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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아...”

어머니는 심유진 뒤에서 기다리는 직원들을 보며 하려던 말을 삼켰다. 심유진은 동기들과 밖으로 나가면서 기세등등하게 이쪽으로 걸어오는 세 사람을 봤다. 심훈, 사영은과 심연희였다.

심연희가 이미 허태서와 이혼했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심유진은 그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방금 허태서 옆에 심연희가 없는 것을 보고 그냥 소문이 사실이었구나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그 소문도 사실이 아닌 것 같았다. 만약 둘이 남이라면 이렇게 장례식에도 오지 못했을 것이다.

뭐가 됐던 심유진은 일단 자리를 피해야 했다. 심유진은 고개를 푹 숙이고 빨리 지나가려 했으나 사영은이 그녀를 알아보고야 말았다.

“심유진? 너 돌아온 거야?”

사영은은 심유진을 붙잡은 채 놀라워했다. 심유진은 더 이상 감출수가 없어 그냥 그 손을 뿌리치고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갔다.

“너!”

사영은은 심유진의 태도에 화가 나 쫓아가려 했으나 심훈이 말렸다.

“일단 급한 일부터.”

사영은은 심유진을 노려보고는 일단 안으로 들어갔다. 그 세명의 등장은 허태준 가족들의 경계를 불러일으켰다. 허태서가 나서서 그들을 막았다.

“여긴 왜 오신 거죠? 저희 할아버지 장례에까지 와서 깽판 치지 마세요.”

“깽판이라니?”

심훈은 가장으로서 나서서 허태서에게 맞섰다.

“우리 연희도 이 집 며느리였는데 제사에 참여하는 게 뭐가 잘못된 거지?”

“며느리라뇨.”

허태서는 심훈 등뒤에 숨어있는 심연희를 노려봤다.

“얼른 이혼 협의서에 사인하고 나가! 아무리 시간을 끌어도 내 생각은 바뀌지 않으니까. 넌 정말 최악의 여자야.”

이미 두 집안의 사이가 어긋난 지 오래됐기에 심연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내가 최악이라고? 누가 더 최악인지 한번 얘기해 봐? 나한테서 심유진에 관한 정보를 얼마나 캐갔어! 심지어 난 아이도 낙태했어. 나중에 심유진이 떠나고 허태준이 쓰러지니까 넌 목적에 달성해서 날 그냥 버렸잖아. 맨날 연예인들이나 모델들 데리고 외박까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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