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6화

별이의 방에도 트윈 베드여서 두 사람이 자기에는 충분했다.

별이는 일찍 잠들었다. 심유진은 한켠에 누워있었다. 아픈 허태준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는 참다못해 한밤중에 일어났다.

그녀는 살금살금 안방 방문을 열었다. 침대 곁에는 따뜻한 등불이 켜져 있었다. 희미한 불빛을 빌어 그녀는 허태준의 눈을 볼 수 있었다.

허태준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부딪히자 심유진은 멋쩍게 웃었다.

“아직 안잤어요?”

그녀는 방문을 닫지 않고 틈을 남겨두었다.

허태준은 천천히 일어나 앉았다. 시들시들한 목소리로 말했다.

“머리가 아파서 잠이 안 와.”

심유진의 가슴은 찌릿해났다.

“아직도 열이 나나요?”

그녀는 다가가 그의 이마를 짚었다.

에어컨을 틀어놓은 방에 계속 있자 그녀의 손도 차가웠다. 심지어 그의 손보다도 더차가웠다. 그래서 그의 이마를 짚었을 때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해열제를 줄까요?”

그녀는 다급히 물었다.

허태준의 열은 진작에 내렸다. 그래서 약을 먹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자신한테 베풀어준 그녀의 관심이 그리웠다.

“그래.”

그는 대답했다.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 심유진의 집에는 늘 약을 구비하고 있었다.

그녀는 해열제와 테이프를 들고 왔다.

“여기요. 아동용이지만 쓸 만할 거예요. 효과가 없으면 양을 늘리시면 돼요.”

허태준은 그녀의 주시하에 알약 하나를 삼켰다. 그리고 그녀가 해열 테이프를 이마에 붙이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얘기 좀 하다 가면 안돼?”

그가 물었다.

심유진은 원래 갈 예산이 없었다. 그가 이런 요구를 제기하니 그녀도 못이기는척 대답했다.

“그래요.”

그녀는 침대끝에 앉아 물었다.

“무슨 얘기를 할까요?”

허태준은 잠깐 생각했다.

“할아버지 얘기를 하지. 뵈러 갔었다며? 기억하지?”

심유진은 그가 이런 얘기를 할 줄 몰랐다.

“몇번 만난 적은 있어요.”

그녀는 덧붙였다.

“잘 알지는 못하고요.”

기회가 된다면 그녀는 허태준에게 허 할아버지를 다시 잘 소개해 주고 싶었다. 소개해 주고 싶은 마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