도 좋지 않았고 수능도 망해서 도피하다시피 해외로 유학을 갔다 온 사람이었다. 허태서는 귀국하고 나서 YT그룹에 이름만 걸고 월급을 많이 받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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